엄마는......엄마는 막내를 키우면서, 나를 그렇게 때릴 필요는 없었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도대체 내게 왜 그런 말을 하는걸까... 나 어렸을 때는 '너도 자식 낳아 키워보면 엄마 마음 알 거다'라는 말 많이 했는데..ㅋㅋㅋ어른이 돼서 확실히 알게된 건 내가 7~8살짜리 어린이들이 내가 그 나이때 스스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작고 연약하다는 것, 엄마가 그 때 나를 때렸던 건 체벌이 아니라 분풀이었다는 것이다. 엄마는 맞벌이를 하면서, 나를 올바르게 키우고싶어서 체벌을 한 거라고 말했고, 그 때 엄마가 절박한 상황이었다는 걸...부정하고싶은 건 아니다.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도 그렇게 때려서는 안 됐어. 나는 20대 중반이 되어서도, 엄마 발걸음 소리만 들어도 온 몸이 쭈뼛 선다. 엄마가 다가오면, 자동..
난 진짜 기독교 정서가 안 맞음.....개나소나 난 죄인이로소이다 하고 가슴 치고 엎어져서 꺼이꺼이 울어야 하는... 무릎꿇고 끊임없이 자기 죄를 생각하게 하고 뉘우치는 자기자신에게 도취되는... 전능한 절대자 앞의 자신의 비천함을 느끼면서 감동하는 개버러지같은 정서...ㅜㅜ인간은 진짜 이상한 존재다.....지혼자 감격하고 지혼자 비천해지고 지혼자 자아도취하고...............어떤 대의 앞에 십자가 진 희생양이 되는 비장함 너무 좋아하지 마세요. 과장되게 드라마틱한 정서 가진 인간중에 제대로 된 이 하나 없습니다.냉정하게 생각하고 내 이득을 가장 우선으로 움직이되 비겁하고 추해지지는 맙시다. 수치심이나 죄책감이 아니라 모멸감을 느끼는 감각을 길러야 함. 타인이 주는 모멸감이든 내 행동에 내가 스..
혐오발언 나쁘다는거 누가 모르나요. 어디까지를 혐오발언으로 규정하고 지양할 것인지는 분명 지속적인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야 하는 영역이죠. 인권 개념이 생긴 것도 백 년이 채 안됐어요. 혐오에 대한 이해에도 사회적 맥락이 있단걸 무시하면 안됩니다. 폭력적인 의도를 가지고 당사자에게 혐오표현을 하는 것과 어떤 혐오표현이 널리 쓰여서 비판의식 없이 사용하는 것은 다른 경우고 대처도 달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항상 구별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해자와 피해자가 늘 그렇게 분명하게 갈리는 것도 아니구요. 저는 아직도 메갈리아의 전략이 옳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사고방식을 내면화한 사람들에게 동의하지 못하게 되는 일이 생겨요. 이것은 저도 요새 많이 고민하는 것이라 어떤 결론을 내놓기는 힘들고 그냥 지금의 탐라에 남겨..
지인 가이드 몇 번 해보고 깨달은 것은 여행을 즐기는 것도 일종의 적성이며 여행이 적성에 맞는 사람은 생각보다 흔치 않다는 사실.. 여행이란건 '운명적 사랑' 같은 것처럼 예능 프로그램이나 감성 여행기들이 주입하는 일종의 대중적 판타지임나는 과연 여행이 적성에 맞는 인간일까? 가 궁금하다면 평소 자신이 즐기는걸 돌아보자 당신이 대충 이런 사람이라면 여행이 적성에 맞을 수 있다.- 육체노동을 하고 결과물이 시원치 않아도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고 느끼는 타입- 남들 보기엔 약간 무의미한 것에 쉽게 몰입해 오랜 시간을 보내는 타입- 혼자 있거나 일정이 없어도 심심함을 거의 느끼지 않는 타입- 대중교통이나 도보로 꽤 먼 거리도 곧잘 다니는 타입- 소소한 것에 기분이 쉽게 좋아지는 타입예전에 트..
소설이나 영화에는 "인 메디아스 레스 (in medias res)"라는 수법이 있습니다. "사건의 도중"이라는 뜻인데요. 어떻게 그렇게 됐는지 설명하지 않고, 바로 일이 벌어지는 상태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방식입니다. 007 영화들이 대부분 이렇습니다. RPG에서 사용하면 특히 좋은 점이 하나 있습니다.좋은 점이란 바로 재밌는 부분에서 시작한다는 거지요. 술집에서 퀘스트를 받을 일 없이 바로 오크들의 습격을 받으면서 시작합니다. 출근해서 신고를 받아 출동할 필요 없이 바로 살인 현장에서 시작합니다. PC들이 만나는 장면은 생략하고, 바로 함께 위험에 빠지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이렇게 하면 이야기에 바로 추진력이 생깁니다. 당장 일어난 일이 있고, 거기서 해야 할 것들이 명확하기 때문이지요. PC들이 왜 ..
백인 중상층 여자들의 인종차별적 행태는 짜증나지만, 왜 실제 가해자 대부분을 차지하는 백인 남자들 대신 저 사람들에게만 모욕적인 별명이 붙는 걸까.->언제나 그렇듯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논바이너리한 개념 자체가 이미 "남성적"이니까. 딱 들으면 MAGA모자쓴 레드넥 남자가 떠오르자나요? 반면에 "여성적" 인종차별은 주로 수동공격적이고 언어적이죠. 카렌들을 쭉 보세요. 대부분 "경찰"을 부름. 남자랑 반응이 다르잖아요즉 카렌의 남성형이 필요없는 이유는 이미 더 큰 의미항이 존재하고 그게 남성형이기 때문임. 반면 "Problematic white gay" 인종차별주의자는 카렌처럼 카테고리화될 여지가 있죠. 어떤 이름을 붙이는 게 좋을까 합의가 안됐을 뿐. 특정 부류의 특정한 행동양식이 있는데, 거기에 (대놓..
"딸이 치마를 입었으면 하는 엄마"야 당연히 유해하겠지만,"딸이 바지를 입었으면 하는/당연히 내 딸도 내 마음 같을 거라고 생각하는 엄마" vs "(별 생각없이) 딸이 치마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는 엄마"가 되면 후자가 차라리 낫다... 뭐 그런 거죠. ㅋㅋ 왜 똘똘하신 분들이 그걸 못 알아 들어. 이런 종류의 감정 이입이나 갈등은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서 상상하기 힘들다는 것도 생각해보면 좀 웃기고. ㅋㅋ무슨 유치원생, 초등학생도 아니고, 클만큼 큰 애가 "바지 대신 치마를 쟁취하는" 드라마를 찍을라면 애가 주인공이 되야지, 엄마가 끝까지 자가 서사의 주인공이 될라구 그러면 어뜩해요. 그 비대한 자아가 문제라는 거잖아.죽이 되든 밥이 되든 애가 알아서 하게 좀 나둬 보라고요.
"긍정의 함정"은 매우 위험하다. 그 긍정이 갈등이나 아픔 등을 덮고, 무언가 좋음과 긍정적인 에너지가 "목표"가 되었을 때에 위험하다. 너와 나는 다른 사람이고, 충분히 선을 긋는 것이 우선인데, 선긋는 것이 나쁜 것으로 무언으로 합의된 관계들에서 자주 발생하는 이 긍정의 함정.의외로 한 사람이 불편함을 말하지 못한 채 지나가면, 다른 이들도 쉽게 함구하게 된다. 그 불편함(negative)을 그저 긍정적인 말, 표현, 제스처(positive)로 대체하면 채워질 것 같겠지만, 이 때는 불편함-긍정성은 같은 축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불편함은 계속 깊어지고, 이른바 긍정성은 왠지 쭉정이 상태로 높이 쌓이기 시작한다. 이는 새로운 커뮤니티에서 불과 몇 번의 만남만에 발생한다. 2시간짜리 교..
세계의 많은 곳에서 트랜스여성과 트랜스남성 등 트랜스젠더 사람들을 "성전환자(transsexual)"나 MtF, FtM 등의 (수많은 트랜스젠더 사람들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데 적절하지 않은) 이름으로 부르지 않게 된 지 오래됐는데, 한국 사회도 이 흐름을 빨리 따라가면 좋겠다.여성으로 지정되었으나 여성이었던 적 없는 트랜스남성을 "여성에서 남성이 된 사람"으로 부르는 것이 옳지 않을뿐더러, "트랜스젠더" 정체성은 성별 이분법에 들어맞지 않는 사람, 생물학적 성전환 수술이나 호르몬 요법을 거치지 않은 사람 등도 아우른다. 부정확한 낡은 용어를 고수할 이유가 없다. -무엇보다도 sex와 gender가 다른 개념이라는 걸 다들 알고 인정하는 게 필요해요. Sex란 출생시에 생물학적으로 정해진 구분이지만 g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