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종 드 히미코, 2005

이 영화도 를 추천해 준 사람에게 추천받아서 보게 되었고 그 분에게 남겼던 러프한 감상평을 대충 다듬어서 올린다 1. OST(특히 초반에 나오던 몇 음악들은 너무 좋았음)가 무척 좋아서 따로 찾아보고 싶었음(결국 찾아보지는 않음) 2. 영화 초반 피키피키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 LGBT를 뜻하는 무지개색 복장을 입고 있는 것, 게이 소년의 민소매에 TRANS라는 영화가 적혀있는 것, 힘있고가 읽던 맥베인의 소설 등이 은근한 암시라고 생각했는데 영화 전반으로 이런 부분이나 메시지들이 더 있을거라 생각하고 내가 못 본 것일뿐이라 생각했고 정말 아쉬웠음. 내가 영화를 조금 더 잘 알거나 똑똑했다면 다 놓치지 않고 봤을텐데 3. 오다기리 죠가 입은 엉덩이 부분 독특한 스티치 청바지 브랜드가 정말 궁금했는데 안 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2003

인간의 감정을 주제로 다룬 영화를 볼 때, 보다 더 동요할 때는 소외나 외로움을 필두로 한 부정적인 감정들이 전면에 나섰을 때고 연애나 사랑 같은 걸 다룬 작품엔 크게 감흥이 없는 편이며 이 영화도 마찬가지였다. 예전에 한창 우울을 얼굴에 써놓고 다니던 사람들이 과 더불어 인생영화라고 떠들고 다니던 영화 중 하나인데 이제서야 보게 됐다. 이하 내용은 이 영화를 추천해 준 사람에게 두서없이 떠들던 걸 두서없이 정리함 일단 영화 속 착장들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남주 피쉬테일이랑 할머니 더플코트, 조제의 거의 모든 옷들 다 좋았고 처음 관람할 때 좀 삐딱하게 바라보게 됐던 점이 '장애인 여성을 비장애인 남성이 구원한다'는 구도를 어디서 많이 본 적이 있고 이게 좀 혐오스러웠기 때문이다. 근데 감독이나 제작진..

대부 The Godfather, 1972

사전 정보 없이 영화 보는 걸 선호하다보니 알 파치노가 나오는줄도 몰랐고, 말론 브란도가 이끌어가는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다. 대부 어쩌고 하면서 도는 짤 보면 거진 말론 브란도만 나오기도 하고 해서… 근데 아니였고 그게 좋았다 마이클이 변모해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려낸 것, 알 파치노의 연기, 상황과 인물 등의 비교를 통해 마이클의 비정함을 부각시키는 것들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솔로초와 맥클러스키를 죽이기 전의 장면이 가장 좋았다. 총을 찾아 헤메이는 장면, 화장실에서 나가기 전에 망설이다가 이내 머리를 정돈하며 결심하는 장면, 상대방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은 채 계속 눈을 굴리는 장면… 마이클의 얼굴로 점점 클로즈업되며 그가 눈을 굴리는 모습이나 미묘하게 입꼬리를 비트는 모습들이 부각되는데 진자 연..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 Napoleon Dynamite, 2004

이상한 사람들이 이상한 채로 행복해지는 이야기.예전부터 좋아했던 주제였고 스토리나 등장인물, 매체만 변주되어 나온 영화이기에 무척이나 즐겁게 봤다.영화를 알게 된 건 Jerry Paper의 [Losing The Game] 언오피셜 뮤비를 통해서인데, 짧은 영상 속에 펼쳐지는 사랑스러운 너드들의 모습이 나온 이 영화가 도덕책 무엇일까 하고 궁금해서 찾아보게 된 것. 해당 영상에 어떠한 정보도 나와있지 않아서 뮤비 후반부 나폴레옹이 입은 티셔츠의 'vote for pedro'라는 문구를 구글링해서 알게 됐다. 마침 Jerry Paper의 신보가 영화를 볼 때 즈음 나오는 바람에, 캡쳐한 장면들을 정리하고 글을 쓰는 동안 들을 수 있었고 그래서 뜻하지 않게 영화 외적인 즐거운 경험도 선사해 준 영화. 지금 보..

물랑 루즈 Moulin Rouge!, 2001

우리의 삶에서 가장 위대한 일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또 사랑을 받는 것 사전 정보 없이 영화 보는 걸 좋아해서 어떤 영화인지를 보면서 알아가는 편. 초반의 빠른 카메라 무빙이나 현대 곡을 믹스업해서 부르는 걸 보고 가벼운 성격의 뮤지컬 영화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다. 클래식한 러브 스토리를 소재로 삼은 것도 그렇고, 잊을만 하면 나오는 머머리 유머도 그렇고 일반적이지 않은 뮤지컬 영화 장르를 대중의 기호를 맞추기 위해 잘 타협했구나 싶었다. 다만 그래서 어느 정도 이상의 진중함은 기대하지 않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무척 깊은 주제를 무리 없이 잘 다뤄서 놀란 영화였다. 영화 내에서 반복해서 나오는 대사이자 노래 가사, 마지막 대사를 장식하기도 한 영화의 주제인 '우리의 삶에서 가장 위대한 일은 누군가를 사랑하..

시카고 Chicago, 2002

좋은 뮤지컬 영화라는 추천을 듣고 조금 기대하면서 봤는데 기대 이상으로 괜찮았다. 뮤지컬 영화라고 할만한 걸 이외에는 못 봤기도 해서 평가하기가 망설여지긴 했는데, 일단 정통적인 뮤지컬 영화란 를 말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고. 아 도 있구나 참….인기를 위해 광기에 가까운 마음을 품게 된 사람(들)이 '시카고'를 만든 것인지, 도시가 사람을 그렇게 만든 것인지에 대해 내내 자문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주인공 록시에게도 관람 내내 다른 종류의 감정들을 품게 되어서 흥미로웠다. 멍청한 사람처럼 보이다가도, 한 가지 목적을 위해 집착에 가까운 언행에 존경심까지 생기기도 하고, 그저 불쌍한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고…르네 젤위거와 캐떠린 제타 존수의 미모와 연기에도 너무 감탄했는데 특히 르네 젤위거 특..

마녀 배달부 키키 Kiki's Delivery Service, 1989

3 / 5

위플래쉬 Whiplash, 2014

'꿈을 이루기 위해 애인과 헤어진다' 같은 부분이 식상하긴 했지만 그거야 인간의 보편성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고, 선/악이라고 쉽게 구별하기 어려운, 복합성을 띈 두 인물이기에 스승-제자 구도 이상의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퍼포먼스 장면에서는 흡사 조련사가 짐승을 길들이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음악인이 음악을 통해 상호작용하는 것 이상의 의미로 광기를 가진 두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애증을 잘 표현한 장면이라고 생각했다. 4.5/5

미성년 Another Child, 2018

아이들은 할 수 있는 것은 적지만 할 수 있는 것의 최대한, 어쩌면 그 이상까지 하려고 노력한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할 수 있는 것은 많지만 자신만의 수많은 이유가 그것을 가로막거나, 그냥 하지 않는다. 그러나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자신만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란 게 있기 때문이다. 김윤석이 극중의 사건을 통해 일종의 천벌을 받는 장면은 굉장히 식상했으나 개별적인 심리와 그것을 인물간의 상호작용으로 풀어내는 방식이 정말 탁월했다고 생각한다.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