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ly/reView

메종 드 히미코, 2005

이 영화도 <조제>를 추천해 준 사람에게 추천받아서 보게 되었고 그 분에게 남겼던 러프한 감상평을 대충 다듬어서 올린다

 

1. OST(특히 초반에 나오던 몇 음악들은 너무 좋았음)가 무척 좋아서 따로 찾아보고 싶었음(결국 찾아보지는 않음)

 

2. 영화 초반 피키피키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 LGBT를 뜻하는 무지개색 복장을 입고 있는 것, 게이 소년의 민소매에 TRANS라는 영화가 적혀있는 것, 힘있고가 읽던 맥베인의 소설 등이 은근한 암시라고 생각했는데 영화 전반으로 이런 부분이나 메시지들이 더 있을거라 생각하고 내가 못 본 것일뿐이라 생각했고 정말 아쉬웠음. 내가 영화를 조금 더 잘 알거나 똑똑했다면 다 놓치지 않고 봤을텐데

 

3. 오다기리 죠가 입은 엉덩이 부분 독특한 스티치 청바지 브랜드가 정말 궁금했는데 안 되는 일본어 실력으로 검색해도 결국 안 나오더라. 스탭롤에 나오는 협찬 브랜드들 보고 검색해볼까 했는데 그렇게까지 수고를 들이고 싶지는 않아서 관둠… 찾는다고 해서 지금까지 판매할리가 만무하고, 팔고 있더라도 내 예산과 시간으로는 구할 수 없을 것이다

 

4. 구름 연출에 눈길이 자꾸 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우연이 아니라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는 미장센의 의도대로 내가 넘어간 것 아닌가 싶음. 영화의 감정선이 진행됨에 따라서 그에 맞는 구름의 이미지들을 직관적으로 늘어놓는데 이것도 감상포인트 중 하나-원래라면 그냥 슥 지나갔을 수도 있겠지만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음

 

5. 마지막에 사오리가 상사에게 '키스까지만!'으로 선을 긋고, 양로원 사람들에겐 '키스해도 돼'라고 하는 장면이 무척 재밌었다. 둘 다 절대 연애(또는 그에 준하는 방식)로 이뤄질 수 없는 관계지만 앞으로의 전개를 연애에 빗대는 게 아이러니해서 웃겼던 것 같음

 

6. <조제>에서도 느낀건데 자기고백적이고 변명 없는 두 영화의 특징이 되게 인상적이었다. 흔히 일본 사람들 겉과 속이 다르다고들 하는데 영화 속 인물들은 그런 편견과는 좀 다른 모습임(솔직함, 직선적)
또한 작품들이 흔히 '이상'을 그려낸다고 봤을 때, 이런 관점에서 <메종 드 힘있고>가 일상을 다룬 영화지만 실제 일상에서 볼 수 없는 모습들이라고도 할 수 있고 우리(한국인)가 볼 땐 담담하고 잔잔하지만 일본 현지인들이 봤을 땐 그런 '솔직함이라는 이상'이 드라마틱하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뭐 그런 생각을 좀 해봤다

6-1. 근데 알고보니 두 영화 감독이 같은 사람이더라. 그냥 감독의 색채일수도 있고 아무튼 생각 자체가 재밌었고 기록으로 남겨둘만한 것 같아서 썼음

 

7. 두 영화에서 다루는 감정들이 크게 와닿지는 않았으나 관람한다는 경험 자체가 의미가 있었음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