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ly/reView

시카고 Chicago, 2002


좋은 뮤지컬 영화라는 추천을 듣고 조금 기대하면서 봤는데 기대 이상으로 괜찮았다. 뮤지컬 영화라고 할만한 걸 <라라랜드> 이외에는 못 봤기도 해서 평가하기가 망설여지긴 했는데, 일단 정통적인 뮤지컬 영화란 <시카고>를 말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고. 아 <레 미제라블>도 있구나 참….

인기를 위해 광기에 가까운 마음을 품게 된 사람(들)이 '시카고'를 만든 것인지, 도시가 사람을 그렇게 만든 것인지에 대해 내내 자문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주인공 록시에게도 관람 내내 다른 종류의 감정들을 품게 되어서 흥미로웠다. 멍청한 사람처럼 보이다가도, 한 가지 목적을 위해 집착에 가까운 언행에 존경심까지 생기기도 하고, 그저 불쌍한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고…

르네 젤위거와 캐떠린 제타 존수의 미모와 연기에도 너무 감탄했는데 특히 르네 젤위거 특유의 뭉글대는 얼굴 표정도 좋았고 ㅋㅋ 입꼬리나 입모양, 몸짓만으로 이런 연기를 하다니! 하고 느껴지게 되는 부분이 다른 영화를 관람할 때보다 더 눈에 띄었다.

인기나 이슈를 따라 쫓아가는 사람들을 목각인형처럼 직접적인 비유로 조롱하기도 하는데 그걸 더 진지하게 파고들지 않는 점도 좋았다. 만약 그랬다면 정말 지루한 영화였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음악과 춤이 가미된 영화라서 그렇기도 하고 그게 제재가 아닌 점도 있겠지만 '뮤지컬 영화'라는 장르, 그리고 배우들의 극 중 위상(가령 록시의 남편이 끝까지 미스터 셀로판처럼 투명하게 유지되는 점 등)이라는 호흡을 끝까지 벗어나지 않고 마무리한 점도 너무 좋았고… 빠르게 흘러가는 장면들 안에서 보여줄 수 있는 영상미도 최대한 담으려고 한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4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