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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에는 이자가 붙음. 이번달에 치과가서 충치치료를 할 돈이 없으면 내년에 치과 가서는 임플란트를 해야하는 것처럼. 이번에 병원가서 물리치료를 받지 못하면 몇년뒤엔 디스크 수술을 해야하고 직장을 다닐 수 없어 수입이 줄어듬. 가난할수록 대출이자도 비쌈. 가난할수록 돈 더내는거 맞음. 원룸이랑 타워팰리스의 월세를 비교해보면 평당 임대료는 원룸이 더 비쌈. 가난하면 시간도 없지? 장봐서 삼시세끼 균형잡힌 식단을 먹는것이 가져오는 장래의 건강적 이득과 바쁘고 피곤해서 대충 배달시켜먹는 것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음. 예전엔 살찐것이 부의 상징이었다면 요샌 마르고 날씬한게 부의 상징임. 채소와 고기보다 라면과 인스턴트가 훨씬 쌈. 내 수중에 만원밖에 없는데 이걸로 고기를 사면 세일해도 목살 600g밖에 안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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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4학년한테 "구직활동은 어때?"라고 물어봤더니,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마구 고백하는 기분이에요"라고 했다. 그럼 당연히 멘탈 나가겠지 싶었다. 자기 전에 수면제 용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초장부터 너무 흥미진진해서 잠이 깨고 잇음 인간의 정신, 내면 세계를 해석하기 어려운 것은 깊이가 너무 깊어서가 아니라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래 가령 오가타가 그런 결말을 맞은 것에 대해 골덕들은 나름의 해석을 하지만 사실 오가타는 허구의 인물이기 때문에 숨겨진 내면같은 건 없고 종이 아래론 아무 것도 없음 근데 이건 오가타가 실제 인물이엇어도 마찬가지임 거기 가서 오가타에게 물어봐도 오가타 자신도 명확한 답을 못 할 것임 실제 인물에 대한 해석도 허구의 인물에 대한 해석과 마찬가지로 사건이 일어난 후에 해석을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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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법원이 Roe vs. Wade를 무효화할 경우 각 주의 주법이 낙태의 합법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여기서 생각해 봐야할 것은, 낙태가 불법이 되는 주에 살고 있어도 합법인 주에 가서 시술을 받고 올 수 있다는 것. 심지어 (그럴 리는 없겠지만) 모든 주에서 불법이 되어도 낙태가 합법인 나라에 가서 시술을 받고 올 수도 있다. 그럼 이게 불가능한 사람들이 누굴까? 10대 소녀, 직장에서 도저히 휴가를 내거나 여행 경비를 마련할 수 없는 여성, 그러니까 가난하고 소외 계층인 사람들이고, 이들이 원하지 않는 아이를 낳아서 경제적으로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된다. 전세계적으로 낙태를 금지할 수 없다면 어차피 태아의 생명을 최우선하는 도덕적 원칙은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것이고 낙태의 불법화는 이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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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이에 관계는 원래 폐를 끼치는 거라 생각해요. 물론 그러지 않으려 노력하고 걱정하고 배려하는 태도는 멋지고. 그런 따뜻한 사람들을 좋아하지요. 하지만 선생이던 친구던 사랑하는 사람이던 자식이던 동료 시민이던. 서로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을 요구하기 시작하면. 황폐해져요. 그 세계는 장애인이 지하철에 탈 권리를 존중하지 않는 세상이고. 공공장소에서 빽빽 울고 억지를 부리는 아이를 달래라고 엄마에게 강요하는 세상이고. 내 힘든 마음이 사랑하는 사람을 상처 입힐까 꽁꽁 숨기고 괜찮은 척 하다가 멀어지고 미워하게 되는 세상이고. 저는 그게 싫거든요. 사람은 손익계산서로 살아가는 건 아니니까. 누군가 나에게 폐를 끼치는 걸 기뻐하고 좋아할 수 있어요. 그게 싫으면 싫다고 명확하게 표현하고 거절을 ..

장례

최근 아버지 장례를 치렀습니다. 그동안 떠올렸던 몇 가지 소회를 정리해 봅니다. 1) 일정 이상 나이가 들면 사후 상속 등과 관련된 유언장을 미리 공증할 것 + 사후 장례 방식과 장지, 연명의료서, 영정으로 쓸 사진 등을 미리 준비해 가족 전원에게 공유할 것 -> 고인의 가족이 장례를 전후해 진행해야 할 사안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를 일정 부분 미리 준비해 두면 가족의 짐을 덜어두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2) 대형 상조사는 일정 이상의 질을 보장하지만 비싼 편입니다. 후불제 상조사(대체로 개인사업자인 경우가 많습니다)는 싸지만 복불복입니다. -> 상조사에 미리 가입한 게 아니라면 일정 이상 나이가 들었을 때는 주변의 어르신들께 질문드려 괜찮은 후불제 상조사를 미리 알아두는 쪽을 추천합니다. 가능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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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동물권이나 다양한 계층의 인권을 생각하며 살아갈 수 있는 건 아니다 그걸 자유롭게 이야기할수있는 커뮤니티가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나도 개 잡아먹고 자랑하는 인간 무척 혐오하고 단순히 개를 먹는다는 사실보다 ‘나 이것도 먹을 수 있다’는 야만적인 으스댐이 정말 싫은데 명절이 다가오면 시골잡종강아지 귀엽다하지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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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도 밥굶는 사람 있냐고 말하는거 진짜 웃김. 사람들은 왜 끝없는 부는 상상하면서 끝없는 가난은 외면하고 무시하는거지 - 기억에 남는 칭찬.. 나 어학원 다닐 때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었음 하지만 그땐 아직 안친했음 근데 어느날 할매같은 빈티지 어글리스웨터 입고 갔는데 그분이 뒤에서 어깨를 톡톡 치더니 "저기요... 그 옷을 입기 위해 태어나신 거 같아요.." 라고 하셨심 안사겼구요 친해져서 친구됐어요 - 오. 인간 뇌 대단해. 인간의 눈은 작은 부분만 선명하게 보이고 나머지는 거의 흐리게 보여서 뇌가 다른 부분을 보충한단 건 많이들 알고 있을텐데. 그 선명하게 보이는 부분만 색을 인지하고 다른 부분은 흑백으로 보이지만 우리는 보이는 곳 전체를 뇌가 채운 정보로 인해 컬러로 인식함. 인간의 눈이 실..

단골식당가서 욕먹은 썰

아니 지금은 단골이라고 하긴 좀 그런가? 원래는 이 동네의 몇 안되는 24시간 식당이라 새벽에 산책할 때 자주 들렀는데 코로나 때문에 야간 제한된 이후로는 못 가다가 이번에 다시 24시간 영업 재개했길래 거의 반년만에 가 봤었음. 근데 문 열고 들어가자마자 종업원 여자애가 날 보고 무슨 귀신이라도 마주친 것 마냥 눈을 휘둥그래 뜨고 딱 굳길래 그냥 전처럼 "저기... 카레 오므라이스랑 웰치스 하나요..." 하고 주문했더니, 그제야 정신을 차렸는지 갑자기 내 코앞까지 타박타박 다가와서는 "다, 다다다당신! 이, 이게 대체 몇 달만인 줄 알아!? 한 주에 두세번씩 오던 인간이 아무 말도 없이 발길을 뚝 끊으니까 완전 걱... 아니, 당황했잖아! 혹시 내가 미움받을 짓을 했나, 사고라도 난 건 아닐까, 연락처..

나태주 - 172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