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지금 주류가 된 방법론에서 충분히 문법, 파열음, 분절음, 등등을 다고려해도 괜찮은 수준의 랩들 충분히나오고있습니다. 만약 어떤래퍼가 랩의 재미를위해서 메세지의 희생을 감수한다거나 문학적측면을 구현하려 시도했을떄 실패했다면, 그건 그래퍼의 개인적 기량문제이지 랩 방법론 자체의 문제는 전혀아닙니다. 이미 많은사람들이 보여주고, 증명했습니다. 말씀하신 버벌진트나 피타입또한 자기가 하고싶은말 비문을만들지않으면서 충분히 잘 했구요, 타블로같은 케이스를 생각해보십쇼. 과연 일반적 힙합의 방법론이 한국어로 구현하면 문학적 재미를 줄수없는 그런 종류입니까? 절대아니예요.
softman(손명환)
힙합에서 랩의 플로우는 목소리, 억양, 슬랭이 아니거든요.
우리나라에서 그런 것만 흉내내고 리얼힙합을 얘기한다면 그건 욕먹어 마땅한 일이죠.
하지만 랩에서의 플로우는
라임을 강조하면서 리듬을 만들 때 동시에 만들어지는 자연스러운 흐름인 건데,
오히려 그건 미국의 흑인을 넘어서서 개인에 따라 다른 플루오가 나올 수 있는 부분이죠.
드럼과 놀면서 때로는 현악적인 요소까지 가미하며 발전한 오늘날의 랩을,
단순히 영어가 아니라 한글이기 때문에 한국의 방식으로 전부 바꿔서 하겠다는 건
오히려 힙합의 겉만 가져와서 근본 없이 괴상한 분야를 만들겠다는 논리예요.
힙합의 뿌리는 본토인 미국에서 찾는 게 당연하고,
우리가 따라할 필요가 없는 건 그들의 목소리, 억양, 슬랭이겠죠.
우리의,
아니 개인의 목소리와 억양, 그리고 사투리를 접목하면서 하는 게
그토록 유엠씨가 말하는 한국적인 랩이라고 생각합니다
by secretp(김도현)
현재의 랩에는 충분히 시적 허용이 승인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치가 쓰였다고 까거나 문법적으로 어긋난다고 까는 것은 그것이 문법의 파괴인지 '랩 가사적 허용'인지 합의되지 않고는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례로, Jazzy ivy 같은 경우는 굉장히 독특한 가사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데 probe씨가 지향하는 한글 랩과는 조금 동떨어진 감이 있지만 분명 그의 가사는 훌륭합니다. 이번 illvibrative motif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지만, 한글말과 영어의 이분법에서 벗어난 한글 혼용을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한글 혼용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딜리버리를 보여줍니다. 한글을 사용하지만 영시의 작법을 이용했기에 이룰 수 있었던 과거의 MC들이 보여주지 못했던 파격적인 운율감과 성공적인 한글 이미지 나열법 등속의 성취야 말로 현재 한국 힙합씬에서 합의된 힙합에 대한 형이하학적 정의를 벗어나서 무언가를 구축한 '신선한 방법론'이라고 생각합니다. 패러다임까지 된다곤 생각하지 않지만, 대세를 앞지르려면 신선하고 설득력있는 무언가를 내놓아야하는데, UMC의 음악은 1집 이후로 그런 기미를 조금도 보여주고 있지 않다고 느낍니다.
또한 오리지날리티에 대한 문제도 조금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한국의 것'으로 창조해야 한다는 것은 옳지 못하다 봅니다. 모방과 창조는 동떨어질 수 없습니다. 비트는 베끼되 랩은 창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조금 더 논리적으로 정교한 근거가 필요할진대, 이번 인터뷰에서는 논리적 정교함이 부족한것 같습니다. 옳은 비판은, 근거가 옳음에서 출발합니다.
한영 혼용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한영 혼용 자체를 부정하는게 조금 웃기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영 혼용이 랩의 본질적인 부분을 저해한다면 지양하는게 당연하지만, jazzy ivy도 그렇고, beenzino도 그렇고 한영 혼용을 통해 순수한 한글 또는 순수한 영어만 가지고는 이룰 수 없는 랩에 포괄된 시문학적 성취를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우리의 일상 생활이 순수한 한글로만 이루어지는 것도 아닐 뿐더러, 영미권의 소재 또는 개념도 '비일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1920-30년대 시인이나 작가(한용운, 이상 등)들의 표현에 외래어가 들어갔다고 아무도 비난하지 않습니다.
또한 랩을 문학으로 접근하느냐 아니냐에서 관점의 차이가 시작되는 것 같은데.. 저는 랩의 본질은 시에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시의 것을 차용한 것에 불과하다 생각합니다. 시의 것을 차용했기에, 시문학적 성취를 이루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함은 옳지만, '좋은 시'의 기준을 적용하느라 '좋은 랩'의 기준을 흐리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행위가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포스트 모더니즘은 불임의 논리입니다.. 포스트 모더니즘적 근거는 그저 순환논리일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손명환님의 의견에 동감합니다. 음악에는 사람들이 듣기에 좋고 나쁜 음악이 있고, 실력적으로 '잘하고 못하고' 하는 기준이 따로 있는 것이 맞습니다.
이 '잘하고 못하고'의 기준은 보는 관점에 따라서 다르죠. 어떤 장르에 입각해서 바라볼 수도 있고, 아름다운 멜로디를 중시하는 입장에서 볼 수도 있고, 관점에 따라서 잘하고 못하고 역시 달라집니다.
저는 UMC를 존중하고 옹호합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구요. 김현영님 외에 여러분들과 많은 이야기 나누어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이것입니다:
UMC가 하는 것은 랩입니다. 다만 현재 다른 MC들이 사용하고 있는 방법과 비교해 보았을때 (어디까지나 객관적인 척도입니다. 어느 방법이 더 좋다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죠.) '리듬'이라는 것이 약하다는 생각입니다. 앞에서 잘하고 못하고의 기준의 관점에 대해 얘기했는데, '힙합'이라는 장르, 특히 '랩'에서의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음성적인 쾌감을 주는 면에서 UMC가 조금 부족하다는 것이죠. 리듬감이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UMC가 제시한 방법론,즉 율격을 지켜서 가사를 쓰는 것은 청각적인 자극 면에서 각운에 비해 부족한 편입니다. UMC도 각운을 쓰지만 구어체 가사를 유지시키는 과정에서 매우 약해진 경향이 있죠.
이 부분에서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지은님께서 말씀해주셨듯이 자연스러운 일상 대화처럼 가사를 쓰면서도 다음절 각운을 쓰는 래퍼들이 분명 있으니까요. 중요한 것은 음절 수가 아니라 그것을 얼마나 잘 살려내느냐라고 봅니다. 여기서 UMC 랩의 약점이 나오게 되는데, 앞에서 이지은님께서 예로 들어 주신 버벌진트의 가사에서는 하나의 문장을 여러 개의 bar로 끊어서 부분적인 각운을 구성합니다. 그런데 UMC의 가사는 주로 하나의 bar 안에 한 문장이 들어가 있고 어말으로 각운을 사용하죠. 이런 식의 각운은 강조하기가 상당히 애매합니다; 음성적으로 각운을 강조해야하는데 같은 어말을 사용해 구성한 각운에 악센트 줘봤자 큰 미감을줄 수는 없습니다. 라임의 미감 자체가 주로 '다른 단어가 같은 발음이 되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죠. UMC 본인이 악센트를 많이 넣지 않는 것도 있지만..
저 역시 UMC의 랩은 힙합에서의 랩에서 파생된 다른 종류의 음악으로 보는 것이 우리에게도, UMC에게도 좋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힙합이 아니라는 뜻이 아닙니다. 분명 힙합 안에서 전반적으로 통용되는 랩의 범주 안에 들어갈 수는 있지만, 들어가면 이런 논란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보고요, 확실히 UMC 입장에서는 불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즉 많은사람들에게 '좋은 음악'이지만 '구린 랩'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어디까지나 '리듬감'이라는 것에 입각해서 본 관점입니다.
by sdfjkl
어떤 면에서는 음악을 하나의 장르로 규정짓는다는것 자체가 무리입니다. 어떤 음악을 보고 어떤 장르다 라고 말하는 것은 그저 편의상 가장 그 장르에서 요구하는 표현 양식에 부합하는 것을 부르는 것이죠. 장르라는 것을 어떤 집합으로 보기보다는 음악을 해석하는 하나의 관점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어떤 음악이 힙합의 관점에서는 정말 잘 만든 음악이라고 보이는가 하면 트로트의 관점에서 봤을 때는 트로트의 ㅌ자도 모르는 개허접 음악이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죠.
아마 밑에 제 댓글보고 쓰신 글 같은데...전 항상 의문인게 UMC옹호하시는 분들이
"음악에 정답이 어딨고 규칙이 어딨냐" 라는 말인데요...
제가 수다맨도 힙합이냐 라고 한건요, 물론 좀 과장된 말이긴 합니다만
수다맨이 읇어대는 것도 박자감 있고 리듬감은 있어요.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지하철역 이름 줄줄줄 댈때 일정한 리듬과 박자에 맞춰서
읇어댑니다(참 제가 쓰면서도 웃기긴 하네요)
탁 까놓고 말해서 수다맨 지하철역 읇는거랑 UMC의 '랩'이 뭐가 확연히 다른겁니까?
님들의 말대로 '음악에 정답도 없고 규칙도 없다'면 수다맨의 그것이
랩이 안될 이유와 근거가 뭔지요?
어느날 강성범이 힙힙비트위에다 지하철역이름 줄줄줄 얹어서 들고 나와서
"음악에 정답은 없고 규칙도 없는거니까 이것도 힙합이다!!!"
라고 한다면 뭐라고 대답들 하실겁니까? 그건 또 싫으시죠?
지금 제 말을 유치한 억지라고 생각하시겠죠?
음악에 답이없어요? 김설씨같은 의견이 한국인이 예술 수용에있어서 가장 쉽게 범하는 오류중하나죠. 그런식으로따지면 나중에 제가 결혼을하고 가진 아기가, 아빠얼굴이라고 도깨비를그려왔다고 쳐봐요. 그게저한테는 피카소의 게르니카보다 훨씬 더 감동적이고 의미가있는그림일수있어요. 아니 그렇다고 그게 게르니카보다 내딸 그림이 훨씬 가치있는거 절대아니잖아요. 예술에 옳고 더 잘하는게없다는건, 전국 수만의 예고, 예대입새생들에대한 모욕이기도해요. 그럼 님집앞 피아노선생님이 아르투르 루빈스타인보다 피아노를 잘친다고 이야기할수있는건가요? 아니잖아요.
우리나라 교육이이래서문제예요. 교육책을쓰는사람들부터가 예술에대해 아는게없으니까, 예술에는 절대적기준이없다, 니가 좋은 음악이 좋은음악이다 이따구로말하고있잖아요
하... 물론전여기서각자 개개인의 감상자체를 비판하려는건아니예요. 제가 엠씨몽음악이 좋다는데 누가 비판하겠어요? 그런데 엠씨몽이 버벌진트보다 랩을리드믹하게잘한다 이런식으로 말씀하시면 그건곤란하죠.
by softman
그리고 '랩에는 리듬감과 박자감이 있어야 한다' 이것부터 '정답과 규칙'아닙니까?
어떤분들이 그러시더군요. "랩에 라임이 있어야 한다는 법있냐"고...
그럼 랩에 리듬감과 박자감이 있어야 한다는건 어디 법전에 적혀있습니까?
지금 제가 하는 말...이게 말이 안되는거죠.
법전에 적혀있거나 규율집 같은게 있는게 아니고 이건 그냥 '당연한 것' 그리고
'지금까지 쭉 그렇게 해왔던 것'이기 때문이니다.
근데 그게 문제라는 거죠.
그렇게 주장하시는 "음악에 정답도 규칙도 없다"라는 말대로 가면 끝이 없습니다.
정답과 규칙이 없다면 '알앤비'와 '힙합'은
도대체 무슨 규칙과 정답으로 장르가 나뉘어지는겁니까?
어떠한 장르가 있다는 것, 거기에 들기위해선 다른 장르와는 다른 '규칙과 정답'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tank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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