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에서 문체는 그 자체가 언어 사용자 성격의 발로로서 문장이 가지는 개성이며 작가의 정서이자 그자체가 인격의 발현입니다. 또한 랩가사는 일반 노래가사들과 다르게 그 자체가 하나의 완성된 리듬체계이기도 하고요.
무엇을 말할것이며 어떤 방식으로 자신만의 정서를 담아내어 주제를 풀어낼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어떤 리듬에 동화시켜 내보낼것인가? MC가 가사를 쓴다는것은 그 자체로서 "음악적" 정체성의 확립을 의미하는 겁니다.
힙합에서 가사를 쓰지 못하는 MC는 자신만의 시그니처 퍼포먼스를 남기지 못한 재즈연주자와 같으며 남이 만들어논 루틴을 카피하는 DJ와 다를바 없습니다. 가사를 쓰지 않는 MC는 프로로서 평가 받을수 있는 단계 자체가 안된다는 겁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는 가사와 리듬에 자신만의 음악세계와 색채를 투영시킬수 있느냐 없느냐로 나뉜다고 생각하거든요. 수많은 아마추어들 중에서 산이가 빛날수 있었던건 산이만의 어법과 산이만의 리듬체계. 즉 산이만의 확고한 음악세계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Stairway To Heaven같은 당대의 기타 퍼포먼스를 제 아무리 똑같이 카피한다 한들 자신만의 명연을 남기지 못한 기타리스트는 빈껍데기일 뿐이고 결국에는 이름이 사라진다고 생각하거든요. 랩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만의 확고한 예술관을 통해 나오는 독창적 명연이 음악적 심상을 떠올리고 그려내는것에서 부터 시작하듯 랩의 확고한 예술관은 직접 가사를 쓰는것에서 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앞서 말했지만 작가로서 자신만의 개성적인 문체를 확립하는것도 중요할뿐 아니라 랩가사는 그자체로서 하나의 완성된 리듬체계이기도 하거든요.
가사안에 자신만의 아티즘과 작가적 기질을 치열하게 새겨나가는 MC가 존재하는 마당에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 조차 대필을 받고 있는 랩퍼를 두고 성별통합해서 최고의 랩퍼라고 찬양을 하다니요? 고작 한글 가사 하나 안쓰는 것 뿐이라니요?
윤미래는 성량이나 보이스톤등 9할이상을 선천적인 재능에 기반을 두고 음악을 하는 가장 대표적인 그리고 가장 전형적인 뮤지션입니다. 그에 반해 리미는 전형적인 후천적 개발에 의해 만들어진 뮤지션이고요.
중저음의 보이스톤과 큰 성량만으로 모든 분위기를 압도하는 윤미래의 랩자체가 사실은 너무 정형화된 스타일이고 어떻게 된건지 그것이 여성랩퍼의 잘하는 기준이 되어버리면서 모든 여성랩퍼들이 그런 형식화된 그루브만 좇게 된겁니다.
남성랩퍼들은 다양한 스타일이 계속해서 나오는데 여성랩퍼가 나오면 다 윤미래스타일 입니다. 중요한건 그 랩 스타일 자체가 윤미래의 것이 아니고 랩의 가장 정형화된 스타일을 여성엠씨중에선 윤미래가 가장 먼저 한거일 뿐이라는 겁니다.
90년후반의 교포출신 랩퍼들은 다 윤미래스타일의 그루브를 냈었거든요. 윤미래 음악자체가 가요의 정형화된 어법에서 단 한차례도 벗어난적이 없을뿐 아니라 드렁큰타이거를 비롯한 교포출신랩퍼들이 들려주던 90년대 정형화된 미국랩스타일을 벗어나 윤미래만의 독창적인 그루브를 들려준적이 없다는 겁니다.
JK처럼 자신만의 확고한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확립한 랩퍼들은 지금까지도 인정받고 있지만 나머지 교포출신랩퍼들은 다 사라졌는데 타고난 울림통의 영향과 여성랩퍼라는 희소성떄문인지 윤미래는 아직까지도 탑엠씨로 분류되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길미, 제시카HO, 길학미, 위탄에 나왔던 박원미까지 이제껏나온 윤미래워너비들중 자신의 독창적인 그루브를 보여준 여성랩퍼 단 한명도 없습니다. 중요한건 그 랩 스타일 자체가 랩의 가장 정형화된 그루브일 뿐이라는겁니다. 그 정형화된 랩작법을 따라가는데 독창적인 워너비가 나올수 없는건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죠.
리미는 그러한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생각해요. 정형화된 리듬만 뱉어내던 여성엠씨의 한계를 벗어나서 그안에 자신만의 네러티브를 담아낸 최초의 MC라고 생각하거든요.
자신만의 개성적인 문체가 있고 자신만의 리듬체계가 확립되었기 때문에 어떤 비트와 사운드를 던져줘도 자기식대로 풀어낼수있는 유일한 여성엠씨라는 겁니다. 리미 특유의 시그니파잉도 있고..
사운드적으로는 버벌진트와 비슷한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완전히 다른느낌을 내는게 정돈된 방법론에 살짝 걸쳐진 굉장히 직관적인 감각의 그루브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느낌의 그루브는 한국에서 리미말고는 아무도 대체할수가 없습니다. 길미가 리미보다 랩 잘한다고요?ㅎ 이말에 동의하시는분들 버벌진트는 찬양하고 배치기 구리다고 배척하는 분들이 아니길 바랍니다. (Verbal 이 랩 잘하는건 다 느낀대 근데 엉뚱한 애들 보고 또 느끼네 사실은 넌 처음부터 기준이 없었지 그래놓고 맨날 내게 엿을 먹였지. 이거 진짜 죽이는 펀치라인이죠)
길미, 제시카HO같은 여성랩퍼들은 분명 윤미래워너비 맞습니다. 음악적으로 윤미래가 아우르고 있는 역량안에서 1mm도 못삐져 나온 랩퍼들이니깐요. 헌데 리미는 전혀 다른 영역에 있는 뮤지션이고 윤미래라는 이름으로는 결코 가릴수 있는 성향의 엠씨가 아닙니다.
제2의 윤미래? 저는 제2의 윤미래보다 제 2의 리미, 제 3의 리미가 나오는게 훨씬 더 대단한 성과라고 생각하고 그것이 여성랩씬의 발전을 의미하는거라고 생각하네요.
독일에서 태어난 건 부모님 유학의 이유 가난을 안 건 아무것도 모르던 유아기 이후
그때 난 이미 삶이 꼭 공평만은 않단 걸 knew 마음 놓고 장난감 하날 못 산 그 어느 날
심부름으로 받았던 funf mark을 하필 떨군 곳은 하수구 깊은철 사이
이제와 생각해 봄 그건 미래에 대한 어떤 암시였나봐
그 당시의 future 그니까 지금의 나와 돈 사이 지금 나와 돈 사이는 단단한 철 사이로만 보이는 거
주우려면 오물 안에 손 닿이는 그래 나와 돈 사이는 그 상황 같은 사이 하면 안될 노력함 얻게 될 수도 있는 거
내 주관을 버리고 근데 주변을 보면은 어느 누군가 에겐 꼭 돈이라는 게 그리 어렵지만은 않아
어찌 보면 이건 너무 unfair 근데 그런 걸 어떡해 그들은 나와 다를 뿐이지
그걸 탓하지는 않아 모두가 나와 똑같지는 않아 불공평함을 알아도
귀국 뒤엔 부자 될 거라고 할머니께선 말씀하셨고 난 큰집에서 큰 갤 키울 거라 자랑하고 다녔고
2층 집 마당까지 그려보며 긴 밤을 새기도 지금 와 생각함 귀엽지만서도 아픈 얘기들
얹혀 살고 또 붙어 살다 비 옴 물 새던 반지하 허름한 집에 세 들어 살다
울 집 사고 남 집 떠나 10년간 달리다 보니 어느새 풍림 1차
나아졌지만 이미 난 그때 당시의 내가 아니고 나의 사람도 환경도 다 그 때의 그게 아니고
떠나고 버리고 꼬이고 여전히 많이 쌓인 빚 사이
앉자 있자니 여유란 멀기만 해 보이고 But 그러던 어느 순간에 다다르게 되니 깨달은 게 있어
궁핍이란 물질적인 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꿈과 욕망에 가득한 나의 맘 속에 더 있어
모두가 나와 똑같지는 않아 불공평함을 알아도..
검은행복이라는 곡도 역시 제 관점에선 일반적으로 자전적인 가사를 쓸때 나타나는 가장 정형화된 문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곡이라고 평가를 하는데 Understand와 비교해서 들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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