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ly

학불학

어릴 때 영어를 배우다가 인상깊었던 두 부분이 있는데, 하나는 정말 어려워서 잊어버렸고 나머지 하나는 'stop to'와 'stop ing'였다. 헷갈린다는 것이 그 이유였는데 얼마 전 이와 비슷한 어구를 발견하고 그 때가 다시 생각났다.

do nothing과 doing nothing이 그것인데 물론 둘 다 '아무 것도 안 하다'로써 해석되기는 하지만 doing nothing의 경우 학불학(學不學)이라는 개념으로도 풀이할 수 있는데, 이게 무엇인고 하니 노자가 <도덕경>에서 제시한 개념이었다. '남들이 배우지 않으려 하는 것을 배운다.' '배우지 않은 것을 배운다.' 같은 식으로 풀이되는데


1. 내가 알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새로운 지식 습득

2. 내가 모른다는 사실에 대한 인지(소크라테스의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와 관련된 일화도 연상된다),

두 가지의 의미로 재해석했고 'stop to' 'stop ing'보다도 더 뜻이 천지차이잖아! 라고 생각이 들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돌아볼 때 '작년의 내가 부끄러워야만 할 것'을 모토로 삼는데, 작년의 자신만만하고 당당했던 나를 올해의 내가 되돌아봤을 때 여전히 자랑스럽다면 그 해의 내 삶은 실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개선할 점, 나아져야 할 점이 보여야 그나마 좀 낫고, 나아진 점이 확실히 느껴진다면 성공한 거다.

최소한 올해까지는 실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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