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CGV 가서 보고 왔다. 중간 가운데석 앉았는데 다행히 관객도 별로 없었고 진상도 없어서 그나마 조용히 잘 봤다.많이 기대했는데 최소한 기대한 만큼이었고 제 점수는요… 4.5/5점 유우명한 감상평인 '착하게 사는 것은 높은 계단을 오르는 것과 같지만 포기하고 내려갈 때는 너무나도 빠르고 즐겁다'가 와닿을 정도로 상징적이면서 대칭성을 가진 장면들이 영화 전체에 걸쳐 나오는데, 보는 입장에서 '아 이거 되게 치밀하고 계산적으로 잘 만들었네' 같은 생각이 들지 않게 자연스럽게 연결되게 한 점은 좋았다. 하지만 유우명한 장면인 톸크쇼 출연 전 계단 내려오는 장면에서의 음악은 음악 사용 논란 여부는 둘째치고 되게 뜬금 없는 느낌이 들어서 당황스러웠다. 마지막에 맥락 없이 바뀌는 장면 전환도 당혹스러웠고.조커..
…에 대한 글을 쓸까, 말까 하다가. 뭐 음악이라고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영화에 대한 식견은 거의 없다시피하고,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 길게 쓰고 싶진 않아서 영화 관련 글은 거의 안 쓰고 있는데 이건 잊기 전에 글로 남겨야 할 것 같아서 쓴다. 사실 나는 한국 문화예술에 대해 극단에 가까운 사대주의를 갖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예전에 쓴 적 있는 것 같지만 아닌 것도 같으니까 다시 씀. 대부분의 한국 영화, 드라마, 음악, 만화, 소설들이 전부 해외에서 누군가 했던 것들을 그대로 또는 교묘히 갖다 베끼는 수준이었고 그런 양상이 항상 일관적이었기 때문에 더 이상 실망하거나 기대할 것도 없다고 생각해서다. 그래서 국내표가 붙으면 그게 뭐가 됐든 기대도 안 하고 보는데 음… 는 2019년에 본 '영화' 중에..
1. 적응2. WON3. 아들이 (Feat. Crush)4. 본토 (Feat. Simba Zawadi)5. 거장 (Feat. Verbal Jint)6. 주연7. 장미는아름답지만가시가있다 (Feat. SUMIN)8. 찬란9. 초월 (Feat. C JAMM)10. 다음것 (Feat. Khundi Panda)11. 가라사대12. 주인공 어떤 장르를 구성하는 기준은 다른 장르라는 체계와의 구별과, 장르 자체의 확립을 시도함과 동시에 해당 장르의 한계와 제약을 구성한다. 영화에서 그 기준이 되는 것 중 하나는 스크린이다. 영화는 스크린 밖에 있는 것들을 보여줄 수 없다. 오직 스크린이라는 틀 안에서만 모든 내용이 상영된다. 또한 제한된 시간 안에서 의도한 것들을 효율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이런 시간과 프레임이라..
1. COLD WORLD2. 알아야겠어3. BUCKY (Feat. Masta Wu, Qim Isle)4. CLOCK (Feat. 김심야)5. 그XX아들같이6. ALL GOOD THING7. DANCE8. BOBOS MOTEL9. BUTTONS10. 05.30.1811. RADAR (Feat. 김심야)12. MTLA (Feat. Masta Wu)13. BAD IDEA14. DON (한정반 ONLY)15. 서울 (한정반 ONLY) 돈의 신성화는 본토에서 힙합이라는 장르가 탄생한 순간 태어나 쭉 함께 한 쌍둥이와도 같은 존재였다. Swag, Bling, 그리고 근래의 빠Flex끄 물결까지 이를 일컫는 이름과 형태는 조금 달라졌어도, 힙합에서 언제나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손님 중 한 명이 바로 돈으로 하는..
1. 맥박2. 지네3. 매미 (Feat. Momojein)4. 안대5. 만거 1995년생 양우석은 본명을 랩 네임으로 쓰는 뮤지션이다. 대전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2017년 [나방], 그리고 2018년 [냉장보관]이라는 믹스테잎을 온라인으로 발매했다. 원래는 냉장보관-냉동보관 연작으로 기획되었으나 [냉동보관]은 연기되었고 현재 [양우석 단편선1]이라는 제목의 믹스테잎을 준비 중에 있다. 양우석의 명확한 장점은 우선 한국말 랩에서의 라임을 정확히, 그것도 무척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표현한다는 점에 있다. 소울 컴퍼니(화나라고 콕 찝어서 말은 안 하겠다)가 전개하고 리스너들의 괄호 놀음으로 절정에 다다른 한국 랩 라임 방법론은 지금까지도 그런 뿌리를 기반으로 답습되고 있고 심지어는 그런 라임조차 무시하는 게 요..
음악을 감상하며 형식과 구성의 혁신을 많이 봐 왔다. 카세트 테잎, CD를 지나 음악은 구체물의 형태를 벗어난 지 오래이며 지드래곤의 USB 앨범 발매는 사실 전혀 새로운 것도 아니었다. 앨범이라는 구성에서조차 그것이 가지는 유기성이라는 프레임의 탈피를 시도하는 음악은 트렌드를 넘어 아예 주류인 상황이다. '앨범을 내야 뮤지션으로서의 가치판단이 가능하다'라는 명제는 이미 그것을 비웃는 사운드 클라우드 아티스트들이 차고 넘친다. 이런 음악사(史)를 함께 하며 느낀 리스너로서 명심해야 할 태도 하나는, 더 이상 음악의 형식적 구별은 전혀 의미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 뮤지션의 음악 장르는 무엇일까'라는 고민이 앨범 평가의 기준에서 빠지게 되었고 오히려 그것을 극복한 뮤지션을 '아티스트'로 바라보게 되었다. ..
이 영화를 단순한 치유물로 보는 것은 곤란하다. 양가감정과 자기인정이라는 비교적 심오한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등장인물과 주어진 상황 또한 모두가 모호하며, 처음의 해석이 나중에는 완전히 달라져버리기도 한다. 이 리뷰는 개념의 정리와 영화가 말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조금 더 명확히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괴물이 처음 등장한 묘지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고 싶다. 묘지는 코너의 악몽 속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장소이기도 한데, 다름아니라 이 꿈은 코너가 외면하고 싶은 진실의 현현이자 이야기가 도달하는 마지막 종착지이다. 괴물은 코너가 현실이 아닌 모든 것이 예정된 세계에서 불러 낸(Call) 해결법이다. 모든 것이 끝나는 장소, 모든 것이 끝나는 시간(12시 7분)에서 괴물은 나타난다. 괴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