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투디움과 푼크툼

프랑스의 철학자 롤랑 바르뜨(Roland Barthes, 1915~80)는 사진에는 크게 두개의 층위가 있다고 말한다. 하나는 사회적으로 공유되는 코드에 따라 사진에 담긴 메시지를 읽어내는것. 이를 '스투디움(studium)'이라고 한다. 일반적 해석의 틀에 따라 사진의 의미를 읽어내는 것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일이다. 하지만 사진의 감상이 그저 그 안에 담긴 메시지를 읽어내는 해석학적 과정에 불과한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서 바르뜨는 이제까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사진의 또다른 층위를 소개한다. 그것은 앞에서 말한 스투디움과 관계없이, 때로는 그것을 전복시키며 보는 이의 가슴과 머리를 찌르는 효과다. 똑같은 메시지를 담은 사진이라도 어떤 것은 별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스쳐지나가나, 다른 ..

동성애의 성경을 바탕으로 한 해석에 관해

먼저 성경의 해석은 굉장히 조심스러운 일이고, 그 어떤 목사님도 절대적 권위를 갖고 있지 않아. 나는 심지어 목사나 신학도도 아닌, 일개 성도에 불과하고, 아랫글은 단순히 내 생각일 뿐이라는 걸 고려해줬으면 좋겠어.일단 구약은 제외하도록 한다고 치자. 율법에 대한 해석은 많이 바뀌었으니까. (단, 율법은 무시하는게 아닌 완성되는 것이라는 걸 염두에 둘 필요가 있어) 신약에서 동성애를 죄로 규정하는 건 로마서 1장 26절부터 쭉 나와 있어. 그외에도 마태복음과 고린도전서 등에도 남색을 언급하면서 이것을 죄라고 정확하게 명시하고 있어.그러나 이 구절로 동성애 그 자체가 죄악인가, 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할 필요가 있지.그건 히브리어의 특징과 그 당시 역사를 살펴봐야 알 수 있는 일인데, 일단 로마서부터 ..

백석 - 동해

동해여, 오늘밤은 이러케 무더워 나는 맥고모자를 쓰고 삐루를 마시고 거리를 거닙네. 맥고모자를 쓰고 삐루를 마시고 거리 거닐면 어데서 닉닉한 비릿한 짠물 내음새 풍겨오는데, 동해여 아마 이것은 그대의 바윗등에 모래장변에 날미역이 한불 널린 탓인가 본데 미역 널린 곳엔 방게가 어성기는가, 또요가 씨양씨양 우는가, 안마을 처녀가 누구를 기다리고 섯는가, 또 나와 같이 이 밤이 무더워서 소주에 취한 사람이기웃듬이 누웠는가. 분명히 이것은 날미역의 내음새인데 오늘 낮 물끼가 처서 물가에 미역이 만히 떠들어온 것이겠지. 이렇게 맥고모자를 쓰고 삐루를 마시고 날미역 내음새 맡으면 동해여, 나는 그대의 조개가 되고 싶읍네. 어려서는 꽃조개가, 자라서는 명주조개가, 늙어서는 강에지조개가. 기운이 나면 혀를 빼어물고 물..

Tempescope

boredpanda가 6월 2일 소개한 이 상자의 이름은 ‘Tempescope’다. 낮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밤에는 가젯 발명가로 일하는 일본의 켄 카와모토(Ken Kawamoto)가 지난 2013년에 개발한 ‘날씨를 알려주는 상자’다. 만약 내일 비가 온다면, 상자 속에서는 정말 비가 내리고, 흐리다고 하면 구름이 깔리며 맑다고 하면 빛을 쏜다. 아쉽게도 눈이 내리지는 않는다고 한다. ‘Tempescope’가 가능한 원리 중 하나는 역시 인터넷이다. 인터넷 상의 일기예보와 날씨 프로그램과 실시간으로 접속하는 상자이기 때문이다. 장거리 커플이라면 미리 설정을 해서 그가 사는 지역의 날씨도 알 수 있다. 카와모토는 2015년부터 ‘Tempescope’를 본격적으로 상품화시키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준..

Wes Anderson // Centered

법대 강혁신교수입니다.

갤러 법과대학 강혁신교수입니다.여기 게시판에 이렇게 글을 적는 것에 대해 심리적 저항과 거부감이 있고,또 제가 또 다른 이슈꺼리를 제공하게 되어 여러분들의 착한 심성에 어떤 자극적인 울림을 제공하는 것은 아닌지 많이 망설이다가그래도 여러분들을 교육하는 선생님이고 또 인생 선배로서 마음을 가다듬어 조심스럽게 글을 올립니다. 시험 후 상당수의 학생들이 성적 문의의 전화, 문자, 톡, 메일, 방문을 하고 있습니다.학생들의 성적 문의(?)를 지난 수년간 경험하면서 느끼는 소회 등을 적고자 합니다. 먼저 우리 학생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실제 저에게 보내진 메일을 붙여 넣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1. 물에빠진이슈법으로구하기를 들은 학생입니다. ..죄송하지만 성적에 대해 문의드립니다...이과목의 점수하나로...제 장..

모든 게 숲으로 돌아갔다.

내 첫사랑.....안녕 문안한 권색 남방이 잘 어울리던 그 얘. pink, white, blue,vora 중에서 vora 색을 제일 좋아한다고 했던가? 4월의 화사한 벅꽇같던 그얘의 임옥구비만 생각하면 항상 왜간장이 탔다.사소한 오예 때문에 헤어지게 된 그 얘. 그 얘는 김에김씨였다.워낙에 습기가 없어서 부끄러움도 많이 탔다며, 혼자 있는 게 낳다고 했지. 사람 많고 분비는 곳을 싫어했던 너 영맛살이 있어서 항상 돌아다니느라 대화도 많이 못 해봤지만 , 폐기와 열정이 가득한 퀘활한 성격에족음씩 족음씩 빠져들어가고 있었지. 사소한 오예의 발단은 이랬다. ....따르릉....전화가 왔었다. 벨소리가 트로트였다.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은 ~ 무족권, 무족권이야 ~ 여보세요??? 너 괴자번호가 뭐니? #$%$%%..

언프리티 랩스타

언프리티 랩스타에 대해서. 한번에 일필로 적어가는 생각의 러프드래프트이기 때문에 비문 오타 당연하고 문장도 정제되어있지 못합니다. 이해해주시길. 1.무언가의 '본질'을 이야기하는건 거의 언제나 대단히 위험한 일. 그것이 문화현상이라면 더더욱 그러함. 힙합의 경우도 다르지 아니할듯. 언프리티 랩스타의 폭팔적 반응과 기존 힙합평단의 미지근한 비평은 2015년(가리온-단기 4848년) 대한민국에서 힙합이 어디에 위치하냐에 대한 인식차이에서부터 시작. 힙합은 한국에서 반문화 인 동시에 유사-예술로 기능.(자의적 용어선택이지만 알아듣길 바람.) 그리고 지금 언프리티 랩스타는 대중 문화 상품의 극. 그리고 힙합은 양 쪽 둘 다 인 동시에, 둘 다 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보기에는 힘든면이 있는 것이 아닌가. 2. '..

터키에서 발견된 헬레니즘 시대 모자이크화

뮤즈를 형상화한 그림이에요 현대에 만들어졌다고 해도 믿을 정도의 대단한 색감입니다 무엇보다 보존상태가 굉장히 좋은데, 땅에 묻혀있느라 그런 것도 있지만 여기에는 비밀이 있습니다 보통 저렇게 바닥에 장식하는 모자이크화는 얇은 대리석 조각을 땅 위에 붙이잖아요?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밟고 다니면서 그림이 손상되고, 색이 바래집니다 그런데 저 당시의 바닥 모자이크들은 그런 방식을 취하지 않았어요 바로 길다란 색색깔 대리석 막대를 깎아서 땅에 박아넣는거에요. 그러면 아무리 사람들에 의해 닳아도 밑의 남은 부분이 계속 노출되니까 본래의 색감을 유지할 수 있게 되죠 어마어마한 중노동이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