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chbox/of the Moonth

혼자듣고말려다 3


Taylor Mcferrin / Place In My Heart (2011)
 
디제이, 프로듀서, 키보디스트, 비트박서, 보컬리스트의 영역까지 소화해내는 브레인피더 소속의 이 뮤지션의 성이 왠지 익숙하단 느낌을 받았다면 그 느낌이 맞은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우리 나라 사람들에겐(다른 나라에 안 살아봐서 다른 나라 사람들한텐 뭘로 유명한지 모름) 'Don't Worry Be Happy'로 유명한 바비 맥퍼린의 아들이다. 낸 앨범은 2006년의 EP와 11년에 낸 Place In My Heart 단 두 개, 그리고 몇 가지의 개인적 작업 뿐이지만 듣는 귀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의 음악적 재량이 어느 정도인지 이미 파악했을 것이다. 2011년에 한 인터뷰에서 새로운 앨범(아마도 또 EP가 될)을 준비중이라고 말하면서 아직 자신은 완성된 음악인이 아니다 뭐 이런 식으로 말한 부분이 있는데 보면서 굉장히 좋은 음악인으로서의 길을 걷고, 생각하고 있구나 하고 감탄했었다. 링크한 트랙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Awake To You. 비단 이 곡 뿐만 아니라 재즈를 기반으로 한 그의 모든 곡들에선 굉장히 섬세하고, 따스하면서도 철저할 정도로 신중하다는 느낌이 든다.









Perfume Genius / Put Your Back N 2 It (2012)

난 그를 얘기할 때 뮤지션보다 앞서 얘기되는 '게이'란 대명사가 너무 불편하다. 다른 사람은 나와 다르니 자연스레 '게이'가 특별한 무언가로 인식되고 게이 뮤지션 이러는 거겠지만 사람이 사람을 좋아한다는 당연한 감정을 단지 동성을 좋아한다는 사실때문에 달리 불리고 꼬리표가 붙는 게 불쾌하고 무엇보다 그런 인식때문에 그에게 편견을 갖게 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단 사실이 짜증난다. '이성애자 가수 누구입니다.' 이러진 않지 않는가.
물론 그 스스로 그렇게 불릴 수 밖에 없는 게이 기믹을 내세운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헝가리 출신의 게이 포르노 배우 Arpad Miklos를 Hood 뮤비에 출연시켜 야릇한 영상을 연출했을뿐만 아니라 무대에서도 매니큐어를 칠하고 나오는가 하면 일단 그의 외모부터가 곱상하게 생겼고. 하지만 그것이 그가 게이 뮤지션이라는 마케팅을 하기 위함일까, 아니면 자신을 표현하는 한 방법일 뿐일까?
아무튼 그가 너무 좋다. 내면의 깊은 상처를 가사와 목소리, 그가 다루는 악기 하나하나에 티슈에 스미는 물처럼 서서히 적셔 배어내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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