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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k2 & Double K - Flow 2 Flow Review


'스웨거'라는, 힙합에서 비교적 흔하게 다뤄지는 주제를 중심으로 스킷을 포함 총 12개의 곡이 큰 끊김 없이 부드럽게 흘러간다. 유일하게 스웨거를 다루지 않은, 외로움의 감성을 담담히 다루는 7번 트랙 "Lost"가 모난 돌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앨범의 주축인 두 뮤지션의 노련함으로 앨범 감상 중에 뜬금없이 나올 수 있었던 물음표는 떠오르지 않는다. 

그간 발매했던 앨범, 혹은 피쳐링을 통해 보여주고 증명해왔던 대로 둘의 랩 실력은 건재할뿐더러 어느 한 쪽이 다른 한쪽을 삼키는 일 없이 잘 조화된 곡들을 차례로 선보인다. 비단 수려한 랩핑뿐만이 아니라 곡들 사이에 숨어 있는 센스있는 가사는 절대 쉽게 지나쳐선 안 될 요소들이다. 비트에 있어선, 도끼가 전곡 프로듀싱을 맡았기에 하나의 커다란 주제에 맞춰 앨범이 진행되는 것이 더 유하게 느껴질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비교적 튀는 분위기의 라틴풍의 타이틀곡인 "21세기형 나그네"나 후반부에 포진된 몇몇 사우스 풍의 트랙조차 단순한 구성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한 루프를 무한 반복시키는 식의 비트가 도끼의 스타일이어서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앨범의 콘셉트를 위해 일부러 단순한 곡들을 주로 배치해놓았다는 게 그의 뮤지션으로서의 경력에 비춰볼 때 리스너로서의 더 적절한 판단이지 않을까 한다.

하나 아쉬운 것은 첫째,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스웨거라는 대주제 아래 도끼 & 더블 케이의 팀 소개, 현재 씬에 던지는 일갈 등의 소주제로 세분되어 있긴 하지만 후반부로 진행될수록 결국 뻔한 자기 자랑으로 흘러가는 가사, 그리고 그에 더해 다소 과한 한영 혼용이 곡의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변질해 버렸다는 것. 둘째, 앨범의 콘셉트를 위해서라곤 하나 자칫 성의 없다고도 느껴질 수도 있는 단순한 비트에, 앞서 언급했던 비슷한 주제가 진부하게 흘러가는 가사가 얹어지고 흘러갈 때의 결과를 프로듀서로서의 도끼가 간과했다는 점이다. 앨범의 콘셉트에 너무 신경 쓴 나머지, 정작 봐야 할 것들을 보지 못해 결과적으로 [Flow 2 Flow]의 지향점조차 찾지 못한 느낌이랄까.

래퍼와 프로듀서, 각각의 포지션으로서의 더블 케이와 도끼의 역량은 그들의 지난 행보에서 느꼈던 것처럼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하나 '아티스트'로서의 도끼 & 더블 케이가 이번 합작 앨범 안에서 모든 역량을 보여주었느냐를 평한다면 글쎄. 왠지 모를 아쉬움이 깊게 남지만, 다음에는 그들이 더 나은 것을 보여주리란 걸 확신하기에 이 아쉬움은 잠시 뒤로 미뤄두기로 한다.


평점 : 2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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