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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to - PENTOXIC Review



Pento를 처음 접한 건 Vanilla Bass의 Cro-magnon meat 앨범에서의 7번 트랙에서였다. Vanilla Bass의 난해하고 종잡을 수 없는 비트에 섞인 그의 목소리와 가사는 너무도 잘 스며들어서 공개곡이란 게 아까울 정도였다.


그에 대해 더 파고들다 결국 Salon을 알게 됐지만 Pentoxic과는 상관없는 얘기이니 여기서 각설하고, Pop Secret이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믹스테잎을 낸 후 Trinitas라는 공개곡을 통해 예고되고 곧 발매된 그의 1집의 느낌은 일단 곡을 듣지 않았을 때 처음 떠오른 생각은 '성급하다'였다. 물론 그 전 몇 년간 JA와의 팀 JNPB와 우주선 앨범 참여 등 보여주고 활동한 모습들이 많았지만 왠지 정규앨범을 내기엔 아직 이르단 느낌이 든 건 앞으로 쭉 얘기할 그의 Raw한 랩 스타일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다듬어지지 않은, 어쩌면 불완전한 그의 목소리가 담긴 Pento의 정규 1집 Pentoxic은 그의 랩스타일처럼 앨범 전체가 Raw하다.

이 앨범을 전체적으로 말해주면서 Pento의 스타일인 Raw란 단어는 사실 양날의 검이라 할 수 있다. 한편으론 흥겹고 즐겁고 신선한 느낌을 낼 수도 있지만, 다른 면에서 본다면 부족하고 가벼운 인상을 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펜토가 이 정규앨범에서 자신에게 이로운 칼날의 면을 잘 살렸냐고 묻는다면, "노력했으나 아쉬웠다."가 그 대답이 되겠다.


이 리뷰를 쓰기 전(아주 오래 전)에 Pentoxic에 대한 리뷰들을 다 읽어보았는데 대부분의 리뷰에서 공통적으로 말하는 게 바로 곡 구성이 들쑥날쑥하다는 것이다. 특히 후반으로 갈수록 그런 면이 두드러진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각 트랙의 프로듀서에서 찾을 수 있다. 3번 트랙부터 8번 트랙까지의 프로듀서를 Salon의 또다른 역작 Double Feature에서 호흡을 맞췄던 JA+Aeizoku가 맡고 있단 사실이다. 이미 Double Feature와 그 감독판인 Director's Cut에서 완벽한 듀오를 자랑한 그들 덕인지 초반부는 강렬한 인상의 Gun Rap과 Akeba란 트랙에 이어 전체적으로 Pento가 만든 이미지인 Raw함과 기계, 머신건 랩퍼의 색을 잘 보여주고 있다(3번 트랙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와 5번 트랙 Love Is Key, 그리고 Fu에서 무언가 약간 어긋난 느낌을 받았지만). 물론 펜토가 배치한 트랙들의 산물이 우연의 일치로 이렇게 된 거라면 Pento도 두 프로듀서의 곡들이 다른 색을 보여주면서도 조화를 잘 이룬다는 것을 알아차렸단 뜻일게다.


하나 아쉬운 건, 초반부의 트랙들이 잘 정돈된 듯 하지만 이 비트의 주인인 Pento의 랩은 정작 그 안정된 초반부에서 붕 뜬 듯 하다는 것이다. 

아예 안 맞다는 뜻이 아니라 녹아들긴 했으나 미지근한 피자에 올려진 치즈토핑의 모양처럼 듣기에 약간 불편할 정도로의 느낌을 받았다. 다만 그 아쉬움을 극복할 정도로의 좋은 랩핑과 피쳐링이 있기에 그렇게 큰 불편함은 아니었다. JNPB의 멤버 Ja와 함께 한 인간적인 감성의 Fu, Itch에서 Ugly Goblin으로의 확실한 색깔을 보여준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 Fana 등. 오히려 약세를 보인 건 Verbal Jint인데 대화를 거는 듯 편한 랩핑을 의도한 듯 싶었지만 힘없고 성의없는 듯한 목소리에 감점을 주었다.


반대로 후반부로 갈수록 트랙들의 배치는 의문을 자아내게 하지만 오히려 초반보다는 안정된 느낌을 주는 개성 강한 곡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Raw함의 자신을 향하는 칼날이 보이는 시점은 10번 트랙 When The Lights On에서부터이다. 의도했을 진 몰라도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차가움, 기계, 머신건, 날 것의 이미지를 쭉 투영하다가 갑작스럽게 사랑에 관한 노래들로 채워지는 후반 트랙(그것도 프로듀서가 10번부터 마지막 14번 트랙까지가 전부 다르다. 그게 나쁘단 뜻은 아니지만)들의 앞뒤가 맞지 않는 배치는 날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차라리 Look이나 모르겠어같이 감수성 짙은 트랙은 아예 빼버렸다면 Pentoxic의 완성도에 한 걸음 더 가까이 갔을 법도 하다.

한 가지 아쉬운 와중에 만족한 것은 10번부터의 트랙들은 개별로만 평가한다면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로 프로듀서들과의 조합이 잘 맞았단 것이다. 트렌디하면서도 진부하지 않은 Realdreamer와 함께 한 When The Lights On, 아직은 덜 알려진 Bygone Tomorrow의 사랑노래이면서도 상당히 시크한 Love Machine,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트랙인 Look 등 좋은 느낌을 받으며 앨범을 들을 수 있었다.


Pento는 검을 한 자루 쥐고 있다. 그는 이르지만 완벽함에 가까운 불완전함을 재연하기 위해 그 검을 휘둘렀고 피를 조금 흘리긴 했으나 그 피는 결과적으로 그만의 냄새를 담은 전리품을 장식하게 됐다.


앨범이 나온지 1년이 약간 지난 시점에서 그 후에 Pento가 보여준 모습을 배제하고 철저히 Pentoxic만의 얘기를 하고 싶었으나 정말 어려웠다. 곧 나올 그의 정규 2집 MICROSUIT를 기대하면서 부족한 리뷰를 마친다.

평점 : 7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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