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sh 3를 쓰면서 문득 내가 그간 배운 악기들과 그에 대한 추억들이 확 생각난 적 있는데 기왕 생각이 많아진 지금 미루지 말고 다 써보려고 한다. 내가 처음 배운 악기는 방과 후 교실에서 배우는 바이올린이었는데 사촌에게 빌려서 악기를 익혔다. 그냥 나무부분을 쇄골에 대면 아파서 상당히 엉성한 초록색의 어깨받침(지금 검색해보니 특별한 명칭 없이 그냥 어깨받침이라고 나오는데 쇄골받침이 적절하지 않을까)을 고무줄로 고정시키고 연주했는데 그 땐 어깨받침 없이 연주하는 선생님이 너무 멋져보여서 계속 빼고 연습하다 아파서 포기하였다. 물론 재능따윈 없었으며 연주하는 것보다 활에 송진 발라서 가루 날리고 노는 게 더 좋았다. 구민회관에서 합주를 한 번 한 적도 있었는데, 그 때 현 하나가 갑자기 끊어져서 연주하는 둥 마는 둥 했던 기억이 있다. 재밌는 건 유치원 다닐 때 멜로디언으로 합주를 했는데 하필 호스를 잃어버려서 연주하는 척 하며 눈치를 봤었는데 결국 내 인생에 앞으론 없을 공연 두개를 다 망친 셈이다
바이올린에 관한 최악의 기억은 방과 후 바이올린을 챙겨 집으로 가던 학교 현관 앞에서였다. 실내화를 갈아신고 집에 와 있는데 갑자기 내 집으로 전화가 왔다. 모르는 아줌마였는데 다짜고짜 내 집에 바이올린이 있냐는 거다. 난 당연히 내 바이올린이 있었기에 그렇다고 대답했는데 가서 한번 보라고 했다. 근데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없다고 했더니 거짓말 치지 말라고 내 딸? 바이올린 가져오라고 그렇게 10분을 들볶이다가 전화를 끊고 울었는데 다음날 학교에 가보니 내가 현관에 바이올린을 그냥 두고 갔고 내 집으로 전화를 했던 아줌마의 아이는 그냥 바이올린을 어디 잃어버린 거였다. 아줌마는 아이가 바이올린을 누가 가져간 줄 알고 아이들 모두에게 전화를 하다 내가 당황해서 한 대답을 내가 자기 아이 바이올린을 가져간 걸로 오해해서 그렇게 다그친 거였고. 내 바이올린은 다행히 누군가가 발견해 교무실에 보관해두고 있었고… 이 사건이 어떻게 끝났는지 난 모르는데 아무튼 그 때 너무 충격을 받았었다
그 다음으로 배운 악기는 피아노. 피아노는 그래도 근성으로 오래 배웠는데 뭐 그래봐야 체르니 40번에 하논이 조금 어려워진다고 느낄때쯤 까지만 배워서... 피아노에 관한 안 좋은 기억은 사실 별 거 아닐수도 있는데 내가 연주를 잘 못하니까 선생님이 내 손등을 찰싹 때렸는데 손톱에 손등이 긁혀 길게 벗겨졌었다. 선생님이 걱정스럽게 날 쳐다봤는데 내가 말도 잘 안하고 감정을 드러내는 편도 아니었고 그 때 내가 아파하면 선생님이 더 당황할 것 같아서 아무렇지 않은 척 했었다. 사실 아팠음
플룻도 배웠는데 플룻은 피아노 학원을 옮겨서 배우던 곳에 따로 개인 선생님이 와서 날 가르쳤다. 플룻은 딱히 안 좋은 기억은 없구나. 그냥 선생님이 내 플룻을 어떻게 불고 따라서 불어보라길래 남이 입 댔던 것에 입 대기가 뭐해서 안 보이게 슥 닦고 분 기억, 호흡법을 가르쳐주면서 이렇게 숨을 쉬어야 한다고 자기 배에 손 대보라고 하길래 쭈뼛대던 기억, 놀러 갔다가 학원에 늦게 가서 선생님이 애써 화를 내지 않으려고 조근조근 말하던 기억. 집에 와서 어설프게 천으로 플룻을 닦던 기억도 있고 플룻 조립하면서 어떻게 해야 완전하게 조립될까 하며 끙끙대던 기억도 있는데 지금은 그냥 "플룻"이란 단어가 어감이 좋고 너무 귀엽다는 생각밖에 없다. 플룻 하고 조근조근 사근사근하게 말하면 너무 귀여울 것 같다.
앞으론 기타를 배워보고 싶다. 보컬도. 피아노도 다시 제대로 배우고 싶고 아주 나중에는 혼자 음악도 하고 소규모 일렉트로닉 밴드를 해 보고 싶다(작업할 때만 모이고 끝나면 바로 모르는 사람처럼 헤어지는 그런 밴드)
바이올린에 관한 최악의 기억은 방과 후 바이올린을 챙겨 집으로 가던 학교 현관 앞에서였다. 실내화를 갈아신고 집에 와 있는데 갑자기 내 집으로 전화가 왔다. 모르는 아줌마였는데 다짜고짜 내 집에 바이올린이 있냐는 거다. 난 당연히 내 바이올린이 있었기에 그렇다고 대답했는데 가서 한번 보라고 했다. 근데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없다고 했더니 거짓말 치지 말라고 내 딸? 바이올린 가져오라고 그렇게 10분을 들볶이다가 전화를 끊고 울었는데 다음날 학교에 가보니 내가 현관에 바이올린을 그냥 두고 갔고 내 집으로 전화를 했던 아줌마의 아이는 그냥 바이올린을 어디 잃어버린 거였다. 아줌마는 아이가 바이올린을 누가 가져간 줄 알고 아이들 모두에게 전화를 하다 내가 당황해서 한 대답을 내가 자기 아이 바이올린을 가져간 걸로 오해해서 그렇게 다그친 거였고. 내 바이올린은 다행히 누군가가 발견해 교무실에 보관해두고 있었고… 이 사건이 어떻게 끝났는지 난 모르는데 아무튼 그 때 너무 충격을 받았었다
그 다음으로 배운 악기는 피아노. 피아노는 그래도 근성으로 오래 배웠는데 뭐 그래봐야 체르니 40번에 하논이 조금 어려워진다고 느낄때쯤 까지만 배워서... 피아노에 관한 안 좋은 기억은 사실 별 거 아닐수도 있는데 내가 연주를 잘 못하니까 선생님이 내 손등을 찰싹 때렸는데 손톱에 손등이 긁혀 길게 벗겨졌었다. 선생님이 걱정스럽게 날 쳐다봤는데 내가 말도 잘 안하고 감정을 드러내는 편도 아니었고 그 때 내가 아파하면 선생님이 더 당황할 것 같아서 아무렇지 않은 척 했었다. 사실 아팠음
플룻도 배웠는데 플룻은 피아노 학원을 옮겨서 배우던 곳에 따로 개인 선생님이 와서 날 가르쳤다. 플룻은 딱히 안 좋은 기억은 없구나. 그냥 선생님이 내 플룻을 어떻게 불고 따라서 불어보라길래 남이 입 댔던 것에 입 대기가 뭐해서 안 보이게 슥 닦고 분 기억, 호흡법을 가르쳐주면서 이렇게 숨을 쉬어야 한다고 자기 배에 손 대보라고 하길래 쭈뼛대던 기억, 놀러 갔다가 학원에 늦게 가서 선생님이 애써 화를 내지 않으려고 조근조근 말하던 기억. 집에 와서 어설프게 천으로 플룻을 닦던 기억도 있고 플룻 조립하면서 어떻게 해야 완전하게 조립될까 하며 끙끙대던 기억도 있는데 지금은 그냥 "플룻"이란 단어가 어감이 좋고 너무 귀엽다는 생각밖에 없다. 플룻 하고 조근조근 사근사근하게 말하면 너무 귀여울 것 같다.
앞으론 기타를 배워보고 싶다. 보컬도. 피아노도 다시 제대로 배우고 싶고 아주 나중에는 혼자 음악도 하고 소규모 일렉트로닉 밴드를 해 보고 싶다(작업할 때만 모이고 끝나면 바로 모르는 사람처럼 헤어지는 그런 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