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C랩을 아카펠라로 틀어놓고 리듬을 탈 수 있으신 분?
진짜 간단하게, UMC 랩이 왜 랩의 본질을 잊은
변종인지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 됩니다.
(UMC 본인이 자기가 라임 안쓴다고 했는데도)
자꾸 UMC 라임 없다는데, umc에게도 라임이 있다며 단지 방식이 다르다느니...
토론이 산으로 가는 것 같아서요,
라임, 즉 운율이 있다면 유엠씨 랩을 아카펠라로 듣고 우리는
마치 drum 연주를 들을 때처럼 박자감을 느낄 수 있어야 됩니다.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UMC 가 뭐 각운을 맞췄든 내재율을 맞췄든
UMC는 운율있는 랩을 한 거구요..(그리고 그 때서야 유엠씨는 자기 '방법'에 대한
존중과 동의를 구할 자격이 되는 거구요..)
그렇지 못하다면 UMC는 랩이라 하기 뭣한 그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겁니다..
가령, 동어반복이 라임이 기다 아니다 따지기 이전에
경험적으로(?),
YDG의 가사중 "고무신 거꾸로, 사출화 거꾸로, 휴가 짤렸네 피가 거꾸로 (oh no~)"를
들으며 우린 충분히 바운스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YDG는 가끔씩 라임인지 아닌지 애매한 형태로 가사를 쓸 때가 있지만
1집때부터 쭉 본토랩 처럼 음절의 리듬을 구성해서 아주 좋은 랩을 해왔죠
제가 제목을, UMC 랩은 전혀 박자감이 없다는 듯이 써놨는데
그렇게 일반화 시킬 의도가 있는 건 아닙니다.
어찌됬든
'랩'이라는 음악이 가지는 형식상의 특징(또는 본질)은 특유의 박자감으로
그루브를 뿜어내는 것이지 단지 내용상 사회비판이나 문학적 감수성을 지니면
전부 랩이 되는 건 아니다라는 관점에 동의를 구하는 거죠.
UMC 이번 3집에서 약간 자기 신념에 반대되는 시도를 몇번 한거 같아여
내 스타일 알잖아 에서도, 현재 다른 한국 MC들이 맞추는 그런 '라임'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곳이 조금씩 보이구요.
1집부터 쭉 영어랩에는 라임을 써왔죠.
그래서 저는 UMC는 자기 트랙 내에서 자기가 틀렸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어랩에서 라임이 터지는 부분, 또는 '내스타일 알잖아'에서
라임이 (사실 Tight하다기 보다는 좀 느슨하지만..) 박히는 부분 등과
그렇지 않은 부분에서 UMC의 보컬은 전혀 다른 특징을 보이고 있잖아요..
음악은 음학이 아니야 음악이야~ 그냥 지들끼리 좋은거 들으면 돼
이론 그딴거 필요없고 논쟁하는 자세 그딴거 필요없어~
이런 자세,
이런 자세로 즐겨도 별 문제없는 음악이 있고
그렇지 않은 음악이 있습니다.
힙합은 그렇지 않아요
왜냐면 우리는 '라임'이라는 언어유희를 즐기는 언어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처음 랩이란 것을 들었을 때,
저는 라임이 뭔지도 몰랐고 아웃사이더가 왜 욕먹는 건지 모른 채로
아웃사이더 빠른 랩 나오면 막 신기해서 감탄하며 듣고 그랬었습니다.
빠르게 많은양의 가사를 소화하는거, 되게 신기해요 솔직히
그리고 전 몇년 전 쯤에는 랩이 정말로 빨리해야 되는 건줄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라임을 즐기는 문화권이 아니기 때문에
랩에 대한 이런 식의 오해는 힙합 마니아들끼리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흔합니다. 흔한게 아니라 그냥 보편적이죠..
그런 상황에서 그냥 '듣기 좋으니까', '내가 듣기 좋고 목소리가 좋으니까'
'내가 듣기에 내 마음을 움직여 줬으니까' UMC에게 지지를 보내고 사랑을 보내고...
이러면 지금까지 라임 맞추며 랩해온 사람들은 뭐가 되는 건데요?
UMC가 라임을 버리고 표현력을 늘려서 랩을 했을 때,
UMC처럼 '쉬운 길'로 갈 수 있었을 수도 있었지만
제대로된 문장도 완성 시키지 못하면서 짜장 복장 라임 지켜가며
랩해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UMC가 "학교 육교 우심실 좌심실... 그딴게 말이 된다고 보냐?"고 되려
라임 맞추느라 표현력이 약해진 쪽을 꾸짖을(?) 때
그래도 꿋꿋히 랩엔 라임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있었으니
지금의 우리말 랩 결과물들이 있을 수 있었던 것 아닌가요?
전 그 과정을 쭉 지켜봐온 골수 매니아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그리고 사실 라임 맞추는 게 그렇게 어렵다고도 생각은 안하지만
짧게 10년, 길게 20년 정도의 한국힙합 역사에서 옛날의 결과물들과
지금의 결과물들을 비교만해도 알 수 있는 것은
'산도 뽀또!'하던 랩에서 jazzyfact에서의 빈지노의 유려한 랩으로 발전하기까지
10여년의 시간이 걸렸다는 거죠..
제가 이런 말 할 자격이 있는 힙합 매니아는 아니지만,
결국 우리말 랩은 마치 인류가 과학적 지식을 축적해온 것처럼,
앞선 세대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새로운 결과물을 내면서 축적해온 역사라는 거죠...
(뭐.. 이렇게 말해버리면 라임? 어쩌고를 논쟁하면서
패러다임이라는 용어를 도입했던 게 모순이 되긴 하지만..)
이런 측면에서, UMC는 그런 우리말 랩의 발전의 역사의 줄기에서 완전히 떨어져나온
섬 같은 존재인데, 그에게 '1세대에게 보내는 존중'이 똑같이 적용된다는 건 모순 아닙니까?
랩의 본질이 '문학적 감수성과 표현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음악적 리듬감'에 있는 것이라면
UMC의 결과물은 높은 평가를 받지 않아야 맞는 거 아닌가요?
아까도 UMC 글 쓰려다가 지겨워서 말았는데
이번엔
'난 목소리 땜에 VJ 싫고 UMC 좋아! 논쟁할 생각 없음 ^^ 걍 좋다는 거" 하는 식의
글이 올라와버려서 걍 확 싸질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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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t ya hands in the air, just like we don't care 라는 식의 랩이 있다고 해봅시다(이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ㅎ) 여기서 우리가 air, care의 리듬배치에 집중하고, air가 스네어에 care가 킥에 박힐 때 쾌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air와 care가 라임으로서 짝을 이룸을 알고있기 때문이죠. ('알고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에 대한 근거는 힙합 매니아 대부분이 공유하는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라임'이 뭔지도 몰랐을 때와 알게 되었을 때 같은 랩이 다르게 들리는 경험을 해보셨을 테죠..)
라임이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일단 '발음의 유사성(그리고 시간상 동일한 강세?)'을 추구한다는 측면이 있고, '각운'으로서 문장의 끝이나 단어의 뒷쪽이 라임을 이루는 부분이 된다는 특징이 있죠, 발음의 유사성이라는 측면 때문에 우리는 한 쌍의 rhyme을 이루는 두 단어가 시간적으로 어디에 '박히는'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각운'이라는 특징은 드럼 비트 자체가 강세가 뒤에 오는 흑인음악과의 특성과 부합한다고 볼 수 있구요.
다시 위의 문장으로 돌아가면, 우리가 Put ya hands in the air, just like we don't care라는 랩을 들으며 그루브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첫 째 발음의 유사성으로 인해 air와 care가 Rhyme으로 의도된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고, 둘 째 발음의 유사성으로 인해 air와 care가 '박히는' 리듬이 어딘지를 알 수 있는 가운데 air는 스네어에 박히고 care는 킥에 박힌 변칙을 감지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죠.
이미 누구나 다 알거나, 알만한 분은 저보다 분명 더 잘 알 만한 그런 사실을 다시 나열한 것은, 이러한 요소로 인해서 rhyme을 통해 리듬감을 형성하는 방법이라는 것이 유엠씨가 추구하는 모종의 방법보다 훨씬 정교한 리듬 배치를 이루어낼 수 있다는 걸 설명하기 위해서입니다.
유엠씨가 '라임'을 버렸냐 안버렸냐 하는 식의 논쟁은 라임 개념이 우리말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모호해져버리기 때문에 끝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 분명히 해둘 수 있는 것은 유엠씨는 적어도 '발음의 유사성(유사한 발음의 반복)'을 추구하지는 않는다는 것일 겁니다. 그래서 유엠씨의랩은 적어도 그 소리 상으로는 '규칙성'이 극대화 되지 못하고, 따라서 드럼과는 독립된 나름의 리듬을 만들어내기 어렵고, 그래서 그 나름의 리듬과 본래 드럼리듬의 조화를 통해 변칙을주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는 거죠. 유엠씨가 최소한의 리듬감도 지니지 않은 그 무언가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의 방법으로는 드럼의 킥과 스네어 그리고 그 사이의 시간적 공간을 공략할 방법이 없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요..
"시간과 정성을 투자해 그의 음악을 진중하게 감상해보면 실은 씬에 널리 보급된 라임
방법론과 크게 다를바가 없다는걸 느낄수 있을겁니다" 라고, 유엠씨의 결과물에 대한 이해도의 차이를 지적하신다면 제가 한 발짝 물러날 수 밖에 없겠네요, 저는 유엠씨 매니아는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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