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글을 첨 써봐서 수정이 안되는지 몰랐어요...
그래서 새로 글 썼어요.
이전 글 읽으신 분들은 제가 줄로 표시해 뒀으니 거기서부터 읽으심 돼요!
관심과 위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자랑하려고 글 쓴다고 하신 분들 많이 계신데...
제가 글을 끝까지 안써서...그렇게 느껴지셨나봐요...
아니면 제 미숙한 글솜씨 때문이겠죠.?
아마 이 글 읽으시면 그게 아니라는 거 느끼실 수 있으실거에요..
제가 글을 잘 못쓰더라도, 진심은 통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크리스마스인데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좋은 밤 되세요^^
여러분의 위로에 정말 큰 감동 받았어요.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혼자이지만 즐거운 크리스마스 될 것 같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
아 그리구 스압주의하세요... 엄청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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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글 처음써봐요 . 눈팅만 했거든요 이제까지.
그냥 여기에 이런것 저런것 다들 털어놓으시는 것 같아서 그냥... 저도 느낀 바가 있어 글을 쓰게 됐네요.
그냥 반말할게요. 존대말로 하면 좀 더 허심탄회하지 않을 것 같아서.
중간중간 제 자랑 좀 많이 있어요. 자랑하려고 그러는게 아니라, 글을 전개하다 보니 쓰게 됐어요.
절대 자랑하려고 쓴 글 아니니 둥글게 둥글게 생각해주시면 감사할게요...^^;
나는 어렸을때부터 딱히 외모에 관심이 있지는 않았다.
여중 여고를 나오고 과외를 하다 보니 누군가의 시선에 나의 외면이 어떻게 비춰질지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외부세계와의 상호작용을 거의 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집 학교 독서실 집 학교 독서실...이런 생활이 무한히 반복됐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딱히 눈에 띄는 학생은 아니었다. 조용한 편이었기 때문이다.
여자들의 사회에서 잘 적응하는 성격이었다면 외모에 신경쓰는 것에 관심을 더 두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쉽게도 내 성격은 그렇지 않았고, 내 주위에 있는 친구들도 그냥 공부만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었다.
그리고 공부를 하느라 친구를 많이 못사귄 것도 한몫 했다.
난 그냥 공부를 잘했고, 책읽는걸 굉장히 좋아했다.
책을 읽고 나만의 철학을 쌓아 나가는 게 너무 좋았고, 그래서 나이드는 것이 정말 기대가 됐다.
내가 나이먹으면서 지금보다 훨씬 많은 책을 읽고, 그것에 대해 생각하면서 어떻게 나만의 인생철학을 완성해 나갈지가 기대됐다.
그시절의 나에게는 다만 나의 자아를 어떻게 실현할지, 어떻게하면 좀 더 멋지고 나은 내가 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심 대상이었고, 그래서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학창시절에 열심히 공부한 결과, 나는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대학교에 붙고 나서, 처음으로 렌즈도 맞추고 화장법도 배우게 됐다.
입학할 때 즈음, 나는 많이 예뻐졌다. 안경을 벗은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고,
원래도 뚱뚱하진 않았지만 다이어트를 통해 날씬해졌다.
그리고 원래 긴생머리를 유지했기 때문에, 긴 머리에 굵은 웨이브를 넣어서
성숙한 헤어스타일을 완성했다. .
그리고 패션을 전공하는 언니가 있었기 때문에 가방과 옷,신발 모두 언니것을 빌려쓸 수 있었다. 그건 나의 외모를 한층 돋보이게 만들어 주었다.
그래도 나는 원래 나의 외모에 대해 그렇게 큰 비중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나도 꾸미면 예쁘구나, 라는 생각이었지
이것이 타인의 평가를 바꿀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OT 및 MT를 통해 학교 생활을 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좋은 대학이다 보니 여학생들의 외모가 그렇게 뛰어나진 않았고,
그래서 나는 남자선배들의 주목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그 당시엔 몰랐다.)
입학하고 1학년에서 내가 제일 예쁘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렇게 큰 감흥은 없었다.
선배들이 많은 관심을 준것도, 그때는 내가 예뻐서 라기 보다는 그냥 1학년 이니까 라는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학창시절엔 이성에게 외모 평가를 받을 일이 없었고(여중여고에 과외.. 남자라는 생물은 내주변에 없었다.)
그래서 대학교 올라와서 이성과의 상호작용을 처음 하다보니 당연히 그런 건줄 알았다.
내가 만약에 외모에 대해서 더 관심이 있었다면 그 당시에 주목받지 못하는 다른 친구들이 많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그렇게 1학년을 보내다가 내가 원래 원했던 다른 대학을 가기 위해서 반수를 하게 되었다.
반수 할까말까를 고민하면서 너무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 여름방학동안 살이 20kg 가까이 쪘다.
살이 찌면서 피부도 나빠지고, 가지고 있던 예쁜 옷과 신발도 맞지 않았다.(살이 찌니까 발까지 쪄서 원래 신발을 신을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수험생이다 보니 꾸미는 건 상상할수도 없었다.
그냥 쌩얼로 다니고 피부관리도 받지 못했고, 공부한답시고 머리도 싹뚝 잘라서 올백으로 묶고 다녔다.
당연히 나는 못생겨졌다. 피부나 옷차림은 고사하고 살이 20kg이 쪘는데 예쁠수가, 아니 평범할수도 없었다. 그냥 난 못생겨졌다.
그런데
못생긴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게 이렇게 힘든건지 나는 처음 알았다.
재수학원을 다녔는데, 재수학원 아이들은 공부를 하면서도 꾸밀건 꾸미고 다녔다.
난 그냥 공부만 열심히 하자, 라고 생각하고 고등학생때처럼 다녔다.
고등학생땐 그냥 다들 그렇게 다니는 게 자연스러웠기 때문에 때문에 난 그것만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재수학원은 사회였다.
내가 지나가면 자기들끼리 내 뒷담화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쟤좀봐... 아 진짜 나같으면 세상살기 싫겠다."
이런 소리는 정말 거짓말 없이 30번은 족히 들었다.
또, 난 탑클래스 반이었는데, 항상 내 뒤에는"하느님은 공평하다"라는 말이 따라다녔다.
"공부잘하면 뭐하냐, 저렇게 못생겼는데. 공부잘하는거랑 외모중에 선택하라면 난 그냥 외모 할래 "
이런 말을 내 앞에서 하는 아이들이 너무나 많았다.
내가 더 충격받은 사실은,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지탄받을 일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외모로 사람을 공격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는 것, 그리고 그런 행동을 비난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나에게는 충격이었다.
오히려 내 외모가 못난 것은 당연히 비난받아 마땅한 것이었다.
반수하기 전까지 나는 외모에 대해서 별 생각이 없었다.
외모가 예쁘거나 못생긴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건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그런데 내가 예쁜 입장이어서 몰랐던 것 뿐이었다.
그냥 사회와의 상호작용을 시작할 때 부터 예뻤기 때문에, 그냥 그게 당연한건줄 알았다.
막상 내가 못생긴 입장이 되어보니, 사회는 외모에 대해서 정말 냉혹한 곳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학원을 다닐 때, 우리반에서 수학을 제일 잘하는 아이에게 수학 문제를 물어본 적이 있었다.
분명히 그 아이가 다른 여자애들에게 친절하게 알려 주는 것을 여러번 봤기 때문에, 나도 물어봤다.
그때 그 아이의 시선을 나는 지금도 잊을수가 없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 아이의 마음이 읽혀졌다.
' 뭐야 이 돼지는. 눈꼴사납게'
정말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 아이는 내가 물어본 문제를 보더니 1초만에 " 나 이거 몰라. 니가 풀어."
이렇게 말하고는 자기 친구들과 낄낄대며 사라졌다.
나는 벙쪘다.
그 일은 내 마음에 너무 큰 상처를 줘서 그날 하루 종일 난 멍하니 있었다. 공부는 하나도 안됐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보니 결국 공부에 집중하기도 어려웠고, 나는 반수를 실패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학교에 돌아와서도 이런 일은 계속됐다.
나는 선배와 동기들이 못알아볼정도로 변했다.
당연히 학교 행사에서 나는 들러리에 불과했고,
예전에 나에게 엄청난 관심을 주던 선배들은 나에게 일말의 관심조차 주지않았다.
동기들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예전에 예뻤기 때문에, 다들 나를 시기하고 질투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여자들의 사회에서 그렇게 눈치가 빠른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나 혼자 몰랐던 것이다.
후에 동기 한명이 말해주길, 1학년때 여자 동기들은 나를 추종하던 아이들과 시기하던 아이들, 두 부류로 나뉘었었다고 한다.
당연히 시기하던 아이들이 더 많았는데 그냥 나 혼자 멍청이같이 좋은 동기들 착한 동기들 이러고 있었다는 거다.
나의 변한 모습을 보고 그 아이들은 나에게 상처되는 말을 너무나 쉽게 내뱉었고, 또 자기들끼리 나를 웃음거리로 삼았다.
"00야~ 너 왜 이렇게 변했니~? 어떡하니 너~?"이런식으로 날 걱정하는 투로 말 했지만 속마음이 다 읽혀졌다.
그들은 나를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나의 변화를 너무나 고소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렇게 상처를 받다 보니, 점차적으로 나는 학교생활에 참여하지 않고 그냥 아싸로 지내게 됐다.
사회는 뚱뚱하고 못생긴 사람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준다.
하다못해 커피숍을 가더라도 직원이 대하는 게 다르다.
주위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에도 예쁜 사람에겐 친절하지만, 뚱뚱하고 못생긴 사람에게는 냉정하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실제 사람들이 행동하는 것 보다도 내 자신이 가지게 되는 피해의식이다.
이사람은 또 나를 어떻게 상처줄까, 라는 생각이 나의 무의식에 있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려워진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어떤 말을 할 때,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수가 없다.
어떤 말을 하더라도 그것이 내 피해의식을 통해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 뚱뚱하고 못생긴 상태로 살다보니, 오로지 외모에만 관심을 쏟게 됐다.
예전에는 책을 많이 읽고 내면을 가꾸는 것에 심취했었는데
못생긴 상태에서는 이 모든 것들이 나의 외모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오로지 내 외모 탓을 하고,
어떻게 하면 예뻐질까 라는 생각만 하게 됐다.
또, 내 자신에게 자신이 없어졌다. 그래서 비싼 옷들과 명품백, 명품 신발로 도배를 하고 다녔다.
그렇게 하면 내 외면이 좀 더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명품을 사고, 그걸 걸치고 다니면 잠깐은 욕심이 채워졌지만 곧 공허해졌다.
명품을 더 사면 이 공허함을 채울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또 명품을 사고... 이런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런 상태가 유지된지 2년여가 다 되어갔다. 이제는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정말 필생의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이제까지 다이어트를 정말 많이 했지만, 매번 식욕때문에 좌절했었는데,
이게 해결되지 않으면 내 삶은 여기서 끝이라는 생각으로 마지막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매일 닭가슴살과 고구마, 토마토만 먹고 하루에 4시간씩 파워워킹을했다.
그 당시에는 어떻게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하니 살이 쑥쑥 빠졌다.
그렇게 겨울방학을 보내고 나니 , 드디어 내 몸무게는 원상태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렇게 거대한 살이 빠지다 보니 원랜 쌍커풀이 있는듯 마는 듯 했는데 쌍커풀이 진하게 생겼다.
그런데 나의 외모 욕심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동안 못생긴 상태에서 내 무의식을 차지한 것은 오로지 더 예뻐져야겠다는 생각 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건 살이 빠지고 쌍커풀이 생긴 뒤에도 계속됐다.
예전엔 화장을 잘 못해서 그냥 비비만 바르는 정도였는데, 블로그를 뒤지면서 화장법을 배우고
백화점에서 열리는 강좌에도 나갔다.
그렇게 나의 화장법은 나날이 늘어갔고, 거의 성형술에 맞먹는 변화를 가져왔다.
그리고 3월이 되었다. 나는 화려한 모습으로 다시 부활했다.
남자 선배들은 물론 후배들도 앞다투어 나에게 관심을 보였다.
길거리를 가다가 번호를 물어보는 사람도 많았고, 친구를 따라 간 클럽에서 나는 여왕대접을 받았다.
온 세상이 내 마음대로였다.
이렇게 된 건 모두 다 오로지 내 외모때문이었다.
나는 날이 가면 갈수록 더욱 더 내 외모에 투자하게 되었다.
아빠 친구분이 하시는 성형외과에도 가게 되었다. 선생님은 내가 여기서 뭘 건드리면 균형을 잃기 때문에 건드리지 말라고 하셨지만,
나는 끝끝내 고집해서 애교살 시술과 턱 보톡스 시술을 받았다.
약간은 인조미가 더해졌지만 그래도 더 예뻐졌다.
그리고 피부과 관리도 정기적으로 받았다.
예전엔 화장품에도 관심이 없었는데, 이제 각종 화장품을 알아보고, 구매하고 백화점 단골이 되는 경지에 올랐다.
나날이 가면 갈수록 예뻐지고, 그러면서 내 주위에는 많은 수의 남자들이 있게 되었다.
그들은 내가 원하는 건 모든 걸 다 해줄 것 같았다.
그런데, 그런 게 계속되다 보니, 사람의 마음이 하찮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그저 내 어장의 물고기에 불과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어도, 언제 또 더 나은사람이 생길 지 모르니까 그냥 놔두자, 물고기처럼.
이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가볍게 대했다.
엄마가 자라고 하시네요....ㅠㅠ 좀 있다 엄마 주무시면 다시 쓸게요
그리고 엔딩은 새드엔딩이에요 전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런 얘기나 쓰고 있으니 솔로 인증이네요.
ASKY...
여기서부터 새로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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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가면 갈수록 예뻐지고, 그러면서 내 주위에는 많은 수의 남자들이 있게 되었다.
그들은 내가 원하는 건 모든 걸 다 해줄 것 같았다.
그런데, 그런 게 계속되다 보니, 사람의 마음이 하찮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그저 내 어장의 물고기에 불과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어도, 언제 또 더 나은사람이 생길 지 모르니까 그냥 놔두자, 물고기처럼.
이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가볍게 대했다.
제일 처음에는 그게 너무 좋았다.
나에게 선택권이 있고, 모든 남자들은 나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나에게 모든 걸 해주는구나.
내가 예쁘니까 이런것도 받는구나.
이런대우도 받다니, 나,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
정말 이제와서 말하긴 창피하지만 실제로 이런 생각을 했었다.
어떤 남자에게 무엇을 받고 어떤 대우를 받느냐가 나의 미모를 확인시켜 준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나의 존재가치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러한 미모를 확인하는 것이 나의 큰 즐거움이었다.
이 사람이 이정도로 나에게 잘 해 주는 것은 내가 그만큼 아름답기 때문이지. 라는 생각만이 들었다.
나는 당연히 진심으로 사람을 대할 수 없었다.
사람들이 나에게 주는 마음은 단지 나의 아름다움과 권력을 확인하는 도구에 불과했다.
그 땐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에 대한 생각 자체가 없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갔다.
나는 여전히 그 상태 그대로였다.
어느정도 기간이 지나면, 내 주변에 있던 나에게 잘해주던 남자들은 나의 반응에 지쳐서 떠나갔다.
난 아무렇지 않았다. 어차피 새로운 남자들이 또 올테니까.
그런데, 그런 생활 속에서 어느날 문득, 공허함이 느껴졌다.
내가 지금 뭐하고있는거지.
이게 과연 행복인가?
라는 생각이 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난 점점 멍청해지고 있었다.
어릴적부터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해왔던 나의 인지구조는 어느새 단순해져 있었다.
나는 그 긴 나날동안 나의 아름다움을 확인하는 행위만을 지속하고 있었다.
나는 나의 존재가치를 미모에 두었고, 오로지 그것을 위해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고 좋은 대우를 받는 것은 분명히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것을 목적으로 삶을 살아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때부터 나는 나의 지난 삶을 되돌아 보게 됐다.
나는 반수를 끝마친 그 순간부터 오로지 외모를 목적으로 삶을 살아왔었다.
못생겼을때는 예뻐지기 위해서, 예뻐진 후에는 나의 미모를 확인하고, 그래서 더 예뻐지기 위해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었다.
어느날 갑자기 내가 사고라도 당해서 안예뻐진다면? 아니면 늙는다면?
그럼 나의 존재가치는 사라지는 거잖아.
뭐 이런게 다있어. 내 자신이 너무 한심했다.
애당초 이런걸 내 삶의 목적으로 삼은 내 자신이 정말 부끄러웠다.
왜 외모가 삶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되는가? 에 대한 논리적 설명을 하기엔 내 자질이 너무 부족하여 그 설명을 다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다만 나에게 있어서 그 이유를 대라고 한다면, 난 그냥, 그냥 내가 느낀 바가 그랬다.
벗기면 한꺼풀 거죽에 불과한 것을 위해 내 삶을 살아가는 것은 너무 무의미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태껏 세상을 살면서 느낀 것을 되돌아보니,
나에게 감동을 줬던 건 외모가 아니라 내면의 무언가였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자 했던 적이 있었다. 학창시절과 대학교 1학년 때.
그런데 그 후로 외모에 대한 차별과 특별대우 두가지 모두 느끼면서 외모가 정말 많은 것을 결정짓는다는 것을 알았고,
그 경험이 너무나 상반되다 보니 외모가 모든것이다. 라는 생각에 빠지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것은 단지 나의 책임이 아니었다. 내 자신에게 물론 많은 잘못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회 구조 자체에도 큰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나의 내면은 바뀐 것이 없었지만 오로지 외모에 의해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
우리 사회가 정말 많은 것을 단지 외모를 통해 판단한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나 또한 외모지상주의의 늪에 빠져버렸던 것이다.
이렇게 많은 것을 느끼면서, 나는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것을 실천에 옮겼다.
우선 정기적으로 다니던 피부과를 끊었다. 뾰루지 좀 난다고 해서 죽는것도 아닌데.
그리고 밖에 나갈때면 풀메이크업을 했던 것을 기본 화장만 하는 것으로 바꿨다.
또, 나 자신과 약속하기를 이제부턴 명품 백과 구두를 사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도저히 팔 수 없는, 내가 아끼는 것 몇개를 제외하고는 처분했다.
백과 구두까지 처분하고 나니, 뭔가 내가 정말 변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솔직히 좀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그 백과 구두는 단지 물건이 아니라, 내가 더 잘보이기 위한 욕망이 투영된 것이었기 때문에
그것을 처분함으로써 나의 욕망도 처분된듯한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가지,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고등학생때 까진 적어도 일주일에 두세권씩을 책을 보던 나인데,
안여돼 취급 받으며 살던 2년과 여왕벌처럼 살던 지난 1년간 책 읽은걸 세어보니 두손가락에 꼽혔다.
그래서 시험기간에도 전공과목과 관련된 서적을 읽고, 방학한 지금은 거의 도서관에 살고 있다.
이렇게 나의 삶의 방향을 튼지 두달정도가 되어 간다.
이제 어느정도 적응이 되고, 이런 삶을 통해 행복을 얻고 있다.
그 전까지는 밖에 나갈때도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며 오늘 상태는 어떤지, 전전긍긍하던 나인데,
솔직히 지금도 완전히 신경 안쓰이는 건 아니지만 이제 그래도 나의 내면에 집중하게 되었다.
나의 내면을 가꾸어 나가고, 그 과정에서 내가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며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비록 예전과 100% 같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러한 과정을 겪고 그 과정에서 내면을 중시하는 삶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이유를 깨달았기 때문에
그것은 그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사회에 만연한 외모 지상주의에 대해 나 하나만이라도 반기를 들 수 있는 자신이 생겼다.
예전처럼 외모가 뛰어나거나,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들을 내 주변에 두면서 즐거워 하는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게 되었다.
이제 이성을 볼 때에는 내면을 보게 될 것 같다.
외모가 아니라 그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 그리고 나와 교감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일지, 기대가 된다.
(물론 아직 안생겼다....)
그렇다고 해서 이 글이 외모 지상주의 결사반대! 를 주장하는 글은 아니다.
그저 나의 사례를 통해서 비슷한 상처를 가지고 있는 분들과 함께 아픔을 공유하고 공감하기 위해 쓴 글이다.
그리고 나의 이러한 부끄러운 과거를 반성하면서,
외모에 대한 사람들의 가치관에 대해 조금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쓴 글이기도 하고...
정말 프라이빗한 글인데, 남의 이야기를 여기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그리고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은 더욱 감사하구요.
타인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 덕분에 세상이 살만하지 않나 싶어요.
이런 상처 가득한 이야기, 누가 궁금해 할까 싶었는데
읽어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다들 메리 크리스마스 되시길~ 굿밤하셔용^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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