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o 2019.8 <Endless Eight> tracklist
1. Kiefer - Memories of U
2. Emily King - Remind Me
3. Pat Lok - Don't Think
4. Yeasayer - Ecstatic Baby
5. Absofacto - Dissolve
6. Tuxedo - Toast 2 Us
7. Ol' Burger Beats - Touch You
8. The Japanese House - f a r a w a y
원래는 안 하려고 했는데 그냥 다시 만듦….
벌써부터 더운데 8월에는 이 더위가 끝나지 않을 것처럼만 느껴질 것 같아서 Endless Eight. 제목은 스즈미야 하루히의 폭주에 수록된 에피소드에서 따왔다. 커버는 숫자 8을 눕혀두거나 세워서 심플하게 해볼까 했는데 그럼 너무 뻔하잖아(feat. okasian)… 뭐 그래서 괜찮은 것 없을까 생각하다가 다른 마땅한 그림이나 사진도 없고 해서 내가 찍은 사진으로 결정함(절대 ㅇㅅ님 댓글이 신경쓰여서 그런 것 아님). 기타 후보가 두세개 정도 더 있었는데 최종적으로 신호등 사진으로 낙점됐다.
원래 사진에 뭐 보정하고 그런 거 안 좋아하는데 그냥 쌩 감성이 담긴 사진을 막상 커버로 하려니 음… 싶어서… 보정을 좀 했읍니다.
음… 사람의 마음이란 걸 모 아니면 도, 이다 기다, 옳다 그르다, 흑백으로 나눌 수 없는 건 아주 명확한 사실이다. 그런 마음 중에 기본적으로 사랑을 테마로 잡고 슬픈 곡-좋은 곡-슬픈 곡-… 순으로 배치했는데, 되도록이면 딱 나뉠 수 없는 모호한 감정선이 있는 곡들을 골라봤다. 그게 아니라도 어쨌든 곡 자체가 어떤 아이러니를 갖고 있는 것들을 골랐다. 가령 3번 트랙 Don't Think 같은 경우는 '난 존나 혼란스럽고 네 생각 안 하면서 내 원래 모습대로 살고 싶어'라는 내용인데 멜로디만 들으면 생각읎이 내적댄스 추기 딱 좋은 노래임.
뭐 그래도 굳이 정의해보자면 새드송으로 시작해서 해피송으로 끝나는데 이 뒤에 또 다른 새드송 그리고 해피송이 끝없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그런 걸 암시하고 싶었다. 살아가는 이상 이어지고 반복될 사랑이라는 감정과 느낌, 경험들. 이게 무한과 관련된 첫 번째 기믹이고 두 번째는 트랙 숫자가 8개라는 점! 뭐 8~9개 정도가 한번 듣기 적당한 플레잉타임이기도 하고…
마지막은 원래 월말쯤에 다음달 꺼 공개하는 게 원칙이었는데 8월 8일에 업로드하는 것. 8시 8분이면 더 좋았겠지만…
날씨도 덥고 습해서 이젠 느릿느릿한 곡보단 어느 정도 리듬감 있고 캐치한 멜로디나 포인트가 있는 곡들이 땡겨서 그런 것들로 골라봤다.
1. Kiefer - Memories of U
본명 Kiefer Shackelford. LA를 베이스로 활동하는 재즈 키보디스트인데 소속 레이블이 Stone Throw인 것만으로 재즈와 힙합을 결합한 비트메이커구나 하고 쉽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그렇게 생각할 것만도 아닌 게 그의 음악은 재즈도 아니고 힙합이나 비트도 아닌 그만의 독보적인 음악이기 때문이다. 뮤지션 본인도 본인을 둘 중 하나의 범주에 들어가기 원하지 않고 그만큼이나 그의 음악은 고립되었으면서 재즈와 힙합, 혹은 비트씬 사이의 교량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다. 편하고 쉽게 듣기 좋은 음악이지만 곰곰히 듣다 보면 이런 장르의 결합을 어떻게 완성해냈을까? 싶은 생각이 들게 되고… 소름까지 느껴질 정도로 좋다. 창조만큼 천재적이진 않지만 천재만큼 똑똑한 뮤지션이다. 아무튼 이 곡은 명목상 '새드송'의 범주에 들어가긴 하는데 그런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한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들고 시작으로 좋은 곡 같아서 픽.
2. Emily King - Remind Me
"You remind me of something, Something that I used to feel myself"
뉴욕 태생의 1985년생 싱어 송 라이터. 뮤지션 듀오였던 부모님의 DNA를 이어 2004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활동 경력에 비해 결과물이 그렇게 많지 않고 정규 발매 텀이 상당히 긴 편인데 그만큼 음악에 있어 완벽을 기하는구나, 싶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그녀의 모든 음악들은 지나칠 정도로 정교하고 아름답다. 원래는 <The Switch(2015)> 앨범의 [Distance]를 넣을까 했는데 요새 너무 많이 듣기도 했고ㅋㅋㅋ 좀 잘 알려진 곡 같아서 그 다음으로 좋은 곡을 넣었다. Distance도 정말 좋은 곡이고 사실 이번 믹테 테마에 더 맞는데 뭐… 아무튼 이 곡도 좋음.
3. Pat Lok - Don't Think
"Every mistake I make there is always so much pleasure"
이번 EP로 처음 접하게 된 뮤지션. 뱅쿠버에 거주하고 하우스나 훵크, 디스코와 일렉트로니카를 다룬다는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정보가 없고… 아무튼 좋아서 넣음. 곡이 수록된 <Corazon EP(2019)> 앨범 자체가 다 좋으니 한번 췍 해보시길.
4. Yeasayer - Ecstatic Baby
"I'm spinnin' circles, jumpin' over the moon"
뉴욕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시작한 엑스페리멘탈 락 밴드. 이름부터가 긍정 에너지 넘칠 것 같은데 이 곡이 수록된 앨범만 들어서 전체적으로 그런 분위기의 음악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곡이 수록된 앨범도 전곡이 다 나쁘지 않거나 괜찮은 편이고 이 트랙 같은 경우에는 듣다가 몇 번 울컥할 정도로 분위기 자체가 너무 좋아서…(울음 포인트 : 선선한 오후에 시원한 바람 맞고 걸으면서 노래 듣기). 가사를 모를 때 대충 들리는 키워드 주워 들으며 '이런 곡이겠구나' 하면서 생각한 게 맞을 정도로 곡의 구성이 좀 좋음. 아무튼 좋음!
5. Absofacto - Dissolve
"I just wanted you to watch me dissolve, slowly"
뮤지션 Jonathan Visger의 솔로 프로젝트. 눈에 띄는 활발한 활동은 없지만 살아 있구나 싶을 정도의 텀으로 싱글이나 EP를 발매 중. 이 곡은 트위터에서 틱톡 영상 공유하는 거 보다가 어떤 영상 보고 '어 이거 뭐지?!' 해서 들리는 가사 검색해보고 알게 된 곡인데 뮤지션 본인은 틱톡에 편승하는 인기 자체에 만족하는 것 같지만 그런 BGM 같은 걸로 소비되기엔 너무 좋은 음악이라 좀 아쉽다. 전체적으로 Hippo Campus가 생각나는 곡 구성에 보컬 톤인데 거기에 내가 좋아하는 아랍풍? 동양풍? 단조? 분위기가 끼얹어져서 더 좋은 곡…. 아 하여튼 너무 좋음…. 마냥 처지지 않는 분위기에 적당히 비관하는 곡이라 더 좋다. 가장 좋은 건 발음을 이용해서 곡을 구성하는 방식을 이용한 것인데 가령 'pool full of your love'라는 부분의, 비슷한 발음을 이용해 매끄럽게 곡을 이어지게 들리도록 하는 방법이 참 좋았다. 목소리가 단순히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님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서.
6. Tuxedo - Toast 2 Us
"I know it’s hard sometimes to read between the lines and recognize those white lies from the truth"
아직도 [Do It]을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이 남아 있다. Mayer Hawthorne과 Jake One의 단발성 프로젝트일 줄 알았는데 이렇게 롱런하고 지속적으로 좋은 음악을 뽑아낸다는 게 참 놀라운 일이다. 이번 앨범은 1집의 방향성으로 조금 회귀한 느낌인데 가령 [You & Me]는 [Do It]의 느낌이 강하게 날 정도. 훵크 & 디스코 장르 자체의 또렷한 색채 때문에 기억에 남는 멜로디가 없고 그게 그거 같다는 느낌은 들지만 일단 음악 자체가 신나서 최소한 지루한 감이 없다는 건 좋다.
toast가 좀 부정적인 의미로만 쓰이는 줄 알았는데 toast to~는 건배하자는 의미라네. 영어 뭡니까
7. Ol' Burger Beats - Touch You
노르웨이 출신 프로듀서. 재즈 위주 베이스의 샘플링 작법을 선호하는 음악가. 샘플링과 루핑 자체가 요즘에서는 듣기 힘든데 참 반갑다 ㅠ.ㅠ 예전에는 좀 더 다양하게 변주되는 음악이 많이 고팠는데 요샌 오히려 반대가 되네. 이게 추억팔이라는 것인가
아무튼 커버만 보고 오 뭐지… 쩌는 여성래퍼인가 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뭐 다른 점에서 좋았으니 메데타시*2인지 xd
8. The Japanese House - f a r a w a y
"Wherever you are: I'm with you from afar"
본명 Amber Bain, 95년생 영국 출신. 일본집이라는 이름은 케이트 윈슬렛이 소유했던 영국 콘월의 집에서 영감을 받아 지었다고 한다. 그래요… 그렇군요…. 곡이 수록된 <Good at Falling>은 그녀의 첫 번째 정규로써 앨범 느낌은 음… 괜찮음. 별로다 싶은데 의외로 괜찮다는 느낌을 주는 곡들이 많았다. 이 곡은 몽환적인 분위기와 모호하고 우주로 가는 가사 느낌이 좋아서 가장 좋게 들었던 곡이다.
'Matchbox > of the Moonth' 카테고리의 다른 글
midnight moon music 2019.10 (0) | 2019.09.27 |
---|---|
월간 오선지 2019.9 (3) | 2019.08.24 |
월간 오선지 2019.7 (4) | 2019.06.20 |
월간 오선지 2016.6 (2) | 2019.05.31 |
월간 오선지 2019.5 (8) | 2019.04.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