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chbox/of the Moonth

11. Homboy Sandman, Bilal, Clap! Clap!, John Mayer

Homeboy Sandman / Veins (2017)


88-Keys, Alexander Spit, Mainframe, Audible doctor, Kev Brown 등의 프로듀서진이 탄탄하게 기반을 다진 Homeboy Sandman의 신보. 스톤스로우 레이블 소속의 뮤지션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감상점-건조하거나 엄숙한 로-파이 비트, 현학적이고 성찰적인 가사로 일관된 앨범이긴 하지만, 안정되고 듣기 편안한 랩 스타일 안에 조금 더 관찰하고 들여다볼만한 가치를 가진 가사들을 담고 있다. 담백하고, 솔직하다. 몇 박자인지를 계산하느라 십수 번을 들었던 첫 트랙 [Between the Clouds]를 제외하고 전부 듣기 편안한 앨범이었다.


Top Three Tracks


1. Between the Clouds

6. A’s, J’s & L’s

8. Underground Dreams








Bilal / In Another Life (2015)


최근 음악 복습하면서 다시 듣게 된 앨범. [Open Up the Door] 라이브를 보다가 이 앨범을 조금 더 성실하게(?) 듣지 않았던 것을 떠올리고 재감상.

2015년에 음악을 많이 듣지는 못했지만, 많이 들었다 하더라도 그 해의 최고 R&B 앨범 5장만 꼽으라면 본 작은 반드시 들어갔을 것이다. 80년대 R&B와 네오 소울, 얼터너티브 락, 훵크가 앨범 안에 정교하고 조밀하게 배치되어 있으며 정제되었지만 폭발적인 힘은 잃지 않은 보컬이 각 곡을 들을 때마다 감탄을 안겨다준다. 특히나 8번 트랙 [Money Over Love]같은 경우 Bilal이 자신의 스타일대로 잔뜩 헤집어 놓은 곡을 켄드릭 라마가 이어 받아 재정돈해서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로 탄생시키는 지점에서는 감탄을 넘어 소름까지 돋을 정도였다. 하나의 곡을 해체하고, 재조립하고, 완전히 새로운 하나의 곡으로 다시 만드는 두 거장의 콜라보. 그 외에 별로 내 스타일은 아니지만 Big K.R.I.T.과 Kimbra의 참여도 준수했고, 곡에 잘 녹아들어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Top Three Tracks


3. Open Up the Door

8. Money Over Love (feat. Kendrick Lamar)

12. Bury Me Next to You








Clap! Clap! / A Thousand Skies (2017)


Digi G'Alessio라는 예명을 달고 재즈 뮤지션으로 활동하기도 한 Cristiano Crisci는 이탈리아 출생으로, 현재 토스카나에서 거주하고 있다. 그가 만드는 음악의 가장 큰 특징은 이탈리아 토속 음악의 리듬과 멜로디를 적극적으로 차용하여 일렉트로니카 장르에 도입한다는 점인데, 단순한 샘플링뿐만 아니라 창작한 곡에도 그 영향이 듬뿍 배어 있으며, 참여진이라는 수단을 통해서도 그 색을 꾸준히 드러내려 한다. 무속적인 느낌이 강하게 드는 첫 트랙 [Discessus]의 경우 국뽕에 취해서 처음에는 한국의 민속 음악을 샘플링한 줄 알았다. 단조롭고 몽환적으로 이어지는 관악기와 어우러지는 퍼커션, 음조에 크게 개의치 않는 멜로디라인과 희미하게 깔린 베이스음은 앞서 나온 소스들에 대비되어 인위적인 느낌을 배가시키지만 결코 곡을 망치지는 않는다. 뒤이어 나오는 빠른 BPM의 [Nguwe]와의 거리감을 좁히는 훌륭한 다리 역할마저 한다.


앨범을 감상하며 가장 재밌었던 것은 철저히 배제되었음이 분명한데도, 오리엔탈 사운드라는 느낌이 단 한 곡도 빼놓지 않고 들었다는 것. 이탈리아의 토속 음악의 기원과 발전 형태에 대해서 상당히 궁금해지기도 했다. 독자적으로 발전한 음악일까, 오리엔탈리즘의 영향을 깊게 받은 것일까… 하는. 아무튼 굉장히 좋다. 굉장히 짜임새 있고 완성도 높은 수작이다.


Top Three Tracks


3. Oriens. Oriri

5. Ar-Raqis

11. Flowing Like a Snake in Ophiuchus’ Arms








John Mayer / The Search For Everything (2017)


<The Search For Everything>이란 제목에 각 Wave One, Wave Two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2개의 EP에 수록된 4+4트랙에 4개의 트랙([In the Blood], [Theme From ‘The Search For Everything’], [Never On The Day You Leave], [Rosie])을 추가해 발매된 존 메이어의 새 정규. 트위터에서 밝히길 앨범 내에서 가장 애착 가는 곡은 [In the Blood]라고 한다. 그냥 다 좋고 특히 7번과 8번트랙의 유기적인 느낌이 너무 좋았다. EP의 트랙 배치를 그냥 복붙한 게 아니고 다 다른데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나서 좋다. 굳이 안 써도 들을 사람은 다 들을 만한 뮤지션이지만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서도 남긴다.


Top Three Tracks


1. Still Feel Like Your Man

7. Theme From 'The Search For Everything'

8. Moving On and Getting O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