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 Guv를 결코 몇 문장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프로젝트의 주체가 되는 Ben Cook부터, 그를 설명하기 위해서 그가 몸 담았던 음악 생활에 대해서도 설명해야 하는데 그 역사가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찾아보는 데에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 했다.
일단 보컬인 Ben Cook은 아역 배우로 그의 연예 커리어를 시작했다. 위키피디아에 있는 Benjamin Cook과는 다른 사람이다. 벤자민이 아니라 그냥 벤 쿡. 이 곳에서 그의 필모그래피를 확인할 수 있다.
1998년 보컬 Ben Cook, 기타리스트 Matt Delong 그리고 Alan 'Yeti' Riches 세 명은 98년 As We Once Were이란 밴드로 활동하다 이후 No Warning으로 이름을 바꾸게 된다. 데모 테잎으로 언제 뜰 지 모르는 시절을 전전긍긍하던 그들은 Sum 41의 매니저이자 프로듀서인 Greig Nori와의 컨택과 계약 이후 보다 대중친화적인 노래들을 발표하며 Linkin Park 같은 유명 밴드와 함께 투어를 진행했으며 썸머소닉에도 참여하는 등 아주 잘 나가는 시절을 보낸다. 그러나 수많은 열정적인 투어 이후, 돌연 찾아온 현자타임에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과 실제 움직이는 방향이 크게 엇나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밴드는 불과 한 해 만에 해체를 결정하게 된다. 개발살난 밴드의 멤버들은 Surplus Sons, Marvelous Darlings 등의 프로젝트로 활동을 지속했고 Ben Cook 역시 그런 식으로 떠돌다가 Fucked Up이란 절묘한 이름의 밴드의 기타리스트로 몸 담게 된다.
2013년, Ben Cook은 그룹을 재결성하고 "두 번 다시 No Warning의 라이브는 업ㅂ을 것"이라며 해체 이전의 밴드 생활에 역력히 진저리를 느낀 듯한 발언을 하며 이전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듯 했지만 멀쩡하게 방방곡곡 잘만 라이브하러 다녔다. 그리고 인터뷰에서는 "여러분 이그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라는 말로 무마했고….
아무튼 이 앨범, 이렇게 복잡한 그룹 생활과 Young Governor, Bad Kid, Lil' Bitey 등의 스테이지 네임을 쓰며 복잡한 개인 음악 생활을 하던 Ben Cook이 또 다른 스테이지 네임인 Young Guv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앨범이다. 처음 커버를 보고서는 잘 나가는 힙합 뮤지션 앨범 커버인지 아랏내ㅡㅡ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앨범 타이틀과 동명의 곡인 [Ripe 4 Luv]를 듣고 모든 것이 뒤집히는 것 같았다. 경박하지 않으면서 빠르고 경쾌하게, 때론 힘있게 진행되는 기타 리프의 중첩, 리버드 잔뜩 먹은 새된 목소리, 분명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조합이지만 결코 낯익지 않았다. 곡마다 휙휙 바뀌는 분위기는 개별 곡의 즉흥성을 돋보이게 하지만 곡은 물론 앨범 자체도 개별적인 완결성을 분명 갖추고 있고, 결코 로우하다는 이름으로 포장될만큼 어설프지 않다. 4번 트랙 [Aquarian]의 경우 다른 트랙들과는 다르게 상당히 로파이한 질감으로 진행되어서 앨범 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조금 이질적이긴 하지만 그냥저냥 괜찮았고.
딱히 흠 잡을 것도 없이, 요즘 같은 봄 날씨에 혼자 돌아다니면서 듣기 참 좋은 간질간질한 앨범이다.
Top Three Tracks
1. Crushing Sensation
2. Ripe 4 Luv
8. Wrong Crow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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