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이님의 알림으로 좋은 소식을 알게 돼었따..
우승이라고 하기엔 경쟁자도 적고 대단한 글을 낸 것도 아니지만 내 창작으로 얻은 몇 안되는 좋은 결과라서 많이 기분이 좋다.
기부니 좋기 때문에, 잘 못그리기 때문에 부끄러워서 아무에개도 보여주지 얺는 내 낙서와 수상하게 된 저에 소설을 올려봅니다..
키라의 기묘한 모험(↓ 더보기 클릭)
우승이라고 하기엔 경쟁자도 적고 대단한 글을 낸 것도 아니지만 내 창작으로 얻은 몇 안되는 좋은 결과라서 많이 기분이 좋다.
기부니 좋기 때문에, 잘 못그리기 때문에 부끄러워서 아무에개도 보여주지 얺는 내 낙서와 수상하게 된 저에 소설을 올려봅니다..
그림은 펑
키라의 기묘한 모험(↓ 더보기 클릭)
별들이 생기는 게 필연이라면 지구와 같은 혹성은 이 우주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그 혹성도 대기가 생겨, 생명이 태어나 공룡이 멸망해 전의 지구와 같은 운명에 도달하는 것이 필연이다. 그리하여 새로운 역사의 탄생.
무한대로 가속하는 시간 속을 여행해온 생명들에겐 「그」 여행은 한순간의 일로 느껴졌을 것이다.
새로운 역사는 탄생했지만 우주를 여행해온 생명들의 지구 도착은 운명의 안에 미리 짜여진 역사일 것이다-즉 동시에 동일인물이 2명은 없고 살고 있던 때와 같은 장소에 도착한다. 예를 들어 개미 한마리라도 운명의 안에 끼어들어 있으면 새로운 세계로 도착한다.
사람은 「운명을 개척해 간다」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어쩌면 그 개척해간다 라는 것 자체가 운명의 안에 짜여져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특이점을 지나 세워진 「각오가 된 세계」는, 다시 새로이 쓰여지는 역사의 세계로. 개척해가는 운명의 세계로.
‘허둥대긴 했지만… 무사히 이 하드한 상황을 극복하여 그녀를 되찾았군….’
그렇다. 사실, 그에게 있어서나 근처의 누군가에게나 교복을 입지 않은 낯선 남자가 학교 부지 안에 있다는, 어떤 경우로든 의심을 받을 수 있는 상황 따위는 방금 전 그가 겪은 기묘한 체육실 창고에서의 탈출극에 비하면 말 그대로 몇 걸음으로 벗어날 수 있는 일쯤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그가 마음을 온전히 놓은 것은 아니다. 모든 일의 결말은 그가 부도가오카 중·고등학교 건물 외부에 위치한 구형 배관실을 지나, 교문을 통과해 집으로 돌아와 눕는 순간 지어진다.
'이 키라 요시카게.'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봉투를 쥔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흠칫, 하며 잠깐 고개를 내려 자신을 훑어본다. 물론 성큼거리며 밖으로 빠져나가는 발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흙먼지가 약간 내려앉긴 했지만 깔끔한 화이트 로퍼와 밑단으로 내려올수록 좁아지다 복숭아뼈에서 카브라를 친 슬랙스 재질의 흰 바지, 그리고 주름 없이 바지 안에 고이 접혀 들어간 연청색의 샴브레이 스트라이프 셔츠와 셔츠 가운데를 관통하는 적당히 튀는 색상의 넥타이. 자신의 패션을 점검한다는 것은 그만의 일종의 의식과도 같다. 자신의 디테일한 옷매무새를 점검한다, 는 다소 강박적인 행동을 통해 자신의 뇌 한켠에 '완벽함'이라는 기둥을 확고히 세우는 것이다. 모든 것은 완벽하다. 실수한 것은 없다. 분명하다. 체육 창고에 두고 온 물건이나 뜀틀 안에서 빠져나와 창고를 나오는 중간에 누구에게 들키거나 하는 상황 따위는 없었다.
‘스스로도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강한 운에 지켜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그리고 세심한 주의와 대담한 행동력으로 대처한다면… 제법 행복한 인생을 보낼 듯한 느낌이 들어………. 큰일 날 뻔했구나. 「행운의 여신」은 다시 내 곁으로 돌아와 주었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이 완벽한 생각과 행동을 하는 완벽한 인간이라는 것을 스스로 느끼자 그의 입에선 자조 섞인 웃음이 터져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어린 애들을 상대로 한 일이지만, 이런 승리감은 언제든 기분이 좋다.
“큭큭큭큭큭.”
“찾았다!!”
웃음과 함께 터져나오는 누군가의 고함 탓에 의기양양한 행진이 그만 멈추어졌다. 발걸음에 맞춰 양 뺨을 살짝 스쳐가던 좋은 느낌의 바람은 음울하게 부유하는 뜨거운 공기 입자로 변한다. 실수했다. 외침을 무시했어야 했다. 발걸음을 멈춰선 안됐다. 그저, 못 들은 척 재빨리 빠져나갔어야 하는 일이었다.
휴,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생 제르망> 가게의 고급스러운 종이 봉투를 든 손에 약간의 묵직함이 새로 느껴졌지만 그저 먼 허공을 노려보려 애쓰고 있다. 내 패를 최소한으로 적게 내주며, 상대의 패를 최대한 봐야 한다. 슬쩍, 눈을 봉투를 든 손 쪽으로 향했다 다시 허공으로 시선을 돌린다. 흠칫 놀라지만 호흡을 유지해야 한다. 마치 인디언 부족이 의식을 할 때 쓰는 가면마냥 괴팍한 얼굴을 한, 생명체라기보단 로봇에 가까운 어떠한 것이 봉투를 붙잡고 매달려 있다. 나와 비슷한 「것」인가…. [녀석은 능력자다]라는 패를 얻었다.
“시싯….”
몇 초의 정적. 놈은 필시 봉투를 어떻게 하면 그럴싸하게 되돌려 받을 수 있을지를 생각하고 있다.
“우째서… 우째서 모르는 사람이 내 샌드위치를 가지고 있는겨! 우째서 모르는 어른이 우리 중학교 안에서 어슬렁거리고 있는겨!!”
비어져 나오는 웃음을 짓눌러 담으며, 고개를 돌려 녀석이 누군지를 확인한다. 동시에 슬쩍 왼손의 무게감의 정체를 제대로 확인한다. 당장 해가 될 것 같아 보이진 않는 능력이다. 아직 자신이 능력자라는 패를 내주지는 않기로 한다. 웃음을 참으려 한 탓에 일그러진 입 모양 덕에 녀석의 나에 대한 첫인상은 분명 ‘험상궃은 아저씨’ 따위로, 좋지 않게 새겨질 터이다.
“혹시 나한테 한 소리니? 꼬마야?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이건 내 샌드위치야. 아까 생제르망에서 산거지.”
“아니! 그 봉투는 내 거구먼! 내겐 알 수 있는 이유가 다 있제! 댁은 모를 이유것지만!”
‘그렇지 않아.’
"가져와라!! 「하베스트」!"
녀석은, 「하베스트」의 본체는, 이렇게 생각한 것이 틀림없다. 1. 키라는 능력자가 아니다. 2. 따라서, 능력을 볼 수 없다. 3. 그러므로 봉투가 저절로 제 손에서 떨어질리 없을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반사적인 행동이었다. 갑작스레 당겨지는 강한 힘에 놀라 그 반작용으로 강하게 봉투를 잡아당겼다. 봉투는 찢어졌고, 먹음직스러워야 했을 내용물이 힘 없이 땅에 툭, 하고 떨어진다. 키라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주위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다. 몸을 온전히 하베스트의 본체 쪽으로 돌려 그를 노려본다. 시게치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내용물을 향해 손을 뻗지만, 그것은 무의식의 영역으로 접어들어 간 행동이다. 흔들리는 두 눈으로 가만히 키라를 쳐다보더니, 간신히 말을 내뱉는다.
“보이는겨……! 「하베스트」가……!!”
“그거 안 건드리는 게 좋을거야. 자네 혼자인가?”
대답할 필요는 없다. 물음에 물음으로 답한다. 녀석의 혼을 더 빼놓는 기술이다.
“창고에 같이 있던 친구 둘… 죠스케와 오쿠야스는 어딨지? 그들은 어떤 능력을 갖고 있지?”
“니!!!”
투두두두두둑, 하며 주위로 무언가가 떨어진다. 녀석보다 먼저 내용물을 집기 위해 뻗었던 손을 몸 쪽으로 추스리며 상황을 파악한다. 주위에 수십의 하베스트가 포진해 있다. 엉성하지만, 방심해서는 안된다. 주도권을 잡았다는 생각에 순간 안심하고 무례했던 자신을 반성한다.
“쬐께라도 움직였다간 공격할거여! 니 허벌나게 께름칙한 놈이여! 그 이상 내한테 다가올 생각 말어! 왠지 모를 드러운 기분이 솟는구먼! 고대로… 고대로 움직이지 말어….”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치지만 녀석의 눈은 어느새 원래의 호기롭던 눈으로 돌아와 있다. 키라보다 한 수 낮지만,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다. 악의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두 손을 어깨보다 약간 높이 들고 천천히 일어섰다.
“내 이름은 키라 요시카게. 연령 33세. 자택은 모리오쵸 북동부 별장지대에 있으며……… 결혼은 하지 않았어………. 직업은 「카메유 체인점」의 회사원이며 매일 늦어도 밤 8시까지는 퇴근해.
담배는 피우지 않아. 술은 즐기는 정도로만. 밤 11시엔 잠자리에 들며 반드시 8시간은 수면을 취하게끔 하고 있어………. 자기 전에 따뜻한 우유를 마시고 20분 정도 가벼운 스트레치로 몸을 풀어준 뒤 잠자리에 들면 거의 아침까지 숙면에 빠지지……. 아기와도 같이 피로나 스트레스 하나 남기지 않고 아침에 눈을 뜨게 돼…. 건강 진단에도 이상 없다고 나오더군.“
“뭐… 뭔소릴 씨부리는겨!? 니?”
“나는 언제나 「마음의 평온」을 바라며 살아가는 인간이다라는 걸 설명하고 있는 거야……. 「승패」 따위에 집착하거나 머릴 싸쥐게 하는 「트러블」이나 밤에도 마음 놓고 못 자게할 「적」을 만들지 않는다……라는 것이, 내 회사에 대한 자세인 동시에 그것이 자신의 행복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 애시당초 싸웠다 하더라도 난 누구에게도 지진 않지만 말이지.”
키라는 눈을 지긋이 내리깐 채로 시게치를 쳐다보며 그에게 발걸음을 옮긴다. 얕잡아보는 나쁜 버릇이 다시 되살아나는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
“조용히 끝낼 수 있었다. 나는, 이런 「사소한 일」로 내가 정해진 시간 외에 경찰서에 불려가거나, 법원에 증인으로 서게 된다거나 하는 「트러블」이 생긴다는 걸 내 스스로에게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그저 익명으로 된 편지에 너희의 범행이 담긴 사진과….”
손가락으로 봉투 안에 있던 내용물을 가리킨다. 하지만 시게치는 입을 턱 늘어뜨린 채 눈을 마구 굴려대고만 있을 뿐이다. 어떻게 안거지,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지?
“너희의 지문이 잔뜩 묻은 그 봉투와, 봉투 안의 잘린 손을 보내주면 끝나는 일이었어. 증거는 이 정도면 확실하겠지. 문제를 일으킨 너희들은 불필요한 수사로 동네를 어수선하게 만드는 일 없이 경찰에게 잡혀서 사형 선고를 받고, 나는 다시 안식을 찾는다. 너희가 한 짓이 양심에 어긋나거나, 위법이거나, 살인이라는 행위로 생명을 경시했다는 것에 분노하는 것이 아냐. 내가 몰두하고 있는 이 조용한 삶에 대한 추구… 너희는 그것을 침범했다. 네가 나를 추적한 건 네 인생 마지막 실수야. 앞으로 실수를 할 생애 따위는 남아 있지 않을 테니까.”
“……하…!”
그것은, 마치 더운 땅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듯… 흐린 구름이 낀 하늘에 비가 내리듯 아주 자연스럽게 나타났다. 처음엔 그저 옅은 안개들의 집합 같기도, 하늘거리는 옅은 천조각들의 모음이기도 하다 제 모습을 갖춰간다. 언뜻 보면 고양이가 연상되는 뾰족한 뿔 밑으로 흔들림 없는 세로 동공이 매섭게 노려보고 있다. 가죽 재질처럼 보이는, 해골 와펜이 부착된 장갑과 벨트를 맨 그 근육질의 형체는, 흡사 이 키라 요시카게가 괴물… 또는 어떠한 다른 형태였다면, 딱 이것일 것이다.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모습.
“다시 말해 시게치군… 자네는 내 수면을 방해하는 「트러블」이자 「적」이라는 셈이야. 누구에게 떠벌이기 전에….”
하베스트가 전투대형을 갖춘다. 처음엔 축 늘어뜨리고 있었을 뿐인 팔들이 마치 복서처럼 위로 올라간 채 단 한 곳, 키라만을 향해 그 주먹을 뻗고 있다.
“자네를 제거하도록 하지.”
“우우…… 움직이지 말라고 경고했을 터인디! 하베스트를 깔보지 말더라고-옷!”
사나운 고양이처럼 수십의 하베스트들이 키라의 스탠드와 키라 본인에게 달려든다. 하지만 여유로운 표정은 어쩐지 얼굴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킬러 퀸」이다. 녀석의 이름은.”
[시밧!!]
부름에 대답이라도 하듯, 고성을 지르며 하베스트들을 멀리 쳐내 버린다.
“이렇게나 많았나! 게다가 세네개 박살 낸 정도론 데미지가 없군 그래.”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와 킬러 퀸에게 달라붙은 수십의 하베스트들을 재빨리 제거하지 않은 것은 이미 킬러 퀸이 하베스트를 쳐낸 순간, 아니 어쩌면 그 이전부터 그것이 자신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해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키라의 본능 탓이다. 한마디로, 키라는 매우 자비롭게도 시게치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준 것이다. 쉽게 하베스트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불필요한 일상의 깨짐 없이, 어디 조용한 곳으로 숨어서 살라. 라는 의미의 주먹질이었던 것이다. 물론 쓸데없는 살인으로 자신의 일상이 더럽혀지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그 이상 움직였다간 목의 뭐시기… 그래, 경동맥인지 뭔지인 동맥이여! 냅다 잘라버리는 수가 있어! 내 하베스트는 무적이랑께!”
분명, 뭉퉁한 주먹이 자신의 목을 지긋이 누르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리고 녀석의 말처럼 이런 약해빠진 스탠드라도 몇 cm의 피부를 절개하는 것은 배가 고파서 밥을 먹는 일처럼 아주 당연하고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니 「스탠드」…… 아무래도 파워는 있지만 멀리까지는 못가는 타입의 스탠드일거라 감 잡았구먼! 사정거리 1~2미터 정도일터지! 죽고싶거들랑 시험 삼아 움직여 보든가. 시싯!”
불쾌한 기분을 억누른다. 어릴 적의 그 「일」 이후로… 무언가가 몸에 닿거나, 특히 목을 조르거나 닿는 느낌에 심지어 겨울에 폴라티나 머플러조차 한 번도 둘러 본 적이 없었다.
“과연…… 개인에 따라서 다양한 타입의 능력이 있다는 건가? 「스탠드」? 응~ 「스탠드」라~. 나도 감으로 한번 맞춰보지. 아까 전 이 배관실 건물 쪽으로 방향을 틀어 걷고 정확히 50m 거리에서 주위를 확인했을 때, 인간은 분명 없었다. 50m 이상의 넓은 사정거리와, 단순한 명령밖에 수행하지 못하는 행태로 봤을 때, 스탠드라는 것의 에너지나, 힘, 조작에 있어서의 정밀성은 스탠드 사용자와의 거리에 반비례하는 모양이군.”
“……네놈… 그 입을 씨부리는 것도 움직이는 거라는 걸 모르나본디, 그 입 닥치랑께! 이제 내 질문에만 답하는 게 좋을거여!”
“헌데…… 내 킬러 퀸에게도 대단찮은 특수한 능력이 하나 있거든?”
잽싼 움직임이 킬러 퀸의 왼쪽 손을 훑는다.
“가져와랏!”
동시에 키라의 입가에도 묘한 미소가 스스로도 눈치 채지 못한 사이에 흘러갔다. 하베스트는 킬러 퀸의 손에서 낚아챈, 자신 몸체만한 크기의 빛나는 원형 금속을 충실하게 자신의 주인 손 위로 공손히 올려놓는다.
“뭐여? 뭔가 묘한 걸 쥐고 있다 싶더니 100엔짜리 동전 아녀! 달랑 100엔? 뭘 할 셈인겨 이걸로…. 아니아니, 아무튼, 네놈 자식…. 언제부터 안 거여?”
“…….”
“뭐라고 지껄인 거여!”
‘죽기 전 마지막 소원인데 들어줘야지.’
살짝 어깨를 으쓱, 하며 아무것도 아니라는 모션을 취한다.
“킬러 퀸의 특수 능력. 그것은…… 킬러 퀸은 「만진 물건」은「어떤 것」이든 「폭탄」으로 바꾸는 일이…… 가능해. 그것이 100엔 질문에 대한 답이다.”
멍하니 벌려졌던 입이 경악으로 바뀐다. 그가 깨달음에 이르기 위한 5초동안 키라는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주었다. 늘 이런 순간엔 온 몸에 전기가 흐르듯 짜릿하다.
“핫! 100엔을 얼른 버려! 하베스트-”
눈이 흐리다.
귀는 찡하다.
온 몸이 뜨겁고 나는 어느 새 부터인가 하늘을 쳐다보고만 있다.
뭐야? 뭐가 어떻게 된거지?
그 남자놈… 키라는?
“…깨어났나….”
이런 씨발! 뭐여? 일어나야 하는데… 움직일 수가 없다. 고개를 돌릴 수 조차 없다.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나에게. 죠스케.
“……죽지 않아서 다행이다. 일단 자네가 어떤 상황에 처한 건지부터 말해주지.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는 자네가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서 말야.
한번 더 말하자면, 나의 킬러 퀸은 닿은 것은 무엇이건 폭탄으로 바꿀 수 있어. 이 100엔 동전을 폭탄으로 바꾼 거지. 그리고 원하는 때에 「스위치」만 넣어주면, 상대는 육체 안쪽에서부터 산산 조각으로 폭발하는 거야…. 뭐니 뭐니 해도 시게치군, 자네의 경우는 얼굴 절반쯤이 내부에서 날아가 뇌수가 3분의 1정도 얼굴 살과 서로 버무려진 걸로 그친 듯싶지만 말이지…. 굳이 지금처럼 양 손이 전부 날아가지 않았더라도, 자네는 지금 일어설 수 없는 것처럼 뇌가 망가져서 내 이야기를 듣는 것 정도만 가능할거야. 요컨대 자네는 「식물인간」 같은 것이 되었다-랄까. 볼 수 있다면 봐. 네 스탠드들도 이미 다 네 통제를 벗어나 널부러져 있다.
아까 전 질문에 답하자면 우선, 내가 너희들에게 관심이 있었다는 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군. 너흰 그저 어딜 가든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양아치 삼총사」의 전형이었고, 그런 것들이 내 일상에 트러블로 다가올 거라곤 나조차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사실, 너희가 그 여자를 어떻게 죽였는지, 고의이거나 실수인 건 아직 잘 모르겠는데 말해줄 수 있다면 대답해주지 않겠어? 내가 궁금한 건 못 참아서 말이야. 물론 이 말은 그 외의 정황에 대해선 전부 파악해냈다는 뜻이다. 너희는 그저께나 어제 모종의 이유로, 셋이 함께 한 자리 -숲이겠군. 손의 손톱 사이에 나무 조각이 박혀있는 걸 보니. 아무튼 숲에서 여자를 죽이고, 셋 중 누구도 자수하거나 하는 일이 없도록 각자 역할을 분담해 시체를 잘랐다. 흔히 볼 수 있는 범죄자들의 책임감을 분산하기 위한 행동이지. 그리고 더 확실히 하기 위해 자른 손을 들고 폴라로이드로 각자 세 장씩 사진을 찍어 각자에게 배분한 거고. 이것으로 너희는 확실한 공범이 되었고 범죄가 내부에서 새어나갈 확률은 여실히 줄었다.
거기까지 오자, 너흰 뭔가 의기양양해진거야. 첫 살인을 했다는 것은 너희 같은-아, 아니. 그 나이대의 너희들에겐 일종의 훈장같은 거지. 거기다 그것을 매우 성공적으로 해냈다는 것을 그저 사진이나 기억으로 남기기에 아까웠을 거야. 그래서, 나머지 부위는 어떻게든 처리한 뒤 손은 너희들의 트로피로 삼기로 한 거고. 셋 중에 네가 제일 수동적인 타입이라 당연히 그 손은 네가 들고 다닐 수 밖에 없었던 거다. 너에게 포르말린 비슷한 것을 구하게 한 뒤 방부 처리 하라고도 시켰겠지.
생 제르망에서 너희와 나의 봉투가 잠시 뒤바뀌어 내가 내용물을 확인하고, 상황을 이해하고 납득한 뒤에 사실 나는 너희 몰래 다시 봉투를 바꿔놓는 걸로 내 일상의 궤도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헌데, 그 생각은 너희와 그- 모히칸? 아니, 리젠트의 소년, 「히가시카타 죠스케」의 눈을 보는 순간, 달라진 거지. 깨달은 거다. 너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언젠가는 나의 인생 싸이클에도 발을 들이밀 게 될 것이란 걸…. 물론 너희가 멈췄더라도 이미 벌어진 이 여자에 대한 수사는 내게 트러블이 되었을 터이니. 여기까지 생각이 들자… 아까 말 했듯 너희들을 경찰에 넘기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더군.
하지만, 하지만 말야. 죽은 이 앞에서 거짓말하기 뭐해서 고백하는 건데. 애초부터 경찰에 넘길 생각은 없었어. 난 너흴 모조리 죽이고 숲 어딘가에 있을 여자의 시체도 킬러 퀸으로 깔끔히 제거하고 일상에 복귀할 예정이었어. 미안. 물론 이 방법 역시 내게 어떤 형태로든 트러블로 다가올 수 있겠지만 그것보단, 마을 신문 한켠에 조그맣게 실종 신고와 함께 마을 사람들에겐 문제 청소년들 큰 도시로 가출하다. 라는 소문으로 묻혀버릴 확률이 더 크니까 말야. 네가 쫓아올 수 있도록 일부러 방심한 것도, 동전을 네게 보여준 것도 전부 널 죽이기 위한 의도한 실수였어. 아, 잠시만.”
희미한 소리가 들린다. 아, 여보세요? 네, 예. 죄송합니다. 집에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업무에 차질이 생겨 조금 늦어질 것 같습니다. 네, 빨리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간신히 고개를 돌려 녀석을 본다. 뒤를 돌아보고 있다. 어딨어? 빨리… 봉투 안에 같이 넣어둔 것은 틀림 없으니, 분명 근처 어딘가에 있을 거다. 빌어먹을 손! 조심스럽게 치우고… 그렇지. 여기 있군 나의 전화기가… 이제 문자로 죠스케와 오쿠야스를 부른다. 「매드 다이아몬드」와 「더 핸드」의 협공이라면. 자아 조심하자. 폴더를 조심스럽게 열고… 제발 날 살리도―…
퍼―엉
‘자네는 죽어주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운명」이야. 누구 한 사람이건 이 키라 요시카게의 정체를 아는 자는 있어선 아니되거든. 너에게 얻을 수 있는 건 모두 얻었어. 남은 것은 너의 운명으로의 인도…. 내가 굳이 보험으로 네 핸드폰에 폭탄을 심어두지 않았더라도 너는 죽음의 「운명」으로 필연적으로 걸어가게 되었을 거야. 어쩌면 우리의 입장이 정반대인, 내가 살인을 저지르고 네가 그런 나를 찾으려 하는 입장인 평행우주에서라도 말이야…. 내 잘못이 아니라구. 이제 남은 것은 죠스케와 오쿠야스 둘을, 정해진 운명으로 떠나보내는 것.
그 전에 지금은 좀 피곤하니까 잠을 좀 자둬야겠어. 굿 바이, 시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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