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eepy

상대방의 생각을 읽어내려는 사람

내가 싫어하는 사람 유형은 참 많기도 많다. 촐싹거리는 사람, 껄렁껄렁한 사람, 우악스러운 사람...

그런데 오늘은
'상대방의 생각을 읽어내려는 사람' 유형에 대해서만 이야기해 보도록 하자.

이런 유형의 사람과 대화하고 있으면 뭐랄까...
이 사람이 자꾸 내 생각을 '파악'하려는 것 같아서 불편해진다.
그래서 긴장을 놓을 수가 없다. 편안한 대화가 불가능하다.

나는 내 생각이나 감정을 내 안에다가 비밀스럽게 간직하고 있는데
이 사람은 내 생각의 겉껍데기를 자꾸 쿡쿡 찔러보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나는 이 사람에게 내 생각이나 감정을 예측당하지 않기 위해
좀더 정리해서 말하고 싶고, 그러다 보니 말이 줄게 되고, 말이 줄다보면 말을 안하게 되고.
결국 그 사람과는 거리를 두게 된다. 그런 사람들하곤 절대 친해질 수 없어...

상대방의 생각이나 감정을 '읽으려고' 하는 그런 태도가
나는 너무 불편한 것이다...

내 생각을 '읽으려는' 것과 '이해해주려는' 건 겉보기엔 비슷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둘은 아주아주 미묘한 차이가 있다
그건 바로, 상대방의 마음을 들여다볼 때 따뜻하고 자상한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차이이다.

물론 겉보기에 그들이 따뜻하고 자상하게 대화를 풀어나가는 것처럼 보일 수는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정말로 그런 마음씨를 자연스럽게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마치 교본(manual)을 따르듯이....
예를 들면 '이런 유형의 사람은 마음이 여리므로 대화법2-A1을 참고하시오.'
이런 교본 읽고서 사람을 대하는 것 같은 기분이다

그래서 그런 유형의 사람들을 대하는 나로서는 기분이 참 불편해지는 것이다.
그들과는 가급적 대화하고 싶지 않다.

내 마음은 너무 단순하고 무방비 상태여서, 다른 사람에 의해 들여다보이기 쉬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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