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eepy

서른이 된 후에

내가 왜 이렇게 되었나 자문해 보았어
답은 뭐 어느 순간 알게 되더라
인생을 이따구로 살아온 내 탓이고
바라는 것들에게 보다 간절하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누굴 탓할 필요는 없는 것이고
내 청춘의 계산서는 내가 내야지

그래도 조금은 억울한게 있다면
생각없이는 살았어도 나쁜 마음 품고 살진 않았는데
이자가 너무 쎈거 아닌가 싶은거야
산다는게 꼭 당신네들이 말하는 것처럼
빡빡하게 달력 찢어가며 시간에 계산기 두들기면서
독한 맘 풀고 타이트해야만 숨쉬고 살만한건가
어차피 같은 거리 안뛰고 걸어간다고
뒤쳐진 사람한테 굳이 비아냥거리고 손가락질해야 속이 후련한가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개소리도 있는데
이 정도면 불로장생도 이만한게 없지

하고 싶지도 않은 일에 목숨 걸고
돈 한푼에 벌벌 떨고
웃지도 않고 울지도 않고
재밌는건 없고 스트레스 받는 일만 늘고
기껏해야 할수 있는 거라곤
억지로 뭔가를 좋아하며 자위하는 것뿐
그렇게 살다가 마지막에 과연
모든게 끝났다라는걸 깨닫는 순간에
과연 다른 표정을 지을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뻔히 알고 있으면서
애써 모른척 덮어두었던 이야기의 결말
스무살때 한없이 멀어보이던 서른이 되보니까 이제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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