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P
그들은 누구인가
애석히도─ 그들은 정말로 대한민국에서 제일 불쌍한 인류 중 한 유형이다
MBTI 이론에서 그들은 "아이디어뱅크" 라는 별명으로 불리지만
사회에서 이들의 별명은 아이디어뱅크보다는
"또라이" "외계인" "아가리파이터" "지만 잘난 줄 아는 X신"
등으로 불리는 게 대한민국에서의 가슴 아픈 현실이다
그들은 왜 대한민국 사회에서 이런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달게 되었을까?
이 글을 보는 INTP 들이 기분나빠하는 일이 없길 바라면서, 몇 자 적어보겠다
첫째, "또라이", "외계인" ─ 그들은 '생각의 정제' 기술을 모른다
둘째, "선비", "깡패", "아가리파이터"
─ 그들은 '지나치게 올바른' 사람들이며
자신의 단순하고 유아적인 면을 쉽게 드러내는 자들이다
그들의 머릿속에서 시시때때로 Pop 되는 아이디어들은
외부 현실세계의 '코드' 의 영향을 받지 않고, 이에서 많이 벗어난 경향을 보인다
한 마디로 정제되어있지 못한 거칠디 거친 보석 원석과 비슷하다
조금 이쁘게 표현하자면─ 그들의 아이디어는 "현실에 찌들지않은 순수한 창의성" 이다
현실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그 현실이라는 프레임에 같히게되고, 사고에도 제한이 생기지만
그들은 그런 프레임에 구애받지 않는다
하여 개중에 이를 잘 살린 INTP 들이 실제로 사회에서 빛을 발하기도 한다
그 중에는 건축가, 작가 등도 있고 디자이너 등의 예술인들도 많이 분포한다
최근 뜨는 직업 중에는 '북소믈리에' 라는 직업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아주 INTP 의 특성과 잘 어울리는 직업이라 생각한다
위의 예는 성격 특성을 잘 살린 상당히 모범적인 사례다
그러나 애석한점은, 많은 INTP들이 본인의 그 귀한 아이디어를
사람들에게 "어필" 하는 데에 실패한다는점이다
앞서 말했듯 INTP 들은 "생각의 원석" 을 캐내는데에는 가히 천재적이지만
딱 거기서 끝난다
신선한 아이디어를 캐냈으면 그것을 본인의 환경에 접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 있어서 상당히 서툰것이다
그렇게 계속 코드가 맞지 않는 아이디어를 양산하는데에만 신경을 쓰고 있으니
아까운 귀한 아이디어들이 그저 머릿속에서만 맴돌다 소멸되거나
소위 말하는 "잉여력" 으로 전환되어
모 커뮤니티 사이트의 댓글란 등 엉뚱한 곳에 자신의 성격특성을 살린다
이런 패턴은 소위 '똑똑한 아가리파이터' 들로 이름을 날린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의 적성은 여기에도 꼭 들어맞는다
그들은 내적인 논리체계의 정립에 있어 선천적인 재능을 갖고 태어난다
그래서 타인의 말을 들으면 실시간으로 논리전개의 결함을 찾아낸다
하여 그들은 '말' 에 있어서 엄청나게 예민할뿐더러
다른 유형들에게 있어서는 가히 공포스러울 정도로 엄격한 사람들이다
바로 이 특성이 오프라인에서는 '부적응자' 의 낙인이 찍히게 만들며
그 쌓인 울분이 온라인에서 이들을 '분노하는 깡패' 로 만든다
그렇다, 정리하자면 많은 INTP 들은
"사는 게 참 억울한 사람들" 이며, 그 중 적지 않은 수가
'종로에서 맞은 싸대기를 한강가서 융단폭격' 하는 우를 저지른다
특히 본인이 트위터를 할 때 보면 아주 가관이다 ㅋ
물론 이런 인간보다는 꾹꾹 참고 계시는 훌륭하신 중생들이 훨씬 많다
어쩌겠는가, 엄한 데서 푸는 것 조차 허용치 못한다면 참아야지
그리고 홀로, 혹은 뜻 맞는 소수와 나름대로의 군집을 이루며
함께 그들만의 '道' 의 길을 꿋꿋이 걸어간다
이 두 경우에 대해 조금 논의를 해 보도록 하겠다
짧게 정리하겠다─ 아이러니하게도 두 경우는 동일한 맥락 속에 자리한다
그 중심에는 '지나친 올바름' 과 '유아성' 이 자리한다
INTP 는 어떤 의미에서는 참 이보다 생각 올바르고 착한 사람들이 없다
그들은 그 어느 유형들보다도 '논리적으로 올바른' 사람들이다
그래서 대개 그들은 예의바르다, 경우에 따라서는 '토나오도록' '민망할 정도로' 예의바르다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는가?? 아마도 대략 조선시대 선비님들이 떠오를것이다
하지만 뭔가 은근히 매칭이 안 되는 이들이 분명 있을것이다
어찌 올바르디 올바른 '선비' 가 '깡패' 와 동일선상에 있단 말인가
그것은 바로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알면 그것이 보인다
'싸움' 을 어떤 사람들이 한다고 생각하는가
많은 이들이 '나쁜 사람' 을 떠올리겠지만
정답은─ 1차적으로는 '타협을 거부하는 이들' 이며
2차적으로는 '정제되지않은 언어를 구사하는 이들' 이다
한 마디로 '착한데 요령없고 표현 서투른사람' 들이
직살나게 세상과 마찰 심하고, 많이 싸운다
여기에서 다수 INTP 들의 약점이 또 하나 드러난다
일면 '바른생활 사나이' 의 모습을 보이는 INTP 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에게 치명적인 약점을 만들며, 이를 버젓이 드러낸다
그들은 은연중에 사고과정에 있어 '정답' 을 만들려하는 경향이 있으며
그에 부합하게 행동하고, 그 언행에 '당위성' 이 부여된다고 은연중에 믿는다
바로 이 '당위성의 침해' 가 INTP 들의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된다
쉽게 말하자면, 대략 이런 상황이 그들에게 자주 발생한다
"도덕적 당위성이 나한테 있어 or 논리적 당위성이 나한테 있어
근데 떳떳하지도 못한 니가 왜 나한테 적반하장으로 떽떽거리고 X랄이야?!?
멍청해서 사리분별안되면 입이나 다물고 있을 것이지 왜 사람 열받게 하고 있지?!?"
다른 유형들은 절대 이해가 안 되겠지만 이들은 여기에 목숨걸고 달려든다
내가 이걸 왜 '약점' 이라고 표현했느냐
간단하다, 그것이 그들을 패배하게만들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패배자의 예를 들자면 뭐 몇몇 ㅇㅂ유저라던가… ㅌㅈㅇ회원이라던가…
뭐 어떤 유형이 안 그렇겠느냐마는
그들은 약점을 찔리면 발작적인 감정폭발을 보인다
그들은 상당히 '조용'하고 '차갑'고 '잔혹'하게 분노한다
그래서 INTP 들 화나면 참 무섭다
하지만 우습게도 그들은 패배할 때가 많다
분노하는 본인은 인정하고싶지 않겠지만
이미 부글부글한 시점에서 온 신경이 '널 굴복시켜버리겠다' 라는 한 곳으로 쏠려버린다
이 시점에서 사람이 엄청 단순해지고 유치해진다
자기도 모르게 이분법적으로 사고하게되고, 내면의 유아적인 감정에 충실해진다
'저딴 X끼에게 예의는 무슨 예의…!' 쯤까지 생각이 미칠 때 쯤이면
경우에 따라 원색적인 표현도 자기도 모르게 입에서 나온다
중요한 건, 본인은 그걸 자각하지 못한다
이들은 살다보면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말마따라 그게 아킬레스건이라 찌르면 찌르는 족족 반응한다
그러니 이들 이미지가 좋아질래야 좋아지기가 힘든 것이다
뭔가 두서없이 긴 글이 됐는데, 정리한다
그들에게 있어 내 말은 정말 잔인하디 잔인한 말이겠으나
많은 INTP 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현실과 유리되지 않는 것" 이다
이를 위해 중점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본인은 "양보" 의 개념을 든다
"으아니
그렇게 꼭꼭 참고 살았는데 거기서 더 양보하라고??
에라이 홧병걸려 뒈지란거냐?!?"
그게 아니고
'살아가는 현명한 요령' 을 학습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이에 있어 상세한 부분들에 있어서는 INTP 들도 나름대로 개인차가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많은 INTP 들에게 진지하게 경고하고싶은 것이 있다
부디 '비판' 을 통해서 '쾌감' 을 느끼는 것에 절대 익숙해지지 말기를 바란다
그건 본인도 모르는사이에 깡패에 가까워지는 지름길이 된다
개발새발 쓴 길기만 한 글을 읽어주신데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이만 글을 줄이겠다
그리고 본인은 싫어하는 INTP 들이 많은 만큼
좋아하는 INTP 들도 많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밝히며
그들이 스스로의 맹점을 자각하고 개선해나가는데에
이 글이 작은 보탬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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