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신앙심은 쥐뿔만큼도 없지만, 목사 아들로 자라서 성경 지식은 일반 평신도보다는 조금 더 많은 공대 대학원생이야.
아버지는 성인군자라 하긴 부족하지만, 그래도 보수적인 관점에서 신앙과 봉사를 굉장히 중시하는 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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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쪽지로 그래도 목사니까 돈 많이 벌지 않냐 하는데,
1. 아버지 어머니의 신앙관은 봉사가 중심이어서 들어오는 돈에서 최소 생활비와 교회 유지비를 제하고는 고아원, 교도소 및 경찰서 유치장 (특히 아버지가 예배하러 가는 곳들), 해외 파견나가서 교육선교 하시는 분들께 들어간다.
2. 재산은 없지만 빚도 없다. 매달 잔고는 0원이 되도록한다.
이 두가지 규칙은 항상 지키셔서 돈 없다.
나랑 내 동생 학원도 한번 안보내주셨고, 대학생되고선 둘 다 독립해서 살았다.
미디어에 노출되는 교회가 번쩍번쩍한 건물이라고 모두가 그런건 아니다. 파레토 법칙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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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교회에서 외부인에 가까운 눈으로 교회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또 어떤 사람들이 모이는지 지켜봐왔다. 몇가지 유형이 당연히 존재한다.
1. 신앙심
진짜 신앙심으로 충만한 사람들.
전체 교인 중 10%는 이 타입 아닐까 한다.
주로 별 문제 없이 조용히 교회 왔다 간다.
그냥 예배하고 식사하고 집에 감.
2. 광신도
교회에서 분란을 조장하는 사람들.
교회라고 모두가 기독교 신앙에 미쳐있지 않다.
하지만 꼭 열에 하나는 광신도인데, 사실 타입이 두개다.
2.1. 열성분자
신앙 자체가 삶의 이유다. 자신의 신앙을 남들보다 높게 평가하고, 때에 따라서는 목회자 - 목사, 부목사, 전도사 등 - 에게 자신의 신앙이 더 깊음을 설파하려고 든다.
즉, 위 아래가 없다.
교회 활동에 매우 적극적이지만, 대게는 성경 지식이 몹시 부족하다. 오직 믿음 그 자체.
길에 보이는 예수천국 불신지옥의 경우가 많다.
좋은 경우에는 교회의 일꾼이지만, 그런 경우는 많이 못봤다. 신앙심을 스카우터로 측정해서 남을 이기는게 목표.
2.2. 가짜 열성분자
신앙심이 깊다고 본인이 말하고 다니며, 교회에 다른 사람을 전도해서 데려오긴 한다. 문제는 이 경우 교회 내 지위를 확보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고, 정치질에 몹시 능숙하다.
분란의 원인. 자신보다 지위가 낮으면 이래라 저래라 말이 많다. 하지만 상하 관계는 명백하다.
3. 콩고물 스캐빈져
교회에 영업하러 오는 사람들.
신앙심은 없고 주말에도 일을 해야하는 분들이다.
삶이 고단하니 가끔 신앙심이 깊어지기도 한다.
사실 이 타입은 금방 눈치 채고 목사님들이 이래저래 타이르긴 한다. 교회에선 그러시지 말고, 와서 편히 계시는게 좋지 않냐.. 등등
하지만 누가 이 분들을 나무랄 수 있겠냐... 목사님들이 가장 난처해하는 타입.
왜냐고? 교회에 영업하는 분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여기저기서 불만이 발생하고, 결국 분란까지 이어진다. 편먹기는 기본에 누구는 도와줬는데 왜 당신은 안도와주냐, 교회가 삭막하다 등.
애들 싸움도 다루기 힘든데 다 큰 어른들이 이러면 교회 개판된다.
4. 밥
주일 교회 점심을 먹겠다는 일념 하나로 오는 사람들. 상호작용이 몹시 적다. 조용히 왔다 간다. 목사와의 대화를 꺼린다.
5. 삶이 힘든 사람들
그냥 삶이 힘든 분들이다. 위로가 필요해서 교회를 찾아오고, 누군가 방향을 제시해주길 바란다. 보통 목사 면담을 신청하는데, 신앙심은 없기에 신앙 관련 이야기로 대화를 풀어나가면 얼굴 표정이 썩는다.
뭘 기대한건지 모르겠다.
개인 빚부터 부부관계, 자식, 우울증 등. 별 문제를 다 들고온다.
직접적으로 요구하는 건 없고, 그냥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어한다.
성당 고해성사를 생각하고 오는 듯 하다.
어딘가 기댈 곳이 필요해서 오는 경우.
6. 평신도
그냥 저냥 습관처럼 사람 만나러 교회에 오는 경우. 교회는 사회적 네트워크 성향이 강하기에 인맥도 쌓고, 사람들 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친구도 만들 겸 온다.
주로 가정 주부들이 이 경우가 많음
엇나가면 광신도로 진화한다.
7. 20대
7.1. 섹무새
발정난 20대 남자애들이 여자 찾으러 온다.
보통 신앙이나 교회를 잘 모르는게 티가 난다.
오직 여자
아버지 젊을 적 부목사 하실 때 몇번 봤다.
대형 교회에 아주 많은 사내놈들이 이 꼬락서니다.
청년부 분란의 상징이다.
수 틀려서 범죄 저질러도 교회니까 덮어질거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데, 다 잡아다가 조용히 경찰서로 인계한다.
간음하지 말라 이 새끼들아
7.2. 젊은 광신도
무섭다.
얘네는 머리에 신앙 말고는 없다.
자신의 모든 일보다 신앙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게 교회에서 무언가하면 달성하는 스팀 도전과제 쯤인줄 안다. 그래서 교회에서 이런저런 직책도 맡고, 활동이 왕성하다.
교회 입장에서는 좋은 일꾼이지만...
얘네가 엇나가서 사이비에 가는 걸 많이 봤다. JMS나 신천지, 통일교 등.
대게는 성경에서 이성과 합리성을 찾는데, 그닥 논리적이진 못하다. 그래서 비유풀이 같이 숙련된 혀놀림을 보여주는 사이비에 가는 경우가 꽤 많고, 역으로 추수꾼 (신천지가 일반 교회를 장악하려고 심는 프락치)으로 오는 경우도 꽤 봤다.
섹무새와는 선을 확실히 긋는다. 얘넨 나름의 알고리듬이 있어서 대화로 가려내는 것 같다.
7.3.평신도
보통 모태신앙인 경우가 많다. 부모님따라 다니다가, 습관처럼 교회에 가는 경우.
조용히 예배하고, 친구 몇 명 사귀고 집간다.
그리고 자기한테 교회 내 직책을 시키는걸 극도로 싫어한다.
7.4. 외로움
나이가 좀 있는 경우에는 개인적인 문제를 상담하러 오지만 20대는 외로움에 못이겨서 오는 경우가 더러 있다.
사람들과 만나고 상호작용하는데에 초점이다.
좀 다니다가 안맞으면 안나오고, 신앙심이 생기면 평신도로 진화하거나 가끔 광신도가 된다.
펨창같은 친구들...
8. 억지로 끌려옴
나같은 경우.
신앙심도 없고, 교회보단 잠이 더 중요하다.
하지만 부모님이 교회에 직책이 있거나, 아니면 한 교회에 매우 오래 다니신 경우에는
"누구는 왜 안나왔어요"라고 물어보고, 그게 민망해서라도 끌려나간다.
대게는 남편들이 와이프한테 끌려나와서 죽상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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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이 정도 분류가 가능 할 듯하다.
항상 느낀거지만, 교회에서 분란 일으키는 것들은 꼭 자기가 신앙심이 깊다고 믿는 인간들이다.
목사가 틀렸다, 사모(목사의 아내) 행동거지가 마음에 안든다, 누구네 자식들은 왜 신앙있는 가정에 자랐는대 공부를 못하냐, 등등.
따져보면 본인도 그닥 잘난건 없다.
세상 정치판을 꿰뚫어보는 택시 기사 아저씨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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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성경은 중동 신화라 믿고, 특히 유대인들의 관점에서 씌여진 프로파간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끔 좋은 말들이 나온다.
너희는 서로 사랑하라
정죄하지 말라 같은
사실 글자에 무슨 잘못이 있겠냐.
다 사람이 잘못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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