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자와 영국 여행을 준비하는 꿈을 꿨다. 그 동행자가 누구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내게 익숙한 사람이었다. 하필 영국인 이유는 내가 그곳을 가고 싶어했기 때문이 아니라, 지인이 곧 그곳으로 유학을 가기 때문일 것이다. 오고가는 비행기표를 끊기 위해 둘러보다가 아침 일찍, 또는 저녁 늦게 표를 끊는 것이 가장 저렴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 돈으로 맛있는 것을 사 먹거나 하루 더 머물고 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동행자와 상의하다가 꿈을 깼다. 영국에서 아침 9시면 한국에선 몇 시지? 같은 생각을 하면서.
그 꿈 때문에 일어났을 때 어디론가 가고 싶다는 생각을 또 하게 됐을 것이다. 요즘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외출하면 소비되는 에너지나 지출도 부담스럽고 막상 나가려는 생각을 하는 것 자체로도 피곤하고 귀찮아져서 정작 실행에는 옮기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그 욕구 자체는 점점 강해져서 어떤 동기를 만들어서라도 다녀오긴 해야할 것 같다. 겨울이라면 더 좋겠지만 계절을 내가 어떻게 할 수는 없으니 여름 바다라도 가고 싶고, 그게 아니라면 그냥 맛있는 것이라도 먹으러 멀리 가고 싶다. 낯선 곳에 혼자 두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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