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우동의 크림우동
엄청 크리미하지는 않고 약간 묽어서 숲(soup)맛도 조금 나는데 우동과의 조화가 생각보다 괜찮아서 맛있었다. 친절하기도 했고
역전우동의 불만두
그냥 작은 만두맛이지만 저 튀김같은 거(가쓰오부시?)랑 소스 때문에 맛있었다
어른놀이
지금도하는중
굳이 철창 너머로 버려둔 이유나 행동같은 걸 상상하면 웃음을 참을 수가 없게 됨
개미가 머리, 가슴, 배로 나뉘듯 한강도 하늘, 강, 펜스의 세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요 며칠간 멘탈이나 수면시간, 밥 먹는 양 같은 평소의 리듬이 개박살나있었는데 어제 멀리 갔다오니 환기도 되고, 마음이 많이 안정된 것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밤에는 또 잠들기 전까지의 시간이 무서워지겠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고 아무리 이상한 것이라도 결국은 그것을 이해하기도 전에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오늘은 집에 바로 들어가기 싫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 정거장 전에 내렸다. 노래 하나를 반복재생해놓고 아무 생각 없이 걸었다. 의도적으로 천천히 걸었는데도 금세 익숙한 풍경들이 눈에 들어오게 되어서 죽고 싶은 기분이었다. 집에 조금이라도 늦게 들어가겠다는 마지막 발악으로 역 앞 카페에 갔고 시그니쳐 메뉴를 주문해서 들고 마시면서 집까지 왔다. 카페 주인님(옳지 않은 표현인 것은 아는데 재밌어서 그냥 주인님이라고 쓴 것임)은 항상 친절하고, 뭐든 말할 때 눈을 바라보고 말해주는 점이 좋다. 나는 사람의 눈을 잘 못 마주쳐서, 시선이 느껴지면 아주 짧은 시간만 눈맞춤하고 바로 딴 곳을 쳐다보다가 인사하고 나와버린다. 계속 시선 피하는 건 뭔가 찐따같고 예의도 아니라서 0.5초 정도 아이컨택을 하는 것인데 음 이것도 굉장히 찐따같군
집에 가기 싫었던 이유를 잘 몰랐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짖ㅂ에 가면 혼자가 되기 때문이었다. 혼자 있으면 혼자 있고 싶으면서 혼자 있기 싫지만 혼자 있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러면서 또 내가 더 바스라지지 않게 붙잡아 줄 사람이 간절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다 이내 누가 나 같은 사람 옆에 있어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그럴 수 있다면 아무나라도 좋겠지만, 그래서 다행인 사람이라면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지만 그렇게만 생각하고 끝내는 건 너무 이기적이다. 있는 그대로를 유지하면서 누군가 옆에 있어주길 바라는 건 땅에 떨어진 음식을 3초 안에만 건지면 괜찮으니 주워먹으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요컨대 페르소나라는 건 누구에게나 꼭 필요하다. 내 경우는 그걸 유지하는 게 좀 더 힘들 뿐이다.
누가 시킨 것이 아니지만 내가 뭐에든 의연하고 무덤덤하게 굴고 남들이 안 하려는 걸 먼저 하려고 하고 기타 등등 준비된 사람인 것처럼 보이려고 하는 이유는 정상적인 사람으로 보이고 싶고 정상적인 애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반대로 의지할 수도 있다. 사랑이라는 것은 일방적이 되어서는 안 되는데, 물론 그런 어려운 상태에서 성립될 수 있는 사랑의 형태도 있고 부정하고 싶진 않지만 그게 이후로도 잘 될까? 정상성이라는 걸 부정하고 싶어도 무조건 좋을 수 밖에 없는 건 있다. 건강하기랑 안 건강하기 중에 고르라면 누구라도 건강하기를 고를 거 아님? 정상이 아닌 걸 인지하고 있어야 목표를 잡고 노력할 수 있기도 하고, 그래서 계속 정상인 척을 하고 있어야 한 절반이나 그 이하 정도는 쓸모 있는 사람처럼 실제로 행동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타인의 호의 자체를 갚아야 할 빚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내가 주체가 되는 징징대기는 그냥 하기가 싫다.
하지만 절반이 쓸모 있는 것은 결국 쓸모가 없다는 뜻이다. 이건 조금 아는 것을 다 알고 있다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알고 있는데도 자꾸 사람인 척 하려고 하게 되고 반작용은 크다. 이제 척하는 것도 지치고 기다리는 것도 기다리게 하는 것도 숨 쉬는 것도 다 지치고 질려버렸다. 피고낳다. 잘 하고 싶은 걸 잘 하지 못하더라도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너무 큰 욕심이었다.
나는 나 스스로 자기비하/ 연민을 하는 걸 굉장히 싫어하지만(특히 결국은 하게 된다는 점에서 더 싫어하고 지금도 하고 있어서 현재 격렬한 자기연민과 혐오가 뒤섞인 상태) 그것보다 내가 가치나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이 나를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게 더 무섭다. 대인관계가 좁은 편이고 그래서 소수의 몇 사람(들)에게 지나친 의미 부여를 하곤 하는데 이거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그걸 내가 하게 되니까 감정 과잉 같은 식으로 적용이 돼서 나뿐만 아니라 상대에게도 독이 될 때가 정말 많다. 그래서 나는 그냥 혼자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지는데 그러다 지금처럼 너무 외로워질 때면 나 역시 그냥 사회의 한 부분이고, 의지하고 또 의지가 되어야 살아갈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혼자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이고 나는 확실히 그런 타입은 아닌 것 같다…? (아닐 수도 있음)
근데 뭐지 나와 비슷한 사람을 만나면 파국결말에 치달을 건 당연하고 그래서 밝은 사람을 만나고 싶은데 막상 얘기하고 있으면 엄청 두껍고 단단한 투명 벽을 사이에 놓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그 사람들이 밝고 잘 자랐기 때문에 질투가 나요! 같은 식으로 얘기하고 싶은 건 아니고 그냥 생존환경이 달라서 느껴지는 엄청나게 기묘한 거리감이 있다. 뭐랄까 그냥 근본적으로 아예 다른 느낌이라 내 '사람아님'의 상태가 더 확실히 느껴지게 되는 순간이 있음. 그런 건 닮고 싶어도 절대 안 되는 거고 애초에 잘 태어났어야 함. 그럼 난 어떤 사람을 만나야 하나 하면 답이 없고 그것도 끔찍하게 두렵고 무섭다
뭐 이런 생각들을 하다가 내가 지금 이런 타령이나 하고 있을 때인가, 나한테는 더 간절하게 성취해야 할 것들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하고, 그러다가 또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게 고도의 자기방어기제와 합리화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의심도 하고. 무엇보다 내가 이런 생각들로 어줍잖은 자기위로를 시도하기엔 잘 하지도 않았다는 생각도 들고. 근데 나 스스로를 가혹하게 다룰 필요는 없지 않나 싶은 생각도 ㅏㅎ고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그 생각을 반박하고 또 다른 생각으로 이겨보려다 그걸 반박하고 근데 또 전부 틀린 생각은 아니고… 이런 생각들이 한두개도 아니고 최소 십수개는 하루종일 떠다닌다. 이런 생각의 무한궤도에 계속 빠져 있다 보면 어느 순간 무의식적으로 !미쳐날뜀 경고! 같은 한계신호가 오는데 이럴 때 어떻게 해서든 생각 전원버튼을 꺼야 함 유뷰트 같은 걸로. 부정적인 생각을 멈추기엔 너무 똑똑하고 애초에 생각 안 할 일을 만들기엔 너무 멍청한 존재의 숙명이다
과몰입 오져버리네… 우유부단함, 자기확신 없음, 자격 없음, 오만함, 무시, 회피, 가해자가 된 피해자, 안 되면 되게 하는 게 아니라 되는 걸 했어야 했음→자기반성해야 할 부분들. '그러니까 더 절망해야지!'가 '그러니까 다음엔 더 잘 해야지!'로 생각이 바뀌려면 시간이 좀 걸릴 거 ㅅ같다. 다음에 글 쓸 때는 이런 글 안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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