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J.Dilla의 기일이다. 원래는 내일에나 떠올려야 하지만 KST에 맞추기로 한다. 내 나름의 방식으로.
아직 내 집에는 힙플하던 시절 맞춘 제이디 스태디움 쟈켙이 남아 있다.
2.
나는 나 혼자 나를 이루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많은 부분을 나 혼자 구축했고, 구축해야만 했다. 책임, 감정, 학습 등으로 아우를 수 있는 모든 것을. 그런 핵심들은 나 혼자서 온전히 일구었다고 확신하고 그래서 나는 완전하지 못하고 완벽하지 못하고 어디라도 날카로운 것에 깊숙히 찔리면 펑 하고 터져버릴 것만 같은 상태다. 아직도.
그런 코어적인 부분을 나 혼자서 만들었기에 나는 나 이외 누군가의 무엇도, 누군가에게 무엇도 바라지 않고, 그것에서 나를 찾지도 않는다. 찾을 수도 없다. 바라지 않고, 바랄 수도 없다. 그 어떤 것도 내가 만족해야만 나는 완성되고 완전해진다. 물론 법칙에는 언제나 예외라는 것이 있기 마련이나
0000얼마 전에 떠들었던 문장들 중 하나지만 삶은 결국 양가감정의 중첩이다. 혼자만의 공간에서 나 스스로에게 고백하자면, 나는 사실 오래 전부터 내가 '언제고 기억되는 아름다웠던 사람'이길 바랐다. 그게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이다. 누구에게서도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얻을 수 없는 사람이, 남에게 인정받고 기억되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것은,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없는 것을 갈구한다는 일반론을 통해 보았을 때 언뜻 맥이 닿아있지만 그것은 분명 올곧지는 않다. 올곧지 않은 게 틀리다와 동의어가 되지 않는 건 당연히 알지만 그런 감정의 양립이 생각될 때마다 어딘가 불쾌해지거나 울적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한 문장을 쓸 때마다 십수 가지로 뻗어나가는 생각들을 다 담을 수가 없어서 글이 난잡해지네.
그냥 양가감정도 아닌 것 같다. 무엇이든 이해하려고 하는 나의 성질 때문인지, 정말 그런 것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냥 내가 스노브이기 때문인지도. 아직 어리기 때문인지도. 욕심이고 강요인지도.
그냥... 격식 안 차리고 말하자면 내가 누군가를, 무엇을 생각하는 만큼 대상도 나를 생각해주었으면 좋겠다. 내가 아무 의미도 아닐 수 있다는 것, 아무 의미도 아니라는 것, 흔한 것과 등가로 여겨진다는 것, 그런 단서를 하나라도 줍게 되는 것 자체가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어서...
제이디처럼, 죽어서도 가끔이라도 떠올리게 되는 그런 아름다운 사람이고 싶다
이상 가치있기 위한 아무 노력도 안 하는 완벽주의 강박감 패배자 루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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