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성경의 해석은 굉장히 조심스러운 일이고, 그 어떤 목사님도 절대적 권위를 갖고 있지 않아.
나는 심지어 목사나 신학도도 아닌, 일개 성도에 불과하고, 아랫글은 단순히 내 생각일 뿐이라는 걸 고려해줬으면 좋겠어.
일단 구약은 제외하도록 한다고 치자. 율법에 대한 해석은 많이 바뀌었으니까. (단, 율법은 무시하는게 아닌 완성되는 것이라는 걸 염두에 둘 필요가 있어)
신약에서 동성애를 죄로 규정하는 건 로마서 1장 26절부터 쭉 나와 있어. 그외에도 마태복음과 고린도전서 등에도 남색을 언급하면서 이것을 죄라고 정확하게 명시하고 있어.
그러나 이 구절로 동성애 그 자체가 죄악인가, 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할 필요가 있지.
그건 히브리어의 특징과 그 당시 역사를 살펴봐야 알 수 있는 일인데, 일단 로마서부터 보자면, 이 구절은 정확하게 남자와 남자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어. 그러나 여자들의 동성애에 대해선 언급이 없다고 봐도 무방해. 물론 성경이 굉장히 남성 중심적인 책이긴 하지만, 역시 뭔가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하지 - 통계적으로 게이의 수가 레즈비언의 수보다 더 많거나 하진 않거든. 이 책은 말 그대로 '로마'서라는데 집중 할 필요가 있어. 당시 로마에서는 동성애가 흥했는데, 이 동성애는 우리가 지금 생각하는 동성애랑은 굉장히 달라. 일종의 마운팅, 성인남성과 소년, 혹은 2등 시민 (유대인포함) 간의 서열관계 성립이라고 생각하면 돼.
이건 사랑이라기보다는 로마인의 풍습에 굴복하는 것에 더 가깝고, 정말 동성끼리 애정을 나눈다기보다는 일종의 변태적 행위에 가까운 거라고 볼 수 있어. 바울이 금지한건 아마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해석이 있을 수가 있고. 고린도서를 보면, arsenokoitai 이라는 단어를 동성애자로 해석하고 있어. 이건 남성 동성애자를 뜻하기도 하지만, 성매매, 혹은 변태적 행위를 뜻할수도 있어. 실제로 이 단어는 자기학대자로 번역된 역사도 있고, 비슷한 연도에 쓰여진 글 중 남성이 자기 아내에게도 arsenokoitai였다 라고 적힌 문장도 있어. 이걸 보면 확실히 이 단어가 동성애자를 가리킨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지.
또 기독교에서 드는 구절로 마태복음엔 예수님이 남자와 여자의 교합으로 인한 결혼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게 나와. 물론 남성과 여성의 교합은 아름다운 것이지만, 그게 남자와 남자의 교합은 아름답지 못하다는 명제에 대한 뒷받침이 될 수는 없어.
뭣보다 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은 건 성경엔 동성애에 대한 구절보다 훨씬 더 많이 나오는 구절이 있고, 이건 동성애랑은 달리 그 뜻에 전혀 논란거리도 없어.
그건 '남을 단죄하지 마라' '하나님은 단죄를 하시는 분이 아닌, 구원을 하시는 분이다'
그리고 뭣보다, 가장 크고 중요한 율법이자 그 어떤 예배보다도 값진 건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
이라고 적힌 구절이지.
그리고 성경을 떠나 윗 댓글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동성애 때문에 숫자가 줄어들거나 인류가 멸망할 일은 없어.
이미 이성애자들이 낳는 애들 수만으로도 인류는 충분히 불어나고 있고, 사실상 최근으로 올수록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지. 동성애자들을 억지로 애를 낳게 할 정도로 (그 아이들의 행복이나 동성애자들의 행복을 무너뜨려가면서까지) 인류의 수가 위협받고 있진 않아. 오히려 인간의 수가 너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서 문제가 되고 있어 (하지만 이건 과학의 발달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음)
요약하자면, 기독교에서 동성애를 반대할 수 있는 근거가 성경에는 확실히 있어.
성경에 남색에 대해서, 남자와 남자의 성교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적힌 부분은 굉장히 많아.
그러나 이것을 과연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야 하는건지, 기독교가 성경에 있는 다른 모든 구절에 대해서 그랬듯 하나의 상징과 그 당시의 역사, 그리고 성경이 적힌 언어의 특성에 대해서 깊은 연구가 필요한지는 고려할 필요가 있고, 이 모든 것이 헷갈린다면, 예수님이 직접 모든 게 헷갈리면 이거 두개만 기억하라고 하신 말씀 - 하나님과 내 이웃-그들이 누구든지간에- 나 자신처럼 사랑하고 믿는 것 - 을 그냥 실천 하는것만 집중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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