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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태엽 오렌지

시계태엽 오렌지







스포 주의







버지스가 62년 발표한 초판에서는 주인공 알렉스의 세뇌가 풀린 부분에서 이야기가 끝나지 않는다. 알렉스는 다시 폭력과 범죄의 세계로 돌아가지만 이내 그런 나날들에 질리게 된다. 그러는 동안 갱생당해 새 사람이 된 옛 친구와 만나게 되는데 그 일을 계기로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이제까지의 폭력적인 삶과 결별하고 가정을 꾸려서 어른이 되겠다고 선언하며 이야기가 끝난다. 버지스는 알렉스의 폭력이 한 때의 일탈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어른이 되면 자기 의지로 선악을 선택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시계태엽 오렌지]는 젊은이의 성장을 그린 이야기다. 하지만 미국에서 출간되었을 때 출판사 방침으로 마지막 장이 삭제됐다. 미국 출판사쪽은 이 이야기에 해피엔드는 필요 없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런데 그 미국판을 바탕으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영화를 만들고부터 문제가 더욱 복잡해졌다. 70년대에는 영국에서도 마지막 장이 빠진 판본이 출판되었다. 버지스가 어느 판본을 정통으로 여기는지 불분명했던 시기가 있었다. 어쩌면 자신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던 건지도 모른다. 미국에서 처음 출판된 완전판에 수록된 서문에 이런 내용이 있다. '우리는 자신의 글을 삭제할 수는 있지만, 글을 썼다는 사실 자체를 지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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