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eepy

스크립들

#면접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으시면 편하게 해주시겠어요? 라는 질문 대응

이때, 감사합니다/없습니다/이렇게 면접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합격하게 된다면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지원자가 되겠습니다.

이렇게 대답하시면 안됩니다.

마지막으로 할 말을물어보는 건, 면접관들이 전부 돌아가며 질문을 다 했는데, 시간이 1-2분 남았을 때 할 말 없어서 그냥 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지원자 입장에서는 사실 ‘찬스’죠. 

여기에서 잘 이야기하면 앞선 질문들을 통해 충분히 어필하지 못한 걸 만회할 수도 있고, 그 반대라면 쐐기를 박을 수 있는 겁니다. 

근데 위의 대답들은 마이너스까지는 아니지만 플러스도 아닙니다. 그 좋은 찬스를 그냥 ‘1-2분 때우는 말’ 하고 흘려보내는 거에요.

근데 거의 대부분 위의 대답들 중 하나가 나옵니다. 많은 지원자들 중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대답은, “저는 업무에 대한 욕심이 좀 있는 편이어서 업무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교육을 찾아 듣는 편이었습니다.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개인적으로 온라인 교육을 수강하기도 했었는데요, 혹시 직원들의 업무역량 강화를 위한 기관 차원의 교육 프로그램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라는 대답이었습니다. 안뽑을 수가 없는..대답이죠. 물론 합격했습니다.







“˝밥 딜런의 외할머니가 어린 밥 딜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리고 네가 만나는 사람이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친절해야 한다고“

오디오북으로 들었던 <불편한 편의점>의 한 구절이다. “친절해야 한다.”







인간은 기억력이 좋지 않고, 번뜩이는 생각들은 아주 잠시 나타났다 영원히 사라진다. 그러니, 메모를 하자. 
새벽 두시에 잠시 깼다가, 샤워를 하다가, 산책을 하다가, 무슨 생각이 들면 반드시 메모를 해 두었다.
나중에 모아 놓고 보니,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내 무형자산이 되었다.







정말 이상해. 주변에서 대학원 시절 보내며 "아, 이 정도로 해서는 택도 없구나. 딴에는 잘 하는 줄 알았는데. 정말 무지무지 잘해야 무슨 일이라도 해내는구만"같은 식으로 점점 작아지는 사람들을 많이 봤음. 근데 종종 정반대로 대학원 시절 "세상의 핵심 지식은 내가 아는 이건데, 멍청한 일반인들 이걸 모르는 답답한 놈들 때문에 세상이 개판이지"라며 점점 스스로를 대단히 여기면서 자기 지식이 굉장히 고귀하고 세상 문제를 자기가 다 풀 거라는 식으로 변하는 사람도 꽤 있는 것 같음. 무슨 차이인지 잘 모르겠음.







만화를 그리면서 주인공을 구상할 때 제일 중요하게 보는 건 
1. 캐릭터의 욕망(목표)
2. 캐릭터의 스트레스(트라우마)
3. 캐릭터의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가치관) 
이 세 개만 탄탄해도 스토리에서 캐릭터가 비어 보인다는 느낌은 덜할 수 있더라.
작업을 하다 보면 주인공 캐릭터가 대체 뭘 하는 거지 생각이 드는데, 그럴 때마다 한 번씩 점검해 주면 딴 길로 새고 있는지 아닌지 알 수 있더라.. (많이 새봤던..)

캐릭터를 만들어놓고 굴리지 않을 순 없죠. 이야기의 시작과 결말을 잘 하지만, 과정을 채우는 게 어렵다면...
1. 주인공이 절대로 바라지 않는 일을 현실로 만들어버려라!
2. 1을 점점더 크게, 큰 사건으로 몰고가라!
3. 사건의 절정에서 가짜 승리 혹은 가짜 패배를 줘서 결말을 숨겨라!







어렸을 때 우리 집은 항상 가난했고 엄마 혼자 돈 벌면서 자매 둘을 키웠는데 가끔 저녁을 동네 돈까스 집에서 시켜 먹었다. 당시 집안 형편에 돈까스 세트는 사치에 속했는데, 어느 날 엄마가 가게에 돈을 미리 많이 주고 왔으니 앞으로 저녁은 여기서 계속 시켜 먹으라고 하더라고. 이게 웬 떡이야.
그래서 날마다 전화로 돈까스 세트 두 개를 시켜 먹었는데 그러기를 한 몇 개월 됐을 무렵, 엄마가 전화하는 걸 듣고 알았다. 이미 맡긴 돈은 한참 넘어선지 오래고 사장님 내외가 공짜로 우리 자매 저녁을 먹여주고 계셨다는 걸. 당시 나는 너무 어려서 감사함보다 창피함을 더 많이 느꼈는데..
이 시절 이야기를 갑자기 왜 쓰냐면 어제 초등학교 2~3학년 정도 되어 보이는 남매가 카페에 왔다. 누나로 보이는 친구가 한참 메뉴판과 자기 손에 있는 2000원을 번갈아 보더니 얼마 안 있어 이 돈으로는 본인들이 마실 수 있는 음료가 없다는 걸 깨달은 듯 했다.
그와 다르게 옆에 선 남동생의 눈은 기대에 가득 차 반짝거리고 있었다. 누나에게 생딸기우유가 먹고 싶다고 조용히 말했는데 누나는 이 돈으로는 못 먹는다고 동생을 타일렀다. 그리고 나는 그때 과거 딱 이만한 나이대의 우리 자매를 떠올렸고, 1000원어치씩 두 잔 타줄테니 잠시만 기다려달라 했다.
유리잔에 생딸기우유를 가득 담아 테이블에 내려놓자 남매는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삽시간에 먹어치웠다. 나야말로 정말 고마워. 그 돈까스 집이 없어져서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하나 마음이 무거웠는데 기회를 줘서. 앞으로 생딸기우유가 먹고 싶으면 언제든 와.(돈은 안 받으려고 했는데 누나 친구가 굉장히 완고하게 내밀어서 결국 받았다 😅...)
받은 선의를 돌려줄 수 있는 기회가 오는 건 행복한 일이야 ~~!







동네친구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말의 의미: 새벽 세시에 불러낼 감정쓰레기통이 필요하다는 뜻







어른이 되고 나서 생긴 연애고민은 "사람을 좋아할 수 없어" 혹은 "적절한 사람을 좋아할 수 없어" 의 둘 중 하나다







예전에 "너같은 여자가 진짜 싫어" 라는 말을 듣고 "다행이다~! 나도 너 싫어" 라고 했더니 상대가 엉엉 울었던 적이 있다. 나는 서로 사랑하는 것도 서로 혐오하는 것도 어렵다고 생각하면서 상대에게 티슈를 내밀었다.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고 원활한 관계유지를 위해 노력하는 것과는 별개로, 타인의 감정에 대해 과도하게 추측하고 관여하는 태도는 좋지 않다.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타인의 감정은 타인의 것이다. 내가 어떻게 할 방도도, 그럴 필요도 없는 것이다. 감정 소통에도 적당한 거리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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