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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통약이 개발되지 않는 이유

생리통약이 개발되지 않는 이유가 뭐 남초니, 여성혐오니 뭐니 뭔 말도 안되는 소리가 많이 나옵니다만, 약대 졸업생은 여성비율이 상당하구요, 많은 수의 여성분들이 이미 랩에 진출해 주야장천 연구에 몰두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 논리대로라면 탈모치료제는 지난 세기에 완성되어야 하지 않나요? 약품개발진들이 전부 탈모혐오자들인가?

신약은 수요 확실하고, 기술 충분하면 어떻게든 만들어 냅니다. 생리통약 만큼 수요가 확실한 약이 어디 있습니까. 기술이 안되어서 못만드는 것뿐이지.


1. 생리통은 비특이적으로 작용하는 프로스타글란딘 때문에 발생하므로 단독으로 효율적으로 잡아내는 것이 불가능하고, 현재로썬 진통제가 최선입니다.

2. 외부 병원체에 의해 발병하는 증상의 치료는 해당 병원균을 배제하기만 하면 자연스레 회복되므로, 상대적으로 치료제 개발이 쉽습니다.

그러나 유전자나 호르몬에 의한 증상은 체내의 보편적인 과정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단독으로 증상을 제거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선택적 제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의미죠. 따라서 연구력이 투입되어도 결과가 나오기 쉽지않은 분야구요. 안타깝지만 극복하는데 많은 시간을 요구할겁니다.


3. 신약개발은 전 세계에서 대가리 잘 돌아가는 연구원들 모아서 하고 있고요, 여러분이 먹는 약 대부분은 수입하거나, 라이센스를 구입하거나, 카피해오고 있습니다. 아무리 한국이 좆 같은 상태로 돌아가서 개발할 의지가 0라고 해도 만들 수만 있으면 다른 나라에서 이미 만들어 팔아먹고 있겠죠.

만약 사악한 한국 제약회사들이 (좆도 말도 안되는 소리긴 한데) 사악한 회장의 말에 따라 의도적으로 생리통약의 개발을 막고 있다고 칩시다. 그럼 미국과 중국 등, 전세계의 제약회사들이 뒤따라서 생리통약을 개발을 포기할까요? 개발되기만 하면 전세계에서 고정 수요가 확실한 품목인데?


4. 결론은, 생리통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생리통약은 안 만드는 것이 아니고, 못 만드는 것입니다. 태생적으로 만들기 어려운 약이기 때문에 못 만들고 있는 것이고, 차선책으로 비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진통제를 대안으로 쓰고 있는 겁니다. 한국이 좆같아서 그렇게 돌아가게끔 되어있는게 아니고.

A. 생리통과 탈모는 둘다 호르몬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나타나는 증상이다.

B. 생리통과 탈모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은 유전적 특질의 발현에 따라 생성된다.

C. 두 특질 모두 호르몬 작용에 의해 나타나므로, 완치나 근본적인 원인을 차단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D. 생리통은 여성에게만 나타나는 여성 특이적인 증상이고, 탈모는 절대 다수의 환자가 남성에 편중되어 나타나는 증상이다. 따라서 생리통에 선택적인 진통제가 여성혐오때문에 개발되지 않는 것이라면, 탈모치료제는 혜택을 받을 절대다수가 남성이기 때문에 최우선적으로 개발되어야 하지 않나?


의학적으로 분석할때는 결과보다는 원인이 중요합니다. 비슷한 원인을 공유하면 해결방식이 비슷해지지만,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해결방식이 같아지는 것은 아니지요. 예를 들어 병원균 감염으로 인해 팔이 부패하는 증상과, 괴혈병으로 인한 증상이 같은 부패증상을 보인다고 둘다 귤만 먹일겁니까?

맨 처음 트윗만 보고 경영진의 성비가 어쩌구 하는 글이 인용알티로 올라오고 그러는데, 맨 처음 트윗은 제약쪽으로 여성의 진출이 적은 남초 직장이기 때문에 그런 약이 안나온다는 주장을 보고 복장이 터져서 싸지른 글이니 한국의 경영진이 어떤 성비로 구성되는지는 당연히 고려 안했죠.

왜냐, 생리통약은 그런 말도 안되는 이유로 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거든. 당장 약국 가서 받아오는 절대다수의 약은 외국에서 개발되었으니, 한국 경영진의 의사는 조또 관계 없구요. 그 논리대로라면 전세계의 제약회사와 연구소의 책임자가 좆쩌는 여성혐오주의자들 뿐이라는 개논리가 완성됩니다.

그리고 세상에 여성만을 위한 약이 생리통약밖에 없겠습니까? 월경 전후 증후군 치료약 등 찾아보면 여성에게만 유용한, 아니면 여성에게 더 필요한 약도 있죠. 그런 약들은 여성혐오주의자 경영진의 의사를 거스르고 억지로 시장에 나온 혁명적인 약물들인가? 진짜 말도 안되는 주장하지 좀 마시죠.

그리고 생리통약이란게, 단순히 통증만을 잡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생리통에만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약제를 개발하는 것보단 이미 복합 증상에서 효과가 검증된 기존 진통제를 쓰는 것이 효과적이죠. 만약 생리통에만 특이적으로 작용하면서 기존 진통제보다 효과 좋은 약을 원하는 것이라면 미안하지만 생리통 자체가 비특이적 화학물질에 의한 비특이적인 증상이기 때문에 특이적으로 잡아내는 것이 힘들고, 생리변화를 통해 생리통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앞서 말했다시피 유전형질과 호르몬 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니만큼 현재로썬 약물로 근원을 제거하는 것은 무리요.

어느 수준의 생리통약을 요구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기준을 낮게 잡으면 진통제가 곧 생리통약이고, 그보다 기준을 높게 잡으면 아직 인류가 가진 의약학적 지식으론 아직 도달하지 못한 수준의 약제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가능하면 의학 논문으로 이미 수십건이 발표되었겠지. 괜히 광고를 '두통, 치통, 생리통'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외다. 통증의 완화가 목적이라면 비특이적으로 작용하는 진통제를 쓰면 되니까 그렇게 광고를 하는 것이지.


유전자 > 여기서 문제가 있으면 완치가 거의 불가능하구요.

호르몬 > 여기서 문제가 있으면 호르몬 투여나 장기 절제 들어가구요.

신경/대사작용 > 여기서 문제가 있으면 증상을 억제하는 약제를 투약하구요.

외부병원체 > 여기서 문제가 있으면 이새끼를 조지면 되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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