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믹테니까 [Dear. April]이 들어가는 게 서순상으로는 맞지만 그럼 너무 뻔하니까 뺐다. 늘 그랬듯 이번에도 유기성을 신경쓰면서 만들었는데 노래들의 전체적인 정서도 그렇지만 [Scared To Live]부터 [One Last Time]까지는 더 긴밀한 흐름을 갖고 있다.
[Scared To Live]에서 두려워하지 말고 새 삶을 살길 바란다면, [Makeitliveforever]에선 어떻게 '영원히' 살아가고 싶은지를 말하고 있다. [Makeitliveforever] 나레이션의 마지막 부분인 'I'm gonna always love you'는 다음 노래 [Super Stars]의 가사인 'You, you, you…'와 바로 이어지고, [Super Stars]에서 모호하게 말한 사랑의 이유를 [U-Love]에서 'just because i really love you'라고 단순명쾌하게 설명한다. [U-Love]는 'just becuz i really love'라는 가사와 함께 노래가 끝나는데, 이걸 [One Last Time]의 가사와 이어서 'just because i really love and though she wasted all my time…' 하는 식으로 노래가 이어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포스팅을 이전과는 다르게 해봤는데 일단 1. 스포티파이는 한국에 정식 서비스할 때까지 그냥 안 쓰기로 결정해서 유튭 재생목록만 추가했고, 2. 글이 너무 길어지는 게 지저분해서 곡의 제목을 누르면 설명이 나오는 식으로 꾸며봤다. 3. 마지막으로 다음 달을 위해 믹테를 준비하는 게 아니라 한 달 동안 느낀 마음이나 좋게 들었던 곡들을 그 달이 끝난 후에 갈무리하는 식으로 컨셉을 잡아봤다.
1. Tame Impala - Feels Like We Only Go Backwards
"I got my hopes up again, oh no, not again"
<Lonerism(2012)> 수록. Tame Impala를 알게 된 곡이자, 사이키델릭 록에 매료되기 시작한 곡이기도 하다. 감각적인 뮤직비디오도 매력적이고, 몽환적인 인스트루멘탈과 보컬, 캐치한 멜로디 때문에 한창 즐겨 들었던 노래.
Arctic Monkeys의 보컬 Alex Turner가 부른 버전도 무척이나 좋다.
2. The Weeknd - Scared To Live
"I've been praying that you find yourself"
<After Hours(2020> 수록. The Weeknd는 데뷔 초~초창기 때에만 잠깐 듣고 말았는데 이번 앨범은 무척 좋게 들었다. 뚜렷한 앨범 컨셉도 좋고 약간의 레트로맛을 가미한 트렌디한 음악이라 듣기 편하고 좋았음. [Hardest To Love]와 이 곡 중에 고민했는데 좀 더 와닿고 좋은 건 이 곡이었다.
3. Knxwledge - Makeitliveforever
"See everything happens for a reason"
<1988(2020)> 수록. 원곡은 Tyrone Davis - Ain't Nothing I Can Do. 보이스 샘플은 출처를 못 찾았다.
해당 앨범의 트랙 제목들을 하나로 풀면 다음의 문장이 완성된다 : Don't be afraid because tomorrow's not promised. Do you, that's all we can do. Listen. Learn how to cope with reality. You only get one, so live life. Be safe. Watch who you call your homie. They come and go. Don't gotta be gangsta all the time. Believe me, it can be so nice. Make use of the time. Make it live forever. A woman's life is love. A man's love is life. Keep on minding my business(내일 일은 아무도 모르니 두려워하지 마라. 네가 되어라,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다. 들어봐. 현실에 대처하는 법을 배워라. 너라는 존재는 단 하나뿐이니까, 네 인생을 살아라. 몸조심하고. 네가 절친한 친구라고 부르는 사람을 봐라. 그들은 잠깐 있다가 사라지는 존재들이다. 언제까지고 시정잡배로 있지 마. 날 믿어라, 이건 정말 좋을 거야. 시간을 활용해서, 그것을 무한히 누려라. 여자의 인생은 사랑이고, 남자의 사랑은 인생이다. 내 일을 항상 신경 써라.).
88년생인 그가 자신의 출생년도를 앨범 타이틀로 삼은 만큼 이 앨범이 자전적인 이야기가 아닐까 하고 유추해볼 수 있는데, 이 문장이 그가 지금까지 살면서 느낀 정수나 충고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조금 신경써서 읽고 앨범을 감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4. Yves Tumor - Super Stars
"I can't quit you, you're my super, my super star"
<Heaven to a Tortured Mind(2020> 수록. 힙스터스러운 이름이랑 기괴한 앨범 커버들 때문에 안 듣고 있다가 이 앨범을 통해 제대로 듣게 된 뮤지션인데 지금까지 안 들은 거 정말 땅을 치고 후회하였다. 아직 이전 디스코그래피들을 안 들어봐서 전작들이 어떨진 모르겠지만 이번 앨범은 엑스페리멘탈+사이키델릭 록 느낌이 강해서 큰 거부감 없이 들을 수 있었다. 특히 [Super Stars]같은 경우는 프린스나 특히 퍼렐 느낌이 많이 나서, '퍼렐이 록을 하면 정말 딱 이런 느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5. J Dilla - U-Love
"Just because I really love you"
<Donuts(2006)> 수록. 예전에 모 힙합귀뮤니더사이트에서 딜라 야잠을 공구했을 때 꽤 비싼 가격이었음에도 망설임 없이 샀을 정도로 좋아했었고 예전만큼은 아니어도 여전히 좋아한다. 원곡은 Jerry Butler - Just Because I Really Love You.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데에 이유를 댈 수 있겠지만 그게 유일한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답도 될 수 없다고도 생각.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좋아하는 걸까?->좋아하는 것 같네.->좋아한다.' 식으로 그라데이션을 그리면서 조금씩 빠져들어가는 것이지 목적이나 이유가 있어서 좋아하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그런 질문을 받는 것도, 대답하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함. 왜 사랑하냐고 묻는다면 그저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한다.
…는 내용의 라노벨 추천좀
6. Somni - One Last Time
"It isn’t easy as it seems To just believe in everything"
<Home(2020)> 수록. 중성적인 보컬 활용과 미니멀+로파이 사운드가 매력적인 앨범. 단순히 앨범 커버가 마음에 들어서 들었는데 너무 좋아서 좋은 보물을 건진 느낌이었다. 이 곡과 [Home]이라는 곡을 특히 좋게 들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가사가 없었던 것… 기대 안 하고 트위타 DM으로 뮤지션 본인한테 가사 좀 알려달라고 했는데 진짜 알려줘서 너모나 기분이 좋았던 거시야요… 가사가 좋게 말하면 되게 시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해석하기 어려운 뜬구름 잡는 내용이라, 가사를 알기 전엔 [Home]이 좋았지만 알고 나니 이 곡이 더 좋게 들리더라.
7. Thundercat - A Fan’s Mail (Tron Song Suite II)
"No one watching over me/ I do what I want"
<Drunk(2017)> 수록. <Drunk> 앨범 자체가 너무 훌륭하다는 것 외에 별로 할 말은 없고 요새 커여운 고양이 사진들을 볼 일이 많기도 하고 자유로운 기분이 되고 싶은 마음을 담은 노래가 마무리로 좋을 것 같아서 실었다. 검색해봤는데 지금까지 떤더캣 곡을 한 번도 믹테에 넣은 적이 없어서 스스로 좀 놀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