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eepy

정준일



내 음악이 이 사회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피해의식을 감수해가면서까지, 이 음악은 그 욕지거리를 내뱉을 때의 비릿한 통쾌함을 계속 계속 밀어붙였던 역사가 있습죠. 그렇게 말하는 거 말고는 달리 말할 게 없던 배경과 문맥이 있는 거신데... 뭐 사실 저런 반응 일종의 pcism이죠. 근데 요런 태도는 사실 힙합 음악 듣고 쌍욕 내뱉고 블랙넛 음악에서 물오징어 들으면서 "씨발 ㅋㅋㅋㅋ 보징어랰ㅋㅋㅋㅋ" 라고 키득거리는 뭇녀성 리스너들을 '해석'해내지 못하는 맹점이 있다는 거..


뭐 같은 의미로 "저는 왜 무대에서 발라드 부르면서 그렇게 자기 사랑의 실패를 처연하게 남들 앞에 전시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메이트 노래 왜 그러죠?" 이렇게 말해버리면 뭐 아무 얘기 안 되는 거죠... 아닌 말로 '왜 윤종신 발라드에서 남자는 끊임없이 눈물 흘리며 '남성성'은 거세된 고자같은 화자만 등장하는 거죠?" 라고 젠더적 의식을 갖고서 시비 걸기 시작하면 들을 노래 안 남아나죠.


힙합하는 아티스트들이 무대 밑으로 내려와서 자기 주변 여성에게 "야이 씨발년아, 빨리 대라고 개년아" 이렇게 실제로 말하면서 다니면서 그 짓거리 하며 살다가 실제 법을 어기는 등의 일을 하면 문제가 되겠죠.

겉으로는 멀쩡히 만화 그리다가 뒤에서 합의 없이 여중생 따먹고 이런 아티스트들보다 저들이 끼치는 해악이 얼마나 큰건지 모르겠네요. 아, 이 참에 우리 19금 게임 다 없애고 셧다운제 ㄱㄱ 할까요? ㅋㅋㅋㅋ








그런 표현이 거슬리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면에서 그것이 맞아 떨어지지 않았는지에 대해 그 아티스트의 해당 무대 내지는 곡을 적시하여 까거나 비판할 수 있겠지만, 저 트윗은 그저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힙합의 한 부분에 대한 전반적 평가로 갈음해버리는 것 같아서 매우매우매우 불편합니다. 


비치비치 거리고 마더 퍼커 할 수 있습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그것이 잘못된 것도 아니구요. 그 맥락을 이해 못하고 싫으면 그냥 떠나면 되지 왜 즐기는 애먼 사람들을 마치 그런 '정치적 올바름' 따위는 전혀 없는 사람들로 몰아세우는 식으로 프레임을 짜는지 정말 짜증나네요. 


쇼미더머니에서 욕이 과하거나 짜증나거나 하면 우리는 그 아티스트의 특정 무대에서 그 욕설들이 왜 우리에게 시원함과 공감을 주지 못하고 짜증과 불편을 줬는지 따져보면 됩니다. 그런 무대의 '아름답지 못함'에 대해서 이 바닥에서 음악 들었던 사람들이 가려내지 못할 정도도 아니구요. 존나 관용이란 없는 저런 트윗들 속에서 바로 김수용의 '힙합'과 같은 해괴한 만화가 상업적으로 성행했던 겁니다..... (지들만의 고급) 문화 절대주의자들...으....








정준일 추천음반 우리 다 듣는 음악들이잖아요? 힙합 음악 들으니깐 힙합 음악 까도 되는 라이센스 갖고 있다, 이런 얘기 드리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깐 '세태비판'을 하려면 정확하게 집어서 해야지, 저런 140 바이트 글로 문화의 한 부분 - 그 부분의 전체에 대해 '와 난 이건 진짜 이해 못하겠어'라고 절대화시켜서 말해버리면 안 된다는 거죠 (와 나 이건 진짜 못 듣겠어, 와 같은 취향에 대한 발언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그것도 문화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저런 관용없는 의사를 표현하는 게 사실 못 마땅하다는 건데..








딱히 잘못된 부분이 없는 얘기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저런 얘기 드린겁니다. 그러니 괜한 반발심 부린 것도 아니구요. 불필요한 욕설이 남발된다면 '불필요한 욕설이 남발된다'고 말하면 됩니다. 도무지 욕설 자체는 아예 못 듣겠습니다, 쟤네 왜 저래요? 와 같이 반응할 문제는 아닌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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