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eepy

스무세의 여자아이는 귀엽다

이제 갓 고등학교를 벗어나 대학생이 된 스무세의 여자아이는 귀엽다

미숙한 화장이지만 그 아래 눈동자가 반짝반짝하다

달달한 딸기를 손목에 발랐는지 좋은 냄새가 난다

남자애들과 어색하게나마 대화를 하는 것도 참 귀엽다

남자애들도 초등학생 때 좋아하던 아이를 괴롭히던 것처럼 장난을 친다

무거운 전공서적을 한손으로 들다가 미끄러졌을 때

으왓! 하고 소리를 지른 후 부끄러워 발개진 얼굴로 주섬주섬 책을 올리는 것도

모르고 선배한테 인사를 하지않았다고 걱정하는 것도

호감있는 남자애한테 좀 더 말을 붙이는 것도

처음 사본 구두를 신고 물집이 잡혀 아프다고 칭얼거리는 것도

교복과 달리 여성스럽게 나풀나풀한 옷을 입고 어색해하는 것도

파마가 풀려 구불거리는 머리카락도

어떤 화장품가게에서 매니큐어 세일을 했다고 말하는 그 목소리도

손가락 위 반짝거리는 손톱도

참 예쁘다

그러기에 스무살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