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chbox/of the Moonth

midnight moon music 20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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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anni El Khatib - ALIVE

"Spun around, flipped upside down, I'm alive. And all I lost was you"

<FLIGHT (2020> 수록. 1981년생, 싱어 송라이터 겸, 멀티 인스트루멘탈리스트(여러 종류의 악기를 능숙하게 연주할 수 있는 음악가) 송라이터 겸, 비주얼 디렉터 겸, BADBADNOTGOOD가 속해 있고 Nosaj Thing, Rhye 등이 속해 있었던 레이블 Innovative Leisure의 공동 소유자. 다양한 겸직만큼이나 세부 작업들의 스펙트럼 역시 굉장히 폭넓은데 스트릿웨어 브랜드 HUF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기도 했고, 스케이트보드 브랜드 메트로폴리탄(Metropolitan)을 설립하기도 했으며, 래퍼 GZA나 Freddie Gibbs와 협업하기도 했음. 스케이트보드 브랜드 설립이나 스트릿웨어 브랜드와의 협업은 어린 시절 그의 취미였던 스케이트보딩이 덕업일치가 된 좋은 사례.

앨범 크레딧을 보면 Leon Michels라는 뮤지션이 [How]를 제외한 전곡에 베이스, 드럼, 엔지니어, 플룻, 기타, 키보드, 퍼커션, 프로듀서, 색소폰, 보컬 등으로 참여했다. El Michels Affair라는 소울/펑크 밴드의 리더이기도 한데, 그가 참여한 비중이 많은 게 이 앨범이 일반적인 락 앨범과는 조금 결이 다르다고 느껴진 원인인 것 같다. 사실 이런 걸 알고 싶어서 찾아본 건 아니고 [ALIVE]의 훅에 참여한 여성이 누구일까 궁금해서 크레딧을 찾아본 건데… 보컬로 참여한 사람 중 Deandra Mapes라는 사람이 가장 유력하나 전문 뮤지션이 아닌지 어떤 정보도 찾아볼 수 없어서 확신은 못 함. 동명의 트위터를 하나 찾긴 했는데 뭔 어비스리움 캡쳐사진만 잔뜩 올라와 있고 포스팅도 2017년이 마지막임 

[ALIVE]는 연인과의 이별을 차 사고로 비유한 가사와 뮤비가 상당히 인상적인 곡. 3분 내내 구르는 연출이 웃기면서도 슬프다. 통통 튀고 째지는 느낌의 사운드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트랙.




2. My Morning Jacket - Still Thinkin

"Still thinkin' I could make it with you"

<The Waterfall II (2020)> 수록. 1999년 첫 정규 발표를 시작으로 롱런하고 있는 미국의 락 밴드. 플레이밍 립스나 테임 임팔라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전형적인 사이키델릭 록 밴드… 지만 컨트리 색채가 섞여 있어서(이걸 지칭하는 얼터너티브 컨트리 록이라는 장르가 또 있다) '그게 그거네'같은 생각 없이 재밌게 들었던 앨범. <The Waterfall (2015)>의 후속으로, 따라서 당시 같이 녹음되었던 곡들이다. 원래는 트리플 앨범으로 2015년 당시 전부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취소되었음.

이후 <The Waterfall>과 무관한 앨범이 정규로 발매될 예정이었지만, 보컬 Jim James가 코로나-19로 인한 격리 당시 산책을 하다가 1번 트랙으로 수록된 [Spinning My Wheels]를 다시 듣게 되면서 <The Waterfall II>의 발매에 대한 계획을 세웠다고 함.

앨범을 발매하며 발표한 성명("As so many of us feel out of tune and long for the world to be a better place, we have to look to nature and the animals and learn from them: learn to love, accept, move on and respect each other. We gotta work for it and change our ways before it’s too late, and get in harmony with love and equality for all of humanity and for nature too.")으로 미루어 단순히 산책을 하다가 떠올린 아이디어는 아닌 것 같고, 코로나-19로 인한 여러 세태가 앨범 발매에 대한 생각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 같다.

[Still Thinkin]은 상당히 직관적이고 단순하고 정직한 구성이라는 인상을 준 트랙이었는데, 원래는 난해한 걸 좋아하지만 이런 사이키델릭 록 스타일이라면 내용이 어떻든 상관 없이 일단 좋아하고 보는 것 같다… 하 하 하




3. Gum - You Make Your Own Luck

"Love is the glue that holds it together"

GUM은 Tame Impala의 드럼, 신디사이저, 기타, 백 보컬이자 Pond의 보컬, 기타, 키보드 등을 맡고 있는 Jay Watson의 솔로 프로젝트 이름이다. 이 곡이 수록된 <Out In The World (2020)>은 Gum의 다섯 번째 정규 앨범이다. GUM이라는 이름은 클레이 에니메이션 TV 쇼이자 그의 별명이기도 했던 Gumby에서 따온 것.

좀 닮은 것 같기도 하고


그가 활동하는 다른 밴드들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사이키델릭 록의 요소를 베이스로 두고 있긴 한데 그렇다고 단순하게 사이키델릭 록이라고 지칭하긴 곤란한 앨범이다. 2018년 Sungenre라는 음악 웹진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더 이상 만들려고 하는 음악의 장르에 대해 연연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적 있는데 그래서인 것 같고, 나 역시 이런 마인드셋을 좋아한다. 여러 포스팅을 통해 꽤 많이 썼던 내용이지만 이제는 장르 자체의 구분이 무의미한 시대고, 장르라는 프레임을 벗어나야 좋은 음악이 나온다고 믿기 때문에… 여하튼 그렇기 때문에 테임 임팔라나 폰드와는 전혀 다른 음악을 기대하면서 들어도 좋을 음반이다.

이 트랙은 희한하게 다른 외국 음악이 아니라 검정치마가 확 떠오른 노래였는데 계속 들어보니 보컬 스타일 때문인 것 같네. 전형적인 사이키델릭 록을 연주하다가 후반부에 재즈 팝 요소가 뜬금없이 등장하는데, 늘어지는 분위기를 확 환기시켜주는 게 깔끔해서 정말 좋았다.




4. HAIM - Now I'm In It

"But I've been trying to find my way back for a minute"

<Women in Music Pt. III (2020)> 수록. Este Haim(베이스 기타, 보컬), Danielle Haim(기타, 보컬), Alana Haim(기타, 키보드, 보컬) 세 자매가 결성한 락 밴드. 그룹의 시초는 그녀들의 부모가 만들어 활동하던 커버 밴드 Rockinhaim으로부터다. 음악 스타일이나 뮤비 연출 같은 게 데뷔 후부터 크게 달라진 게 없은데, 매번 질리지 않고 늘 펀하고 쿨하고 섹시한 사운드를 낸다는 게 참 신기하고 매력적인 사람들.

가사를 언뜻 보면 이별에 대해 다룬 내용 같지만, Danielle Haim은 이 가사가 이별이 아니라 정신 건강, 자신과 자신의 건강하지 않은 마음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것에 대해 다룬 내용이라고 분명히 했다. 이런 애매한 가사 정말 좋음. 창작자의 원래 의미를 알면 아는대로 그 비유에 감탄하게 되는 거고, 그렇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사적인 상황에 대입해서 즐길 수 있게 되는 거니까.

벌스 1,2는 불안하게 혼자 읊조리는 듯한 느낌을 연출하기 위한 것이라고도 하는데, 첫 소절에서 "I, I can't get a hold of myself"하고 살짝 더듬는 듯한 부분과, 2절에서 특히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었고 굉장히 잘 짠 트랙이라고 생각했음.




5. Nikki Yanofsky - Forget

"Now, you're never gonna forget about me"

<Turn Down The Sound (2020)> 수록. 94년생, 캐나다 출신의 재즈 팝 싱어. 이전까지의 앨범이 재즈/ 재즈 팝 색채만이 짙은 앨범이었던 데에 반해, 이번 4집은 (레트로) R&B와 좀 더 대중적인 재즈 팝으로 장르를 크게 선회했다. 그리고 야노프스키의 어린 시절 사진인 듯한 앨범 커버가 정말 귀엽다.

수록곡 제목이기도 한 <Turn Down the Sound>와 <Black Sheep>이 앨범 타이틀을 두고 경쟁했고, 원래는 <Black Sheep>으로 결정되었지만 마지막에 <Turn Down the Sound>가 본인에게 '더 진실된 것'처럼 느껴지기에 최종 타이틀은 털ㄴ 다운 더 사운드가 되었다고 한다. 뭔 소린가 싶어서 인터뷰를 봤는데… 진짜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음악을 통해 정말 말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계속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등에 대한 방향성을 담은 게 이번 앨범이라고. 요컨대 이전까지의 앨범 커리어에 본인의 의사가 많이 반영되지 못했다는 것인데, 따라서 <Turn Down the Sound>라는 제목은 그런 개입들로부터 벗어났다는 독립심의 상징적인 의미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 장르가 대외적으로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는지와 상관 없이 자신이 진짜 하고 싶었던 것을 했다는 게 정말 멋있다고 생각함.


각종 밈을 끼얹은 뮤비가 너무 재밌어서 처음 볼 때 낄낄대고 웃으면서 봤었다. 진자 너무 웃김




6. Honne - lines on our faces

"You can be happy not sad"

<no song without you (2020)> 수록. James Hatcher(프로듀서)와 Andy Clutterbuck(보컬, 프로듀서) 듀오로 구성된 영국 출신의 음악 듀오. 생각보다 위키에 정보가 많이 없다. 킹무위키에 따르면 Honne라는 이름은 本音(본음: 진실된 감정, 본심에서 우러나온 말)의 일본식 발음이라고 한다. '혼네'라고 흔히 부르지만 Honne피셜 'Hon'으로 발음하는 게 맞다고 함.

몽글몽글한 뮤비와 사운드도 좋고 괜찮아질 거라고 말하는 가사도 다 좋았던 곡. 보통은 '힘 내'라고 말을 듣거나 그런 내용의 노래를 듣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 노래는 굉장히 위안이 됐기 때문에 왜 그런걸까 하고 생각해봤다. 일단 내가 느끼기에 그게 감당 가능하다는 생각이 드는 상황이면 말의 구체적인 내용과는 상관 없이 힘 내라는 말이 좀 더 현실적으로 와닿는 것 같다. 그리고 감당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라도 위로의 내용이 설득력있다거나 하면 마음 속으로 들어오게 되는 것 같은데, 이 노래에선 좋은 노래가 주는 설득력도 물론 있었고 가사 자체가 무적권 다 잘 될거야~ 라고 하는 게 아니라, 정말 나쁜 일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다 지나보낼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말해준다는 내용. 'It's the lines on our face/ That show us the map/ Where we've been'라는 부분이 가장 크게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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