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프리티 랩스타에 대해서. 한번에 일필로 적어가는 생각의 러프드래프트이기 때문에 비문 오타 당연하고 문장도 정제되어있지 못합니다. 이해해주시길.
1.무언가의 '본질'을 이야기하는건 거의 언제나 대단히 위험한 일. 그것이 문화현상이라면 더더욱 그러함. 힙합의 경우도 다르지 아니할듯. 언프리티 랩스타의 폭팔적 반응과 기존 힙합평단의 미지근한 비평은 2015년(가리온-단기 4848년) 대한민국에서 힙합이 어디에 위치하냐에 대한 인식차이에서부터 시작. 힙합은 한국에서 반문화 인 동시에 유사-예술로 기능.(자의적 용어선택이지만 알아듣길 바람.) 그리고 지금 언프리티 랩스타는 대중 문화 상품의 극. 그리고 힙합은 양 쪽 둘 다 인 동시에, 둘 다 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보기에는 힘든면이 있는 것이 아닌가.
2. '힙부심' 이라는 말이있음. 뭐 '락부심' '인디부심' 다 비슷한 이야긴데, 힙부심은 그 단어들보다 가지는 키치함의 무게가 큼 ㅋㅋ. 왜냐??? 힙합 자체가 한국에서 받아들여지는 순간 키치함을 발현하기 때문. 뭐랄까. 겸손해야하고 예의있어야하고, 모나지 않아야하는 한국사회랑 (그게 랩-기술이든 외향적인것이든)자기 전시와 과장 당당함, 여유로운 빡셈(페스티나 렌테?ㅋㅋ)으로 대표되는 힙합은 정말로 정 반대의 문화적 양태이고, 그냥 최강대국 미국서 태어났기에 한국에 들어올 수 있었던 힙합은 당연히 어떤 쌍방교류가 아니라 문화적으로 낙수의 형태를 띄게됨. 한마디로 초기의 힙합 빠돌이들은 문화 사대주의의 아슬아슬한 선을 탔거나 넘었다는것.
2. 작위적으로 방구석 힙돌이/ 패션힙덕후를 나눠보겠음. 나는 찐따출신이라 방구석 힙돌이를 지향했었음. 표면적으로 키치함이 드러났던것은 패션힙덕후들이었음. 나이키 에이포스원 혀빼신고 리바이스 569 힙합으로 입은 위에 후드티 입고 뉴에라(그냥 스냅백아님) 크게 눌러쓰는 애들. 걔네들 힙합 '음악' 도 모르면서 멋내보려고 (하나도 안멋있는 멋) 입고다니는게 개찐따같다는 생각했었음. + 나는 에픽하이-다이나믹듀오의 팬이긴했어도, 원타임-업타운-주석의 팬은 아니었음. 한국에서 미국힙합을 '재현' 하려는 시도는 언제나 찌질하게 느껴졌고, 미국힙합의 열화버전으로 느낌.ㅋㅋ 그러니까 주석이나 upt 그리고 힙합패션 모두 지금생각해보면 나 스스로 키치로 느꼇던 것이 아닌가 생각. 아니 우리가 저런모습이 아닌데 저게 왜 멋있는거지 티비에 나와서??? -라고 중1때 일기에 적은기억. 다행히 후에 미국힙합은 또 좋아함.
3. 여튼, 이전에도 몇번이나 이야기한거지만, 미국과 다르게 한국에서 힙합은 '삶'이 될 수가 없었음. 우리는 롸탓탓탓 p64 pistol을 만져본적도 없음. 마리화나 피우면 이센스됨. 여튼 힙합이 한국에서 살아남는 길은 그 음악적 형태를 따오면서 정서를 한국화 시키는 것이었음. 대표적인 예가 에픽하이고 다이나믹 듀오 그리고 리쌍임. 에픽하이의 fly와 리쌍의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다이나믹듀오의 고백이 시간차를 살짝두고 차트를 점령했을때 힙합은 한국에 성공적으로 적응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함.
4.다시 언프리티 랩스타로 돌아와서, 대중 문화 산업. 그러니까 쇼 산업은 결국에 캐릭터 싸움임. 저는 인강계, 프로레슬링, 미디어에서의 힙합의 본질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함. 힙합에서 나는 real 하고 너는 fake다. 하는데, 본인 부친께서 들으시면 뭔소린지 못알아 들으심에 손가락 10개를검. 토익 900점 20년전에 나오셧던 부친께서 영어를 못알아들어서 이해못하는게아니라, 가수끼리 서로 진짜? 가짜?를 구분한다는게 뭔소린가 싶으신다는 것. 그 real fake 놀음은 결국 힙합이라는 판자체가 쇼라는 이야기의 반증. 랩퍼들 언행일치가 어쩌니 이야기 나오는것도 마찬가지. 가수들한테 니 노래와 삶을 일치시키라는 말 하는사람있음?? 힙합에서는 이 애매함을 두가지로 해결함.
5. 하나는 정공법임. 설정한 엔터테인먼트적 자아와 실제의 자기의 삶이 얼마나 일치하는가임. 투팍이 알고보니까 Thug는 커녕 뉴욕에서 발레배우던 중산층이다! 릭로스가 알고보니까 교도관이더라더라. 설정한 캐릭터에 균열이 가버리는것임. 한국에서는 이 'real함'에대해 살짝 발담근 힙덕후들이 오해하는경우가 왕왕있음. 가사로는 진짜 있었던 일이랑 니 생각만 적어야한다니 하는경우. 여튼 real함...을 표면 그대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경우가 저경우.
6. 두번째에는 힙합의 예술적 속성에 기인하는 미학성. 모든 예술은 그 장르적인 한계를 가지고있음. 그 한계는 예술을 제약하는것이아니라, 예술에 숨을 불어넣음. 영화가 프레임이라는 제약위에서 존재함으로써 틀을 갖추는것과 회화의 시작에 선이있는 것을 생각해보시길. 드렁큰 타이거와 듀스 이후, 힙합은 한국에서 십 수년간 발효되었음. 힙합의 규칙과 기준은 뮤지션들사이에서, 매니아들사이에서, 평범한 청자들 사이에 서서히 알려졌고, 합의되어갔음. 그리고 그 합의가 본래의 키치함과 공존할 수 있을때, 쇼미더 머니가 시작되었음.
7. 쇼미더머니는 엠넷 컴피티션 프로그램의 힙합버전임. '힙합의 대중화'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엠넷이 무슨 시혜적으로 힙합의 기준과 양태를 사람들에게 퍼뜨릴것이야! 하고 시작한 프로그램일리가 있겠음 ㅋ. 발효된 한국힙합이 숨기고 있던 돈냄새를 거대 미디어 자본이 놓치지않고 캐치한 것에 가깝고, 그들이 말하는 힙합대중화는 결국 힙합에 자본이 돌게 하겠다랑 크게 차이 없는 이야기. 쇼미1이 좆망 프로그램이었고 쇼미2가 화재의 프로그램이었다가 쇼미3가 대박프로그램이 된것은 프로그램자체의 구성의 질과 참여자들의 수준차이도 있었겠지만은 기본적으로 한국힙합의 키치함을 하위문화가된 한국힙합이 극복하는 과정이었기도하다고 느껴짐ㅋㅋ.
8. 쇼미더머니에서는 관객들에게 승-패를 가르는 투표권한을 모두 위임하는데, 여기서의 관객들이라는게 크게 힙합매니아들이아님. 외려 트랜드가 된 힙합에 살짝 발들인 보편 대중에 가까운 사람들인데 그사람들에 의해 제단되는 랩퍼들의 공연이라함은 힙합을 더 이해한 랩퍼와 뮤지션들이 그들을 계도하는게아니라 보편의 대중이나 관객의 니즈에 힙합뮤지션들이 맞출수 있어야한다는점이었음. 그러니까 힙합 대중화라는거는... 힙합이 대중적으로 소비된다라는게아니라 힙합이 대중화된다. 미학적으로 열화된다? 뭐 이런뜻에 가까움 ㅋㅋㅋ.물론 여기서 대중의 평가가 틀렸다고 하기는 힘듬. 다만 대중들이 평가 하는 요소가 라이밍과 플로우 디자인에 기인한 힙합-음악적 미학이 아니라 발성과 구성에 기인한 무대예술에 대한 평가라는 점임 ㅋㅋㅋㅋ 물론 퍼포밍은 힙합을 평가하는 하나의 기준이 맞음. 다만, 그 기준은 힙합고유의 기준이라기보다, 콘서트장에서, 강연에서, 교회에서 퍼포머가 연사가 목사가 에너지를 전달하는 그런 모습과 비슷한 것임. 힙합의 미학적 이해도 상승은 매우 부가적으로 이루어질것. 프로그램에서는 일언반구 언급이 없음. 그런데 이건 지금까지 한국 -메이져 힙합이 먹어살아온 길과 매우 비슷하기도함. 남편이 가사를 써주는데다가 평범한 플로우잉과 라이밍을 보통보여주는 윤미래가 랩 킹왕짱인듯 받아들여지는것도 결국 발성과 공연능력덕.
9. 아 드디어 언프리티 이야기를하는데, 언프리티는 어쩌면 쇼미더머니보다 더 '힙합' 다운 프로그램임. 물론 반쪽 힙합. 그러니까 언프리티 랩스타는 철저하게 가쉽성 프로그램임. 랩 실력과 퍼포밍실력의 문제는 각 트랙의 프로듀서에게 전부 위임하고, 프로그램은 각자의 캐릭터를 최대한 부각시키며 여성 랩퍼들의 캣 파이팅에 집중함.ㅋㅋㅋ 그러니까 어차피 대중문화가 케릭팅 싸움이고 ㅋㅋㅋ 힙합도 마찬가지로 캐릭팅 싸움이라면 ㅋㅋㅋㅋ 힙합의 캐릭팅 싸움이 보편 대중문화의 캐릭팅 싸움보다 자극적일 수 밖에없음 ㅋㅋㅋ 일단 캐릭터가 훨씬 다채로울수 있음. 일단 서사의 음악이고, 곡자체가 자기 전시적인 요소가 강한게 힙합인데다가, 아무래도 작금의 한국 보편 대중문화 캐릭터들은 감싸진 바비돌에 가까움. 여튼 그런면에서 대중문화가 원하면서 힙합이 잘할수있는거를 언프리티 랩스타는 의도해서 찔러버렸고 프로그램은 대박이남 ㅋㅋㅋㅋ
10.여기서 좀 애매한게, 프로듀서들도 결국 이게 공연으로 평가하니까, 랩의 음악적 구성보다는 퍼포밍적 구성으로 랩퍼들을 평가하는게 있었던것같음. 뭐 그래서 육지담은 트랙을 따냈고... 사실 제가 봤을때는 치타를 제외하고 아티스트적으로 평가의 잣대를 들이댈만한 랩퍼가 없음. 뭐 졸리브이정도? 졸리브이는 어쩌면 퍼포밍플랫폼 기반의 프로그램이라 실력에비해 무언가를 못따낸면이 있음. 그러나 결국 치타만큼 캐릭터와 랩이 매력없었던것이 문제이니 자기의 부족임. 아 그리고 릴샴이나 제이스를 보여주는 방식 그리고 졸리브이의 자기스웩이나 제시의 인디스마다퍼킹 탑독 씬같은거에서 여전히 힙합이 키치하게 먹힐수있다는거. 장문복처럼 소비시킬 수 있다는거도 확인할 수 있었음. 여기서 비꼼안당캐릭터는 치타랑 지민 육지담 정도가 유일한데, 육지담은 이전에 워낙 당했고 여튼 참 참여자입장에서는 어려운 게임. 또, 프로그램 진행자 산이가 개꼰대같은 말을 몇번하기도함. 저는 미묘씨가 적은 웨이브 글이 프로그램의 한 단면을 정확히 보여준다고 생각.
11. 다만, 그래서 랩을 미학적으로 접근하던 기존의 평단에서 언프리티랩스타를 좋게 볼 수 는 없을것. 안들어간지 꽤 되었을건데, 분명히 리드머에서 언프리티랩스타 깟다에 아까 다짤린 10손가락에 발가락 10개까지도 걸 수 있음. 그리고 그 사람들이 하는말이 틀린게 아님. 다만 저는 자본이 결국 문화를 꽃피우는데 핵심이라고 생각하기때문에, 언프리티나 쇼미더 머니로 오염된 힙합위에 자본이 개입되고, 지망생들이 늘거고 뭐 그러다보면 결국 간접적으로 힙합음악의 이해라던가 좋은 랩에대한 고민같은것도 같이 생길 수 있지않을까 하고 확신함. 힙합은 이제 한국에서 문화 증흥기를 본격적으로 맞이하였음. 과연 얼마나 갈것인지. 트랜드가 지난후에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도 궁금.
ps. 아 그리고 내가 설악산에서 제시본적 있는데 (생략)
http://www.facebook.com/softgreat/posts/741360875978872?pnref=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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