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ly

나의 속 얘기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겠지만 나이를 먹어갈수록 제 정신에 문제가 생겨가고 있다는 걸 느끼고 다른 사람들도 분명하고도 당연하게 그럴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저에게 특정하고 분명한 어떤 문제증상을 지속적으로 드러내는 사람들에게 붙는 '-증'이라고 말할 그런 수준의 증상들이 나타나는 건 아니지만 구름을 무서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분명 일반인 기준에서 정상이라고 말하기는 힘든 범주지요. 목을 감싸는 의복을 못 견디는 것도 그러하고 말을 더듬는 것도 마찬가지죠.

구름을 무서워하는 (언젠가 인터넷 어디선가 본 공포증 목록에서 구름공포증이 있는 걸 보고 이런 게 나만이 아니었구나, 하는 마음에 Nephophobia(구름공포증)을 구글에 검색했다가 화면 가득 뜬 구름 사진을 보고 기겁했던 게 생각나네요) 증상은 2004년 경에 몇 개월, 그리고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지속되었습니다. 지금도 간간히 그러긴 하지만 이전처럼 심하진 않습니다.

귀찮아서 그냥 편하게 쓰겠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나는 다른 구름은 괜찮지만 뭉게구름에 공포를 느꼈다. 그게 더 뭉실뭉실하고 규모가 클 수록 더 그랬다. 뭔가 그 입체적이고 겹쳐있는 모양의 것이 아무 영문도 없이 무섭고... 그냥 다른 사람들이 무서운 것을 볼 때처럼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급박해지는 거다. 그래서 억지로 밖에 나가야 될 상황이 되면 고개를 푹 숙이고 다니는 수 밖엔 없었다. 신기한 것은 혼자 있을 땐 공포가 배가되지만 누군가 같이 있으면 괜찮다는 것. 구름공포증에 대한 가장 기억나는 것 두가지. 예전에 살던 집은 문을 열면 바로 하늘이 보이는 풍경이었는데 어느 날 해가 질 무렵엔가 무심코 문을 열었다가 새빨갛게 물든 뭉게구름 더미를 보고는 엄청나게 놀라서 바로 집 안으로 뛰쳐들어간 기억. 나머지 하나는 날씨가 매우 흐리고 좋지 않던 날 창문 밖을 쳐다보았는데 시커먼 비 뭉게구름 덩어리들을 보고는 공포에 질렸던 기억. 어떤 경험이 내게 이런 증상을 만들어냈는 진 잘 모르겠다.

아, 가벼운 공황장애 비스무리한 경험도 한 적 있다. 정신적으로 매우 피폐하고 힘들어할 때 겪었었는데 가만히 서 있는데 갑자기 숨이 가빠지고 온 몸에 힘이 다 빠져서 십여분 정도를 앉아서 쉰 후에야 겨우 일어났었다.

그 외에는 가벼운 강박증이나 결벽증 비슷한 게 있는데...-예전에 썼던 글을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나는 내가 어떻다고 정의하는 걸 굉장히 싫어해서 지금 이렇게 쓰는 게 조금 부끄럽다- 그냥 마이크로웨이브 카운터가 특정 숫자에 맞춰졌을 때 취소 버튼을 누르고 음식을 꺼낸다거나 습관적으로 손을 씻는 것(손이 늘 촉촉해야 하고 기름기나 건조한 것을 견딜 수 없음), 기름진 것을 손에 댄 후에는 바로 그 기름기가 없어질 때까지 비누로 깨끗이 손을 씻어야 하는 것... 그래야 뭘 만져도 기름기가 배지 않으니까(이건 아주 당연한 거지만 안 그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내가 유별난건가 싶어서 씀). 그리고 더럽다고 생각되는 것에 조금 민감함. 물론 그러면서도 또 물건은 아주 잘 줏어오는 거지근성도 있습니다. 그 외엔 씻을 때 머리를 먼저 감고 몸 중 어느 부분을 먼저 씻어야하고 잠은 꼭 몇시간 자야하고 늘 내 사소한 청결까지 괜찮나 체크해야하고 같은 어떤 규칙에 날 옭아매게 됐는데 사실 이게 규칙적인 것과 강박적인 것의 경계 중 어디에 들어있나가 참 헷갈림. 이 부분은 난 당연히 유지해야 하는 청결이라고 생각하는데 안 그런 사람도 또 조금 있어서...... 헉 방금 누워서 컴퓨터하기 좋은 자세를 유레카처럼 발견하였는데 아주 좋다... 아무튼 여러분 턱 괴는 자세 자주 하지 마세요 얼굴 커지고 얼굴 골격도 변합니다

-아... 그리고 내 블로그를 아주 유심히 유심히 본 사람이면 알겠지만 내가 직접 쓴 글 99%의 띄어쓰기? 길게 엔터친 부분은 전부 7의 배수임







이렇게요... 그냥 이렇게 버릇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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