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ly

요새

1. 나만의 아이디/닉네임이 아니라 늘 누군가의 이름을 빌려 썼었다. 2007년부터의 습관인데 그때는 디씨 모 갤러리에서 당시(지금도 좋아하지만) 좋아하던 밴드의 보컬 이름을 썼었고 그 이름을 2년간이나 계속 이어 썼다. 심지어 싸이월드와 네이트온 아이디마저도 그 보컬의 이름으로 만들었고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나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나를 그 이름으로 불렀다. 어느 정도였냐면 내 본명으로 나를 부르면 내가 어색할 정도로... 게다가 나에겐 이름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어서 그냥 그런 닉네임으로 불리는 게 편했다.
얼마 전에 지인이 나는 내 아이디를 늘 다른 곳에서 빌려온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 뭐, 지적까진 아니었지만 나에겐 그 말이 새삼 충격으로 다가왔다. 생각해보면 2007년부터 나는 별 생각 없이 내가 직접 생각해서 만드는 게 아니고 이미 존재하는 단어나 명사를 가져와 그걸 내 아이디로 만들었다. 어제까지 사용하던 liquid eyes란 블로그 닉네임도, 사실 이미 존재하는 힙합 크루의 이름에서 가져온 것이기도 하고 예전에 만나던 사람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제부터 쓸 닉네임인 MahkaYor도(블로그 닉네임은 딴 것이지만서도 a.k.a.식으로 쓸듯), 사실 어떤 다른 것에게서 그 영감을 가져오지 않았다고는 말할 순 없다. 하지만 1. 그동안 이미 존재하는 명사를 빌려왔던 것관 달리 직접 만든 이름이고, 2. 지금까지 누구도 쓰지 않았다는 것에 내게 큰 의미가 있다. 정말 마음에 들고 앞으로도 쭉 이 이름을 사용할 생각이다.



2. 블로그 주소도 바꾸려고 생각하고 있다. 아직 생각해둔 것은 없지만 만약 만든다면 티스토리 주소의 가장 최소 길이인 4단어로 만들 생각인데, 다만 걱정되는 건 내 유입경로에 가끔 뜨는 링크된 주소를 타고 들어오는 사람들 때문이다. 주소를 바꿔도 자동 연동이 된다면 어련히 좋으련만 내가 알기로 그건 업ㅂ고, 어쨌든 고민이다. 근데 어차피 바꿀 것 같다.



3. -



4. 여은성의 유리소녀를 읽으면서 마음에 남는 대사나 구절이 많은데, 요새도 그렇고 가장 강하게 마음에 남는 게 노라 노라 라는 캐릭터의 가치관. '누군가를 용서할 자격이 있는 건 신이 아니라 충분히 고통받은 인간뿐이며 누군가를 용서하는 것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라는 구절인데, 충분히 공감한다. 사람은 자신이 겪지 않은 일에 대해 거부감과 이해하지 않으려는 마음부터 드밀게 되는데, 나중에 자신이 직접 그 상황 혹은 비슷한 처지에 처해보고 나서야 그것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된다. 비슷한 맥락에서 본다면, 용서를 비는 사람의 입장과 처지, 상황, 감정 등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을 때 할 수 있는 용서와 그저 자신이 피해자고 상대는 가해자라는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용서를 비교했을 때 용서할 자격이 있는 것, 혹은 진정한 용서란 당연히 전자 아닐까? 굳이 용서뿐만이 아니라 이해과 공감 등의 측면에서도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지 못했다면 아무리 고개를 끄덕이고 동조를 해도 그건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고 동조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는 거다. 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늘 생각하듯 내가 무조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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