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블로그에 흥미가 떨어진 지는 아주 오래됐다 다 돈 때문에 하는거지
는 아니고 예전에도 한 번 언급했던 것 같긴 하지만(갑자기 언제 언급했었는지 궁금하긴 한데 15년차 전업 블로거로서 찾는 게 귀찮고 너무 힘들다) 블로그에 광고 달 생각은 전혀 없다. 수익성을 기대할 조회수나 콘텐츠를 다루는 건 아니지만 그걸 떠나서 이건 자부심, 고결함, 순수성과 관련된 문제이다
+ 예전에 내가 블로그에 3개월 이상 글을 올리지 않으면 불의의 사고로 죽은 걸 거라고 했던 언급이->일종의 선언이 됐고->이제는 제약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나는 블로그를 계속 해야만 한다...
2. 귀찮기 때문에 쓰지 않은 것들이 아주 많다. 혹은 썼는데 까먹은 걸수도 있겠지만 아마 그냥 안 쓴 24년 분량이 분명히 더 많을 것읻아
뭐 흐릿하게라도 인상적이었던 순간들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열정모먼트
사람이든 사물이든 통상적으론 차분하고 길게 가는 애정을 유지하는 편이다. 근데 그렇지 않고
24년에 미친 순간이 두 번 있는데 하나는 라테일 간담회에 갔던 것이고 두번째는
<룩 백> 굿즈를 얻으려고 이 영화를 두 번이나 볼 정도로 미친 짓을 했다는 것이죠
영화를 두 번 봤다는 사실 자체는 제3자의 눈에 별 거 아닐 수 있지만 나한테는 대단히 예외의 결정과 실행이고 그 과정에서 남이 먹은 룩백 프린팅된 팝콘통을 소중히 씻어 가져온다거나 하는 부분도 포함되어 있었으며 또 이런 모든 행동의 기저에는 룩백과 타축희 선생에 대한 폭발하는 것과 같은 열정과 애정이 있었다. 이런 순간들 덕분에 나는 살아갈 만 하구나, 이 에너지로 최소 몇 달은 살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기 때문에 이건 기록해두고 싶었다.
사실 영화 보고 바로 얻은 굿즈들 사진이랑 같이 올려야 조회수 빨아먹을 수 있는데 귀찮아서 결국 안 했고 이제서야 합니다
하지만 했의니 됏죠? 했다는 게 중요한 것이다
-
-메리 크리스마스 이브 미스터 오선지
(1) 24일 공휴일을 하루 앞두고 수염과 핏빛 분장 없는 일일 산타가 되기로 결심하다. 동시에 마인드셋 하드리셋도 감행했는데 예시로는
-우측통행 지키지 않는 자에게 관대해지기
-새치기에 웃음으로 넘어가기
같은 게 있다. 재밌는 것은 이렇게 하니 평소라면 짜증나고 화났을 것들이 아무렇지 않은 것들이 되었고 어쩌면 이게 더 게이 득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2) 또 깜짝(?) 핏자 선물도 받았는데 그 날 도미노피자가 포장 시 40% 정도 할인하는 행사를 했다는 것을 알고 그 저열한 투명함에 짜쳐서 먹은 것 다 토하고 싶었다. 뭐 주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 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돈 아껴서 생색내고 싶은 마음이 천사처럼 보일 수 있을까요.
(3) 저녁에 대중교통 통로쪽에 몸 기대고 서 있는데 누가 움직이는 방향을 등지고 서있길래 '이거 언젠가 지하철 멈출 때나 철로 급격히 꺾이는 부분에서 뒤로 넘어가겠군'이라 처음 생각한 지 15분 뒤 드디어 예언 실현되다
넘어지는 걸 기다렸던 건 아니고 무시하고 핸드폰 보고 있었는데 무의식적으로 손이 나가서 팔 쪽 확 잡아챘더니 몸 기울어지신 상태에서 배시시 웃으시면서 감사하다고 하셔서... 감사하다고 하는데 무슨 말을 할 지 모르겠어서 그냥 씩 웃고 말다가 내릴 때 돼서 하차하는데 누가 톡톡 건드셔서 보니까 그 분도 같은 역에서 내린 것이었다. 아까 감사했다고 다시 한 번 말슴하셔서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하고 빠른걸음으로 마저 가는데 또 말 걸면서 자기소개(요가강사이고 연휴 앞두고 본가에 왔다)와 나에 대한 것을 묻는데 내가 스몰토크를 싫어하는 것도 있지만 이게 신천지같은 개수작일수도 있고 뭔가 크리스마스를 핑계로 어던 관계형성을 원하는 것 같은 느낌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게 싫어서 원래 가던 길이 아니라 다른 데로 가면서 좋은 연휴 보내시라고 하고 나왔다
결과적으로 산타업무 무사수행한 것 같아서 좋았고, 또 다른 면으론 넘어진거 잡아주기를 원인으로 한 인연으로 알고라도 지냈으면 어떤 관계가 됐을지도 모르는 일인데(연애를 말하는 게 아니라 친구나 상호간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관계가 될 수도 있으니까) 내 단칼끊기가 살짝 판단미스였나 싶기도 해다
-
-해피 뉴 이어 미스터 맥 밀러 앤 버벌진트
24년 말 맥 밀러의 두 번째 사후앨밤 발매 예정 소식들을 여기저기서 주워듣고 내년 초까지는 살아남아야 할 이유를 하나 만들어서 좋았다
이 포스팅의 처음을 시작할 때도 Funny Papers를 틀고 있었고 이 단락 쓰면서도 다시 듣고 싶어서 틀었음
그리고 오늘 오후에는 버벌진트의 마지막 정규앨범 공개가 예정되어 있다. 누명때와는 다른 진짜 마지막 '정규'일 것 같은데 여전히 활동의 여지는 남아 있는 것이지만 정규라는 범위에서의 활동이 줄어든 것이니 좀 아쉽기는 하다
-
음또뭐있지
-컴퓨터를 작년에 바꿨나 그걸 블로그에 썼나 아닌가 아무튼 바꿈 본체에 콜라솓아서
-24년 관람한 영화들 & 평점
대충 정리된 것 같다
더 생각나는 더 멋진 순간 있어도 귀찮으니 추가수정은 안 할 거다
다음 포스팅은 착각물 장르인 낫싱 폰2a & 이어 2024 구매기로 이어집니다
'Sill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해 본 엠비탸 테스트 결과 (0) | 2024.09.27 |
---|---|
라테일기라네 (0) | 2024.09.01 |
6-7월의 구매보고서 (2) | 2024.07.04 |
라일기 (0) | 2024.06.06 |
사자에서 그림자로 (2) | 2024.05.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