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십몇년 이상 듣다가 드디어 관람했다. 중겸삼림과 타락천사는 에무시네마에서, 화양연화는 집에서 관람.
서술한 순으로 각 94, 95, 00년 개봉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특유의 왕가위식 연출이 다듬어지는 걸 느끼는 게 재미있는 관람포인트였읍니다.
중경삼림 상영 당시 에무시네마에서 판매하던 홍콩 레몬 콜라. 맛은 그냥 콜라에 레몬+레몬시럽 넣은 맛인데 등장인물들이 콜라 마시는 장면에서 같이 마시니 혼자 즐거워할 수 있는 재미는 있었다.
중경삼림, 타락천사의 경우 큰 주제는 같다. 이별로 인한 상실-극복의 과정과 기억에 대한 내용을 그리는 건 같으나 타락천사에서는 그게 다양하게 변주되고 그래서 좀 더 애틋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중년살림이 연인과의 이별과 그에 대한 극복만을 다루지만 타락죽천사는 연인, 가족, 친구이상 연인미만 등의 오묘한 관계를 오묘하게 풀어내고 있고 그것을 극복하는 방식 역시 다양하다. 새로운 만남, 또는 회상하며 그리워하기 등으로 보여주는데 그걸 또 전체적으로 무겁지 않고 재미있게 잘 풀어냈다는 느낌. <타락천사>라는 제목이 좀 뭐시기한데 그래서 더 좋게 봤던건지 아무튼 봤던 세 영화 중에 가장 좋게 봤음. 진지해질 법 하면 가볍게 웃게 되고 그래서 무겁지 않게 성찰할 수 있는 영화라서 너무 좋았음!
<중경삼림>의 하지무의 찌질하고 애새기스러운 행동양식은 처음엔 유치하다고만 생각했는데 그게 223만의 방식이라는 관점에서 보니 납득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나라고 하지무처럼 굴지 않을 자신이 있을가… 사랑 유통기한 통조림 만년 어쩌구가 어떤 맥락에서 등장했는지 알아서도 좋았고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명대사는 만년 어쩌구가 아니라 이 대사라고 생각
"우리가 헤어진 날은 하필 만우절이어서 난 그녀가 농담하는 걸로 알았다. 농담이 한 달만 가길 바라며 헤어진 그 날부터 난 매일 5월 1일이 유통기한인 파인애플 통조림을 샀다. 메이는 파인애플 통조림을 좋아했다. 5월 1일은 내 생일. 30개의 통조림을 다 샀을 때에도 그녀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사랑의 유통기한도 끝이다."
이 얼마나 찌질하고 구질구질하고 현실적인지… 이런 애새기스러움을 아주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게 감독의 의도이고 그게 223의 캐릭터라면 내가 아니꼽게 관람했던 첫인상이 틀린 게 맞겠지
<화양연화>는 글세요 아주 잘 만든 예술영화라고는 생각하는데 보면서 졸았음. 진짜 잘 만든 영화긴 하는데 나한테는 날 것 느낌이 드는 중경삼림이나 타락천사가 더 취향인 느낌이다 그래서 아직 관람 못한 아비정전이나 해피 투게더가 더 기대 됨
점수는
중경삼림 3.5
타락천사 4.5
화양연화 3.5
를 주었음
'Silly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Oliver Green - Mare (0) | 2022.08.04 |
---|---|
헤어질 결심, 2021 (0) | 2022.07.16 |
8월의 크리스마스, 1998 (0) | 2022.01.15 |
메종 드 히미코, 2005 (0) | 2021.11.28 |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2003 (2) | 2021.1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