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eepy

모르는 여고생에게 문자왔던 썰


필력이 좋지않아 대충 끄적여봄
수업끝나고 친구랑 같이 집에 가는데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왔음
대충 내용으로는..

→ 너가 ㅇㅇ이야? 
← 맞는데 누구?
→ 나 ㅇㅇ여고 ㅇㅇ이야.
← 내번호 어떻게 암?
→ 수소문했지

친구한테 ㅇㅇ여고 ㅇㅇ이란 애아냐고 물으니까 모른다고 함.

← 나한테 무슨 볼일?
→ 주말에 만날까?
← 왜?
→ 만나서 얘기하자
← 어디서 만남?
→ 그때 연락줄게

문자가 끝나고 멍해짐.. 이 무슨 ;;
아는 동생 중에 ㅇㅇ여고 다니는 애가 있어서 걔한테 연락해봄
(어릴적 부터 친동생친오빠하던 사이)

← 너희 선배중에 ㅇㅇ이라고 있냐?
→ 아니 첨 듣는데?
← 알겠다.
→ 왜?
← 모르는 앤데 갑자기 만나자고 하네
→ 진짜? 잠시만 친구한테 물어볼게
← 응..
→ 그런 사람 없다네
← 알겠다 고맙다
→ 응 무슨일 생기면 연락해 나도 궁금해졌다..

옆에서 친구가 인신매매아니냐고 징징댔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음.
시간이 흘러 토요일이 됐는데 오후가 지나도 연락이 안옴.
번호는 저장해뒀는데 막상 먼저 연락하려니 좀 그랬음.
뭐 그냥 장난인가 싶어 무시하고 있는데 얼마 안있다가 전화가 걸려옴.

→ 나야.
← 아, 응.
→ 지금 어디야?
← 집인데
→ ㅇㅇ터미널에서 봐 
← 아.. 지금?
→ 응, 나 다와가.
← 미리 말하지 준비도 안..

저쪽에서 끊어버림; 부랴부랴 물칠만 하고 튀어나감.
터미널에 사람들이 많아서 일단 앉아서 연락함.

← 터미널 왔는데 어디?
→ 나 정문
← 나도 정문인데?
→ 손흔들어봐

좀 민망했지만 손을 들어서 흔들어줌.
좀 낯간지럽게 차려입은 여자가 가만히 서서 날 쳐다봄
나도 그 쪽을 쳐다보고 있으니까 이쪽으로 오더니 씩 웃음
막상 만나니 딱히 할말이 없음.. 첨보는것도 한목했지만.
여튼 이 사람은 나를 알고 있는거 같은데 나는 이사람을
모르고 있다는게 의문점이긴 했지만 천천히 물어봐야 겠다 생각함.

근처에 카페라떼가 있어서 창가쪽에 가서 앉았음.
분위기도 서먹서먹하고 어색해서 주문한게 빨리 나오기만을 기다림.
그러다 여자애가 말검

→ 있잖아
← 말해
→ 내가 만나자고 했지만 진짜 나올줄은 몰랐어
← 나도 니가 진짜 올줄은 몰랐는데
→ 근데 왜 나온거야?
← 내 이름이랑 번호랑 학교까지 알아낸 사람이 뜬금없이 만나자고 하니까 궁금하잖아
→ ..
← 뭐 하나 물어보자
→ 뭘?
← 너 ㅇㅇ여고 안다니지?
→ ..
← 이름도 가짜인거 같은데 진짜 이름이 뭐야?

하필이면 그때 주문한 라떼가 나왔음 
목이 말라서 일단 한입 마시고 있는데 여자애가 말함

→ 시간이 없어서 그런데 나갈까?
← 어디?
→ 먼저나가 내가 계산할게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한참있다가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나옴
뭐했냐고 물어보려했는데 그냥 안함. 그러다가 근처에 사진관이 있는데
가서 같이 사진찍어달라고 함. 왜냐고 물으려다가 그냥 안함.
사진관에가서 둘이서 사진 몇장 찍고 나왔는데 여자애가 간다고함.

→ 미안 나 그만 가볼게
← 아.. 그래?
→ 응. 미안해.
← 아니 뭐.. 대려다줄게
→ 아냐 집이 이 근처라서 괜찮아

그 말을 끝으로 골목으로 들어가더니 사라짐. 이 동내 근처에 산다고 하면
내가 모를리가 없는데.. 일욜에 친구들이랑 만나서 얘 사진 보여주니까
다들 모른다고 함. 그렇게 월요일이 되서 학교갈때까지도 연락이 안옴.

하교 후에 집에 걸어가는데 페마앞에서 ㅇㅇ여고 동생이랑 만남.
(당시에는 cu가 아닌 페밀리마트였음.)
이런 저런 얘기 하다가 그 여자 얘기가 나와서 말해주니까
그 여자도 이상하고 나도 이상하다고 놀림..

← 맞다 걔랑 사진찍었는데 보여줄까?
→ 응 보여줘
← 여기..

사진을 보더니 자기 얼굴 가까이 가져다 댐. 그러면서 미간을 찌푸림.

← 왜? 아는 사람이냐?
→ 오빠 ........
← 왜
→ 이 언니..
← 누군데?
→ 진짜 모르겠다~

짜증나서 가슴이나 크라고 딸기우유 사주고 감
(자주사줌) 근데 얘 반응이 장난이라고 치부하기에는
탐탁치 않은 구석이 있었던 건 사실이었음.

그렇게 세월이 흘러 군에 입대했음.
미니홈피에 자대 주소남겨 놓고 군생활 했는데 편지가 한 통 도착.

ㅇㅇ시 북구 ㅇㅇ동 !@$% .. 주소가 쓰여져 있고 휴가 때 찾아오란 내용.
의아해서 발신인을 보니 그 여자 이름이 적혀있음..
고등학교 때 한번 만난 이후로 몇년이나 지났는데 이름이랑 내용을 보니
잊혀지려고 하던 그 여자가 떠올랐음. 

설마 그 여자애인가 싶었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마음은 그여자임을 확신함
안그래도 짧은 휴가인데 ㅇㅇ시라면 꽤 거리가 먼 곳이었고 찾아가서
만날 수 있다는 확신조차 없었음. 이 편지를 받은 달이 휴가가 있는 달이라
얼마 있지않아 휴가를 맞이했음. 첫쨋날은 가족을 보고 둘쨋날은 친구들이랑
약속을 잡아서 셋째날 즈음에 한번 가볼까도 생각했음.

그렇게 셋째날이 됐는데 자꾸 편지가 신경쓰였음.
안그래도 메모지에 주소를 적어서 나왔는데 한번 가볼까도 생각했음.
근데 막상 이 귀중한 휴가 시간을 확실하지 않는 곳에 쓰려고 하니까
마음처럼 잘 안됐음 .. 물론 ㅇㅇ시 까지 가기 귀찮은 것도 있고.

그래서 그냥 혼자 웃어 넘기면서 부대로 복귀함.
시간이 흘러 전역을 하고 반년 후에 직장에 취직했는데
그 반년동안에 그 여자를 한번더 만난 적이 있음.

전역을 했으니까 일단은 좀 놀면서 쉬어야 겠단 생각으로
백수짓을 쫌 했었음. 물론 ㅇㅇ여고 동생이랑도 자주 만났고.
한날은 ㅇㅇ여고 동생이랑 친구 몇명이랑 같이 술자리를 가졌는데
자연스럽게 옛날얘기로 자기자랑을 하면서 과거회상의 시간을 가졌음.
그러다가 친구들끼리 누가 잘났내 하면서 떠들다가 한놈이 불리해지니까
나를 이용해서 자랑질을 시전함.

→ 야 너보다는 얘가 인기있었지!!
← 엥? 내가 왜
→ 너 전번도 많이 따였고 고등학교때엔 ㅇㅇ여고에서 여자애가 데이트신청왔었잖아
(친구들끼리 진짜냐? 누구냐? 등등 피쳐링해줌 중얼중얼)
→ 걔 이름이 뭐랬더라?
← 아... 그 여자애? 이름 모르는데
→ 넌 만난 애 이름도 모르냐?
← ..그러게?

이때 한친구가 거짓말 아니냐면서 추궁함
그러자 ㅇㅇ여고 동생이 내 쉴드를 쳐줌..

→ 그거 진짜야.
← 야.. 됐다 그만해라.
→ 왜~ 사실이잖아
← 누군지도 모르는데 말해 뭐하냐
→ 알잖아
← 내가 어떻게 아냐
→ 안다니까?
← 모른다고
→ 아니 오빤 알아.

이게 뭔 소리인가 싶었지만 그냥 술 취했나 싶어 냅둠.
술기가 올라서 밖에 나와서 쉬고 있는데 얘가 따라나옴.

→ 오빠  
← ㅇ,..ㅇ..으ㅜㅇ..
→ ㅋㅋㅋㅋ취했네
(정신은 어느정도 추스리는데 발음이 꼬임)
← 쫌 과했다
→ 하.. 있잖아. 그 여자애에 대해 할말이 있는데
← ..뭔가 알고 있는가보네
→ 많이 알지.

애들이 방해할 까봐서도 있도 술좀 깨려고 걸어보는 것도 있고
분위기가 무거워져서 cu로 자리를 옮김. 생수 한병이랑 딸기우유랑
사서 cu앞에 앉으니까 동생이 그 여자 얘기를 해줌.

→ 오빠 ㅇㅇㅇㅇ이라고 알아?
(이름이 네글자였음)
← 아니 모르겠는데?
→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인데 가끔 만났거든
← 그래?
→ 응, 어릴때도 봤었고.
← 그래서?
→ 나도 봤지만 오빠야도 봤어
← 내가..?
→ 초등학교 다닐 때 전학온 언니있잖아 3학년 땐가 4학년 때인가 오빠 짝궁
← 아.. 그 기억이 날듯말듯 한데..
→ 답답해라, 맨날 둘이 치고박고 싸우고 나서 둘이서 나한테 와서 징징댔잖아
← 아! 기억났다
→ 그 언니가 그 사람이야.

레알 멘붕옴.. 어릴 때 같은 짝이었는데 둘이 맨날 싸운 기억 밖에 없음..
처음에 동생이 네글자 이름을 말햇을 때는 몰랐는데 기억하다보니 걔 이름이 맞음.
특이한 이름이라서 금방 기억할 줄 알았는데..

← 그럼 걔가 그 여자애라면 왜 자기인걸 안 밝히고 나한테 접근한건데?
→ 멍청하냐?
← 뭐?
→ ㅋㅋ 미안. 하여튼 오빠는 여자의 마음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 머리아프니까 그냥 말해봐;
→ 그니까 어릴 때부터 그렇게 싸웠으니까 걱정됐던거지. 자길 싫어할까봐
← 아니, 그건 어릴 때 일이니까 고등학생 정도 됐으면 그냥 초등학교때 친구라고 말하고 친하게 지내면 되는거 아님?
→ 조심스러웠겠지.
← 뭐 그리 복잡하게 생각하냐 그냥 
→ 좋아하니까 
← ?
→ 오빠야 좋아한다고 그 언니. 쭉. 10년이 넘게

2차 멘붕.. 아.. 그래서 처음 만날 때 조금 과감하게 입고 나온거였나?
잘 보이려고.. 알고보니 이 동생한테 부탁해서 내 번호를 알았고
비밀로 해달라고 말한거였음. 친구들이 모르는 이유도 얘가 많이
변해있었고 전학온지 얼마 안돼서 다시 가버렸기 때문임..

← 아니 그럼 처음에 만나고 난 다음에는 왜 연락을 안했는데?
→ 오빠가 그 언니한테 꼬치꼬치 따져들었잖아. 왜 거짓말하냐고
← 나는 그냥 ㅇㅇ여고 안다니지? 이름도 가짜냐고 물은건데
→ 그렇게 조심성이 없어서야; 암튼 그 언니는 오빠를 속였으니까 다시 연락할 자신이 없었데.
← 뭐... 이건..;
→ 그래도 혹시나 언젠가는 자기를 알아봐달라고 사진도 찍은건데
← 그게 그 뜻이었나?
→ 멍청하냐?
← .. 그럼 군대 편지도..?
→ 술먹고 그랬데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웃을 일이 아냐;
← ㅋㅋㅋ아.. 알겠ㅇ...

이 일이 있고 나서 나는 미안함과 애뜻함에 동생에게 걔 번호를 알아냈음.
얼른 집으로 뛰어가서 와이파이 전화기로 걔한테 연락을 함.
두근반 새근반의 심정으로 연락을 하는데 와이파이가 안되서 연락이 안됨.
와이파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무선 공유기를 설치해야 합니다.
무선공유기를 설치하지 못해 인연을 맺지못한 연인이 참 안타깝네요.
우리 모두 무선공유기를 설치해서 아름다운 만남을 가집시다.
그 이후로 그 여자와 나는 더 이상 만나지 못함.
어찌보면 운명이 아니었을 수도 있지만 안타까운 심정은 여전함.

만약 동생이 처음부터 말을 해주었더라면,
만약 그 여자가 처음부터 사실대로 말했다면
만약 내가 조금 더 눈치가 빨랐다면
달라졌을 수도 있었겠지만 이미 때는 늦어버림..

가슴 아픈 사연이라 고민상담게시판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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