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eepy

서른이 된다는 것

조금 색다르구나

나에게 젊음은 내게만 주어진 특권처럼 언제나 이어질줄 알았지만 시간은 누구에게나 같은 값이라는걸 

소년,소녀의 티를 벗지 못한체 처음으로 만나 서로가 서로에게 술을 가르치던 동기들은 어느새 결혼이란 과정을 거치고 자정전에 귀가하여만 하는 아버지, 어머니가 되어 버렸다.

아침까지 술을 넘기며 경험하지도 못한 상대의 고민에 교과서같은 조언밖에 할 수 없었던 인생의 초짜들은 이젠 자신의 경험의 진리를 상대방에게 이해시키며 납득의 반응을 갈구하는 안달난 선생들이 되어버렸다.

경사를 오르면 숨이차고 아침까지 술을 마시면 삼일을 가며 가끔 건강검진에서 부적격이 나오는거 빼고는별로 불편한건 없지만 그래도 가끔 내 자신이 슬픈건

그토록 뜨겁게 했던 사랑을 다시 할수 있을까? 

이제는 누구를 봐도 두근거리지도 밤잠을 설치며 고민하며 그녀가 던진 한마디 한마디에 의미를 찾으려고 애를 쓰던사랑에 탐구적이었던 내가 아닌, 상대방의 세마디에 의도가 무언지 짐작해 버리는 의도한적 없지만 어느새 전문가가 되어버린나

식장을 당당히 걸어들어가는 친구들을 보면서 그들의 행복을 빌어주지만 내심 그가 가지고 있는 신부에 대한자신의 사랑의 확신은 어느정도 일까. 피로연에서 예전 추억들만 되뇌이며 이젠 추억을 만들 주체에서 밀린 30살의 동기들은 그들도 아직 사랑을 하고 있을까?

김광석의 서른즈음에는 마지막에 매일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라고 끝나는데 그 무엇과 이별하는 것이었는지



20대의 끝자락에 이해해 버렸는데 그게 왜 그렇게 슬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