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ly

요새

1. 기흉이 왔다. 4일 전부터 증세가 시작되었는데 금요일에 진단받은 결과 기흉이라는 판정이 나왔다. 키 크고 마른 젊은 사람에게 자연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는데 키는 크지 않은 게 억울… 입원하라는 거 그냥 집에서 쉬겠다고 했다. 오늘 오전에 병원에 가서 다시 엑스레이를 찍은 결과 좋아지진 않았지만 나빠지지도 않았기에 마저 쉬고, 월요일에 한번 더 엑스레이를 찍어야 한다. 경과 봐서 계절학기 수업을 드랍할 지도 결정해야겠다.


다 낫고 계절학기 어떤 형태로든 마치면 지하철 순회하면서 출사할 예정



2. 성악설을 지지한다. 순자의 성악설이 아니다. 법에서 악의와 선의는 윤리나 도덕과는 상관 없는 단순히 인지했느냐, 하지 못했느냐의 뜻을 가진다. 여기서의 '악'의 의미를 가지는 성악설이다.

성별이나 지위에 상관 없이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곳에 가게 되면 상상 이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어제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는데 자전거를 끌고 들어온 장년의 여성이 있었다. 슬쩍 보고 「멋진 신세계」에 이어 다시 읽기 시작한 「파이 이야기」를 보고 있는데 어디서 진한 향이 풍겨온다. 고개를 들어보니 운동을 해서 배가 많이 고팠는지 자전거를 세운 지하철 칸에 같이 몸을 기댄 채 핫도그를 꺼내서 맛있게 먹고 있었다. 안 그래도 바로 옆에 앉은 무례한 등산객의 쩍벌에 기분이 많이 안 좋아져있는 상태+기흉(이라고 병원 가기 전에 추측하고 있던 때였다)의 고통에 더해 너무 불쾌하고 화가 나서 자리를 박차고 옆 칸으로 옮겨서 책을 마저 읽는데 이번에는 어디선가 자신의 음악 취향을 강요하고 싶은 사람이 볼륨을 한껏 높이고 이상한 트로트 같은 걸 틀고 있었다. 내리기 전에 소리를 줄이긴 했는데 쩍벌+음식+음악취향강요 세 가지가 겹쳐지니까 안 그래도 사람 많은 곳을 좋아하지 않는데 너무 기분이 더러워졌다. 그 사람들이 정말 악해서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깊게 파고들어가보면 사실 나쁜 사람은 없고, 그저 나쁜 부분이 있거나 무식하고 멍청해서 못 배웠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굳이 내 이성과 노력을 할애해가며 누군가를 설득 혹은 대화를 하는 것보다 압축배트로 흠씬 두들겨 패 주는 게 훨씬 편리한 대화법인 사람도 많다는 결론 또한 도출해낼 수 있었다.



3. 어느 골목을 지나가다 보면 창문 너머로 메트로놈의 경쾌하게 튕기는 똑딱 소리를 듣게 되는데 그 안에서 어떤 사람이 어떤 목적으로 그것을 틀어놓았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들여다보고 싶지만 범죄니까…



4.





다이소에서 명화 노트를 구입했다. 디자인도 꽤 맘에 들고(다만 앞뒷표지가 반대였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매수도 많고, 종이의 질도 나쁘지 않다. 가격도 1,000원이다. 요긴하게 쓰고 있다. 반 고흐의 <아를르의 포룸 광장의 카페 테라스>를 표지로 한 공책도 있는데 그것도 같이 살 걸 그랬네





이건 그냥 찍은 사진



5.


heroes new season is back again!



6.


백악관의 새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이다. 미 전역의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기념으로 LGBT(+AIQ)를 상징하는 6색 무지개 깃발의 색을 차용한 백악관 그림으로 바뀌어졌다. 환영할만한 큰 역사적 사건이긴 하지만, 사랑하는 두 사람의 결혼을 타인이 적법하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상황 자체는 크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런 식으로 바뀌어가는 거다. I believe that marriage isn't Between a man and woman but between love and love





유튜브와 허핑턴포스트/허핑턴포스트코리아 트위터 계정도 바뀌었고, 현재 트위터에 해쉬태그 #LoveWins를 입력하면 뒤에 하트 이모티콘이 저절로 딸려 나온다.




7.




'Sill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죠죠의 기묘한 모험 소트 그 ②  (0) 2015.09.13
좋아하는 가사 두 점  (0) 2015.07.13
세계에서 가장 긴 피자 신기록 : 1,596미터  (0) 2015.06.23
  (0) 2015.06.21
HSIW  (0) 2015.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