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ly

설득 종료

특정 상황에서, 그러니까 내가 내 가치관이나 지론을, 어떤 갈림길에 서 있는 누군가에게 열심히 설득했을 때 그것을 '그렇구나'라고 납득하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이것은 내게 여러 가지 절망을 안겨주는데 열심히 말한 것이 도움이 되지 않았을 때의 허탈함도 있지만(사실 별로 중요한 부분은 아님) 가장 큰 것은 내 생각이 누군가를 감화시키거나 설득할 만큼 정교하거나 말이 되지 않는걸까라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근데 이건 실제로 확인하기가 어려운 문제라서 더 답답. 누가 아니라고 그게 진짜 아닌 게 될 것인가? 맞다고 하면 정말 맞는 게 될 것인가?


조금 더 풀어쓰자면 나는 내 생각이 엄청 확고하고 확실하고 그러므로 누구한테는 설득을 할 여지가 많이 있다고 느끼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까, 자연스레 내 생각이 부실하고 반박의 여지가 많고, 내 생각이 확고하고 우월하다는 건 나 혼자 생각하는건가 싶은 것. 내 관점이 독특하기 때문에 생각이 확고하다고 해도 그게 일반적인 관점을 가진 사람들에게 설득있게 다가오지 않는다든가 하는 생각도 해봤는데 자기합리화 같아서 그닥 마음에 드는 해석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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