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eepy

의처증 있는 새끼랑 억울하게 개싸움을 벌였던 기억.

친한 누나중에

되게 연약하게 이쁘장하게 생긴 누나가 있는데요.

되게 소심하고 소극적이고, 몸약하고, 의지박약에 겁많고 의욕부진한

스타일이예요. 씨발 쓰다보니 누나 뒷다마까는것 같네요 ㅋㅋ

근데 본인도 인정하는 정도입니다.


왜 그런 사람있잖아요. 이불 폭쓰고 누워있는게 제일 어울리는 사람 


술도 못먹어, 놀줄도 몰라~ 말빨도 딸려~

천상 막내라 성격도 애기같어


아무튼 괜찮은 외모에 비해서

남자 접할 기회도 거의 없었고, 특히 대학교와서 병신선배랑 사귀고나서

확 디여서 연애한번 안하고, 누나들 서너명하고 그룹만들어서 돌아댕기

면서, 케이키 쪼가리나 씹다가 대학을 나와버린 그런 누나입니다.



그런데 회사에 입사하고 좀 지나서 나름 사회생활을 해서 그런지

남자친구가 생기더라구요.



이새끼가 서른먹고 대학다니던 새낀데,




저는 이새끼 성격까지는 잘 몰랐죠.

걍 애인생겼다길래, "아 씨발 비참한 쏠로 라이프에서 그나마 놀아주던

누나도 만나기 눈치보이겠구나" 요정도 생각하고, 적절히 연락을 띠었습

니다. 가끔 안부나 묻는 정도로.




근데 어느날 전화가 오더니 남자친구랑 헤어졌다는 겁니다.



이야기인즉슨 이새끼가 병신짓을 하는걸로도 모자라서

의처증 기색이 있는 겁니다.



요컨데 이누나가 친한 친구들 (죄다 여자)

이 친구들하고 주말에 곧잘 만나서 노니까, 그게 못마땅했나 보더라구요.

아 물론 연애하다보면 여자친구가 친구들 만나느라 나 못만나면 좀 싫기는

하지요.근데 이새끼는 그래도 일주일에 두어번씩 꼬박꼬박 보면서도 

2주에 한번정도 주말에 친구들 보는게 존나 싫었나봐요



그래서 이새끼가 생각해낸 방법이,

누나 폰을 뒤져서 친구들 번호를 따고, 이름몰라서 당장 번호를 못빼낸

친구들은 싸이를 파도타서, 찾아낸다음에, 문자, 혹은 싸이 쪽지로

그 누나를 만나지 말라고 했다는 겁니다ㅡㅡ;;



누나 몰래요



근데 여자들이 그말듣고 가만있겠습니까.

일단 무서워서 그새끼한테 답장은 못했지만 당장 누나한테 알렸죠.



그래서 헤어졌답니다.

존나 매달리다가 막 겁도주고 해서 무서워서 사람들 많은 쪽으로 가서

택시를 탔답니다.



그리고 나서 너무 무서우니까 택시안에서 전화번호부를 뒤지다가, 

아는 남자도 거의 없고, 그나마 근처사는건 저밖에 없어서, 저한테

전화를 했답니다. 근데 저는 술쳐먹느라 못받았고요.



누나는 택시에서 내려서, 그새끼가 혹시 더 먼저와서 집근처에서

버티고 있을까봐 덜덜 떨면서 집에 갔다네요.



그리고 그 다음날에 출근후에 저랑 통화가 되어서 헤어졌다 얘기하면서 자

초지종을 설명한거죠.





그리고 정말 무서워서 집에 혼자 못가겠다고, 

저더러 집에 몇시쯤 갈꺼냐고 하길래,



밥을 사주되 만원짜리 이상이면 집앞까지, 만원 미만이면, 아파트 단지

입구까지만 호위가 가능하다고 했더니, 저한테 저주를 퍼부우면서도

맛있는 밥을 사줬습니다. 뭐 사실 안사줬어도 바래다는 줬겠죠.




아무튼 같이 가고 있는데, 집 근처에서 누나가 사색이 되더니 제 옷을

꽉 쥐는겁니다.




봤더니 왠 좆찐따새끼가 서있다가 존나 과장된 걸음걸이로 성큼성큼

저에게 걸어오는 겁니다. 그 왜 옛날에 16비뜨 오락기에서 액션게임

케릭터들이 존나 병신처럼 걸어다니잖아요. 가슴 존나 내밀고 허리 씰룩

씰룩하고 팔은 좌우로 부적절하게 흔들면서요.


딱 그꼴이었습니다.



그새끼가 오더니만 존나 어처구니 없게

아침드라마에서도 더이상 써먹지 않을 대사를 갈기더라구요.


대충

"이새끼 때문에 나한테 헤어지자고 한거야?"

"너이새끼 뭐하는 새끼야?"


이런 휠로요.



기도 안차더라구요.


뭐 그렇다고 제가 태권도 36단의 천하무적남은 아니지만,

그냥 한국평균으로 봤을때, 그새끼는 "쌍좆밥" 클래스였거든요.



그래서 그냥 최대한 점잖게


"그만만나고 싶다잖아요. 왜 쫓아다니면서 괴롭히고 그래요. 그거 범죈데요"


이랬드니 이새끼가



자기가 존나 열받아서 그러는데, 제가 좀 맞아야 겠다는 겁니다.



벙찌죠.


그래서



아 그럼 나 한 대 때리고 포기하겠다는 거냐고 물어봤더니


또 그건 아니랍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아니 그럼, 댁이 한대 치고 포기할것도 아니고 암것도 아니면

왜 내가 댁한테 한대 맞아줄거라고 생각하는 건데요?



이랬더니 자신도 자기발언의 모순을 발견하고는 우물우물 대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법 굳은 결의로 나온건지, 개새끼가 진짜 전투모드에

들어가는 겁니다. 암만봐도 믿는 구석은 없어보이는데, 이새끼가 본드를 불

고 왔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갑자기 움찔하게 되더라구요.




왜 본드불고나면 눈에서 광선나가고 에네르기파도 나간다면서요

제가 무슨수로 그걸 당해내겠습니까




하지만 잠깐의 전투적인 분위기는 애써 해온 이미지 트레이닝의 결과일

뿐인듯, 곧 전운은 가셔버리고, 다시 병신같은 만담분위기로 돌아가더라구

요.



제 멱살을 잡으면서, 그러니까 일단 좀 맞자



이러길래


손 툭 쳐내고


아니 그러니까 댁한테 나 왜 맞는거냐고요. 



했는데, 아예 논리는 포기했는지 다시 멱살을 잡더라구요.



백화점 세일로 새로산 16000원짜리 리바이스 티셔츠였는데 목이 늘어날

기세였습니다.



그래서 누나앞에서 체면이고 뭐고 인상 존나 꾸기면서 막 욕을 들이부어줬죠.


대강의 내용은 "옷을 놓지 않으면 너를 죽일텐데, 따라서 좋게좋게 옷을 놓아주기를희망한다"


요정도 내용의 욕이었습니다.



사실 이런새끼한테 설마 지겠나 싶은 마음이 크긴 했지만,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저도 쌈짱 이준혁학생은 아닌데다가 만약 이긴다

쳐도 송사걸리면 줄돈도 없는지라, 개싸움으로 번지지는 않기를 정말 진심

으로 바라면서 좀 안절부절 했습니다.


상대가 덤비는데 싸움을 피하면 그것도 쪽팔려서 싫고,

싸우자니 그것도 싫고, 진퇴양난이었습니다.



근데 이새끼가 제가 욕을 뱉은 그 순간부터 조금 태도가 누그러지더니,

"헤어질땐 헤어지더라도" 너 때문에 헤어지는거니까 한대는 쳐야겠다는

겁니다. 절대 안헤어지겠다더니, 이번에는 헤어질 "수도 있다" 라는 식의

네고가 들어온거죠. 지금 용산에 노트북을 사러 온건지, 치정관계에 엮여

든건지 분간이 안갈 정도입니다.




그래서 제 쪽에서도 태도를 누그러뜨려 조금 더 제쪽에 유리한 협상조건을

내놓았습니다. 안때리고 헤어지면 평화롭고 좋지 않겠냐는 거지요. 그리고

욕이 좀 먹힌다는걸 파악한뒤라, 허세를 좀 붙여서 "어떤 이유건 니가 날 한

대 치면 널 죽일거니까, 치지 말기를 희망한다는 의사도 피력했습니다."




이런식의 병신같은 만담이 몇번 더 오고가니까

이새끼도 인내심을 잃었는지 갑자기 제 죽빵을 갈기려고 주먹이 날아오지

않겠습니까. 참 씨발 그와중에도 주먹참 왜소하더라구요.



그래서 아 맞기는 존나 싫고

때리기도 싫고해서, 엉겹결에 그새끼 팔목 붙들고 옥신각신하다가 밀쳤드

니,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가방 내용물이 굴러나오더라구요.



그래서 그새끼가 자기 피엠피를 주워담는동안 잠깐 생각해봤는데,

저새끼를 겁줄만한 방법이 하나 떠오르더라구요. 그리고 만약 배상을

하게 된다면, 설마 누나가 후배인 내가 돈을 다 내게 하지야 않겠지

싶어서, 그새끼가 줍고있던 피엠피를 발로 존나 밟아버렸습니다.




요컨데 니가 나한테 주먹을 날리려고 했으니까, 나는 이성을 잃어서

이렇게 난폭한 짓을 한다. 니가 더 덤비면 널 죽일 것이다.



라는 연기를 한거죠ㅡㅡ;;



그랬더니 그새끼도 저의 난폭함에 놀랐는지 주섬주섬 짐을 싸더니

그래도 그냥 가기 쪽팔리니까 몇마디 폭언을 하더니 최대한 가오 안상하게

(더상할 가오가 있다면)

휙 몸을 돌려서 가더라구요.



근데 순간적으로 다시 못찾아오게 마무리로 겁을 좀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도 모르게 쫓아가 발로 등짝좀 쿡 차준다는게, 컨트롤 미스로

그새끼 등짝을 퍽 차서, 무방비상태의 상대방을 자빠뜨리는, 불명예스러운

행동을 저질러버렸습니다.



정말 아차싶었죠

아 좆됐다 진짜.

화난척한거 다 쑈였는데 여기서부터 실질 국면에 돌입하는구나.



병신입장에서는 피엠피도 억울한데, 돌아가려는 길에 그것도 어린새끼한

테 쳐맞았으니 존나 눈깔돌아가서, 덤벼들었고, 개싸움으로 번졌습니다.



저도 허우대만 커다랗지, 싸움도 해본새끼나 한다고, 살면서 싸울일도

별로 없었거니와, 그나마도 대가리 굵고 나서는 더더욱이 싸움같은거 할일

이 없었던지라, 캐당황하고, 그병신은 그 병신대로 싸움이랑은 일생 연이

없어보이는 새끼였으니, 참 두고두고 볼만한 장관이 펼쳐졌습니다.



진짜 제가 싸우면서도, "이런 개싸움이있나" "날 아는 사람이 보지는 않겠지"

"이렇게 병신같아서야, 경찰도 외면하겠는걸"


하는 생각을 계속 했습니다.



아무튼 누나가 상황에 맞지않게 슬피 울면서 뜯어말리는 탓에, 떨어졌는데,

다행히도 살이 뒤룩뒤룩찐덕에 체급빨로 몇대 안맞고, 싸움이 끝났습니다.


상대방새끼도 뭐 매무새 흩어진거 빼곤, 멀쩡하더군요.



눈빛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아 이새끼도 지금 화난거나 실연의 아픔 이런거 떠나서 존나 쪽팔리구나"

하고요.




아무튼 이새끼는 누나가 나 어디 안다쳤나 살피는 동안

휙돌아서 가버리고, 저는 그 뒤에다가 "다시 보지 말자 씨발놈아"

라고 말해줬습니다.

그러자 그새끼도 지지않고 가는 와중에 저한테 뭐라고 폭언을 한마디 퍼부었고,

저도 왠지 가만있으면 지는것 같아서 또 한마디 갈기고,

둘이 거리가 멀어져서 말이 잘 안닿을때까지 계속 채팅을 했습니다.





그리고 울면서 미안하다 이딴일에 말고들어가서 사과하는 누나 달래서 보내

고, 집에돌아오다보니 정말 억울한 겁니다.



1. 나는 두사람 연애와 결별에 아무 영향을 미친바가 없다.

2. 내가 만원돈 밥에 집까지 배웅을 제시한 것은 위와같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였다.

3. 나는 실제로 싸울 생각이 없었는데, 발길질한번 잘못해서 치고받았다.

4. 예상컨데, 이 일은 학교에 소문이 날거다.

5. 정말 씨발 너무너무너무너무 살면서 제일 최고로 쪽팔렸다. OT때
상황극했을ㄸㅒ 조인성 역할을 맡아서 애들이 내가 나가자마자 폭소했던
그때보다 서른여덟배이상 쪽팔렸다.


위의 상황을 생각해보니 큰 손해더라구요.

그래서 친구불러서 소주 먹다가 계속 쪽팔린게 떠올라서 나중에 꽐라돼서

울었습니다. 엄마 멀쩡히 낳아주셨는데 병신쪽팔린짓만 하고다녀 미안하다고.




그리고 요즘에도 가끔 밤에 자려고 누우면 떠오르는 쪽팔리는 기억 중에

1순위가 이때의 기억입니다.







P.S 1: 그새끼는 누나한테 존나 간지나고 비장한 문자로 다시는 찾아가지

않겠다. 추한모습 보여 미안하다는 둥 개폼을 잡고나서 어쨌든 다시는

오지 않았답니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없었으면 둘이 대화로 해결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P.S 2 : 이 사건은 어느정도 학교사람들에게 알려지긴 했지만, 남자형제도

없고 여중 여고 나와서 남자들 싸우는걸 본적 없는 누나가, 이것이 얼마나

좆밥싸움인지 가늠을 못하고, 그저 자기보다 덩치큰 남자들이 치고받고

했으니 심각한 싸움이라 판단하여, 그렇게 얘기를 하고 다닌 탓에, 적어도

나는 병신과 좆밥싸움한것으로 소문이 나지는 않을 수 있었다.

대신 동기년들 사이에 내가 이누나 좋아한다거나, 혹은 나때문에 헤어진게

맞다는 병신같은 소문이 돌기는 했지만, "그언니가 뭐가 아쉬워서 XX이를

만나겠나" 하는 의견이 잠정적으로 높아서 결국 난 거짓된 비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내가 이글을 쓰는 이유는, 밤도 되고 주위가 고요하니 다시 쪽팔렸던

기억이 몰려들어서 얼굴이 화끈거리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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