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버나드 쇼 (George Bernard Shaw), 1943년 / 사진 / 젤라틴 실버 프린트 / 50 x 60cm / 유섭카쉬 재단 소장
카쉬는 조지 버나드 쇼 (1856~1950)를 촬영하기 전, 헨리 제임스의 전기작가로 유명한 리온 아델을 만나 버나드 쇼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리온 아델은 “버나드 쇼는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자신이 가진 매력으로 상대방 역시 매력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죠”라고 말했다. 카쉬가 직접 만난 버나드 쇼는 촬영 내내 연기하는 듯한 포즈를 취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는 카쉬에게 “당신이 사진을 잘 찍을 수는 있겠지만, 몇 일 전 내가 본 사진만큼 나올 지는 모르겠군요”라며 농담을 던졌다. 그는 최근 초대받은 만찬에서 누군가의 어깨너머로 보였던 자신의 사진을 보고, “악마처럼 보이지만, 정말 있는 그대로 날 잘 찍었군!”하며 감탄했다고 한다. 그러나 한 여인이 버나드 쇼를 그 사진 가까이로 데리고 가자 그는 자신이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고 감탄한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이야기를 마치면서 버나드 쇼가 카쉬에게 “자네, 이해했나?”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을 때, 카쉬는 주저하지 않고 바로 셔터를 눌렀다. 조지 버나드 쇼는 아일랜드 극작가 겸 소설가이자 비평가이다. 1903년 최대 걸작인 <인간과 초인>으로 세계적인 극작가가 되었다. 이 작품은 그의 '생명력 철학'을 기초로 하여 "쫓기는 자는 남성"이라는 전통적인 남성주의 사상을 반대로 하는 주장을 한 작품이었다. 1925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다. 독설과 유머로 유명한 그는 자신의 묘비에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글귀를 남겨 타계 후에도 많은 이들에게 능동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마사 그레이엄 (Martha Graham), 1948년 / 사진 / 젤라틴 실버 프린트 / 50 x 60cm / 유섭카쉬 재단 소장
카쉬가 마서 그레이엄 (1894~1991)을 만난 것은 1948년 뉴욕에서였다. 카쉬는 그녀의 아파트에 들어선 순간 냉혹 할만큼 소박한 공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현대 무용가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처럼 모던한 디자인의 탁자 위에는 나무 화석 하나만 덩그라니 있었고 그 외에는 라디오 내지 데코레이션으로 볼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없었다. 카쉬는 간략하지만 무용수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아파트를 촬영 장소로 정하였지만 그녀의 집은 천장이 매우 낮은 문제가 있어 천하의 마사 그레이엄이더라도 촬영을 위해 춤추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카쉬가 그녀에게 넓은 무대를 상상하며 포즈를 취하기를 부탁하자 그레이엄은 좁은 방 안 의자에 앉아있을 뿐인데도 실로 춤을 추는 것 같은 포즈를 취하여 카쉬를 놀라게 하였다고 한다. 미국 펜실베니아 출신인 마사 그레이엄은 현대 무용가로 모던댄스의 발전에 공헌한 20세기 최고의 무용가 중 한 명이다. 1911년 로스 세인트 데니스의 무용 공연을 관람한 후 무용가가 되기로 결심, 1916년 로스 세인트 데니스와 데니숀 무용단에 들어가 활약한 그녀는 독무와 군무를 포함하여 140개 이상의 작품을 발표하였다. 출연한 무용영화로 <어느 무용가의 세계>가 있고, 제자들에 의해 발표된 명작에 <애팔래치아의 봄>, <밤의 여로> 등이 있다.
크리스찬 디올 (Christian Dior), 1954년 / 사진 / 젤라틴 실버 프린트 / 40 x 50cm / 유섭카쉬 재단 소장
카쉬가 크리스찬 디올 (1905~1957)의 촬영을 위해 파리를 방문한 시기는 디올의 새 매장이 오픈하기 얼마 전으로, 카쉬는 잘못된 타이밍에 찾아왔다고 생각할 정도로 철통 보안 속에서 그를 만나야 했다. 디올 관계자들이 혹여나 카쉬의 사진을 통해 새로운 디자인이 유출될까 염려했기 때문이다. 결국 촬영이 가능하였던 유일한 장소는 디올의 작은 개인 사무실이었다. 막상 처음으로 디올과 마주친 카쉬는 자신의 예상과 달랐던 그의 모습에 놀랐다고 한다. 평범한 비지니스 수트와 묘하게 상기된 그의 표정은 카쉬로 하여금 영국의 비지니스맨을 생각하게 했지만 뭔가 알 수 없는 음모를 꾸미고 있는듯한 표정은 프랑스 고유의 예술가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카쉬는 디올을 칸막이 벽 뒤에 세워 얼굴의 한부분과 한쪽 눈만 보이고 입술에 손가락을 얹게해 비밀스러운 일을 꾸미는 듯한 모습의 디올을 작품에 담아냈다. 프랑스 노르망디 출신의 크리스찬 디올은 프랑스 대표 패션 디자이너 중 한명으로 세계적인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 S.A.의 창시자이다. 튤립라인·H라인·A라인·Y라인·애로 라인 등을 발표하여 세계의 패션을 이끌었다. 그의 타계 후 이브 생 로랑, 존 갈리아노와 같은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수석 디자이너로 고용되어 크리스찬 디올 S.A.를 이끌었다.
월트 디즈니 (Walt Disney), 1956년 / 사진 / 젤라틴 실버 프린트 / 40 x 50cm / 유섭카쉬 재단 소장
카쉬는 월트 디즈니 (1901~1966)의 촬영에 앞서 그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디즈니의 주변인들에게 물어보았다. 신기하게도 하나같이 돌아온 대답은 "디즈니랜드"였다. 그가 가장 아끼는 프로젝트라는 것이었다. 디즈니랜드를 찾아간 카쉬는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디즈니랜드가 한 사람의 상상력으로 완성된 곳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화려하고 놀라운 신세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입구에서 월트 디즈니를 촬영한 카쉬는 그에게서 추진력 강한 CEO의 모습보다 오히려 장난끼 많은 소년의 모습을 발견하여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회고한다. 당시 계속해서 애니메이션 작업에 몰두하고 싶다고 말하던 월트 디즈니는 지금까지 대중문화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사람으로 자리잡았다. 또한, 꾸준한 애니메이션 제작을 통해 탄생시킨 미키마우스와 다양한 디즈니 캐릭터들은 여전히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월트 디즈니는 미국의 만화영화 제작자이자 '디즈니랜드'의 창설자이다. 최초의 3원색 테크닉 컬러에 의한 색채만화 《숲의 아침》으로 아카데미상을 획득, 이후 1930년대 만화영화 부문의 상을 독점했다. 《미키 마우스》 시리즈, 《백설공주》, 《판타지아》 등 일련의 단편, 장편만화 이외에도 극영화와 기록영화 제작에 활발히 참여하였으며 이후 텔레비전 프로그램까지 진출했다. 1955년 대규모 유원지 ‘디즈니랜드’를 완성하였으며, 그의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64년 뉴욕 세계박람회에서 어트랙션을 담당하였다.
글렌 굴드 (Glenn Gould), 1957년 / 사진 / 젤라틴 실버 프린트 / 40 x 50cm / 유섭카쉬 재단 소장
1957년, 카쉬가 토론토에 위치한 글렌 굴드 (1932~1982)의 집에서 촬영을 진행할 당시 그는 단 한 순간도 피아노 연주를 멈추지 않았다. 당시 글렌 굴드가 연주했던 음악은 바흐와 알반 버그의 음악이었는데, 카쉬는 “그 연주에 푹 빠져 카메라와 조명을 잊어버릴 정도였다.”고 회상한다. 글렌 굴드는 잦은 순회공연으로 인해 작곡활동에 집중할 수 없어 연주활동에 대한 회의를 품기 시작했고, 결국 1964년을 끝으로 공개연주회를 마쳤다. 그 후 작곡, 레코딩 활동에 힘썼는데, 글렌 굴드는 이러한 작업과정을 통해 공연에서 얻을 수 없었던 완벽함을 얻었다고 말했다. 글렌 굴드는 캐나다 토론토 출신의 피아니스트 이다. 1955년 워싱턴에 이어 뉴욕에서 가진 연주회에서 바흐의 《골드베르크변주곡》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이후 유럽 ·소련 등지를 돌아다니며 많은 연주회를 가졌으나 불완전한 점이 많은 연주활동에 회의를 품기 시작하였다. 1964년부터 공개연주회를 떠나 레코딩활동에 전념하는 한편, 테이프 편집에 의한 재현작업에 힘썼다.
파블로 카잘스 (Pablo Casals), 195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