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실천하지 않는 완벽한 이론보다 지금 당장 개인의 삶에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도덕적 제안들에 마음이 간다. 신념을 증명하는 것은 완전무결한 논리가 아니라 삶의 실천이다.
완전히 모순되지 않은 삶을 사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삶은 모순이므로 도덕적 실천은 의미가 없다며 자포자기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그러나 정확히 같은 이유로 아주 작은 실천이라도 하며 살아가고자 애쓰는 사람들을 더 많이 보았다.
하지만 실천하는 사람들을 비웃는 사람들 역시 많이 많이 보았다. 완전하지 않으므로 의미없다고 너무 쉽게 말하는 사람들이었다. 완전하지 않은 것을 사랑할 수 없다면 그들은 사실 자신도 세계도 사랑하지 못하는 무척 슬픈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내가 그랬다. 불완전한 삶이 너무 싫어서 세상이 완전하기를 바랐다. 아직 내가 완전해지는 법을 모르기 때문에 고통스러운 거라고 믿었다. 이제 보니 그것도 나와 내 인생을 사랑하기 위한 뒤틀린 노력이었던 것같다. 불완전한 자기를 그대로 긍정해도 된다는 걸 알았을 때 주위가 다시 보였다.
일상적으로 타인에게 크고 작은 배려의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인생이 완벽해서, 혹은 원래 그런 사람들이라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다만 조금이라도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애쓰는 것이다. 내가 아는, 또 내가 모르는 오늘의 실천가들을 진심으로 경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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