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eepy

umc by pcroom11

revolution9과 유엠씨의 음악을 비교한것 부터가 엄청난 오류입니다.


revolution9은 전통과 인습에서 벗어나 혁신성을 과감하게 시도한 우연성음악입니다.


이곡의 초점은 감상이 아니라 기존의 음악개념의 확장에 있고요.


20세기 전반기에 작곡가들이 조성이라는 틀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했다면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는 평균율로 조율된 12음을 벗어나 그 이상의 음악적 재료를 기법으로 승화시키려는 노력을 했죠.


소음 뿐만 아니라 존케이지가 개척한 침묵이라는 개념. 그리고 일상의 소리, 전자매체에서 창출되는 소리까지 포괄하는 광범위한 아방가르드 소리예술이라는겁니다.


전통에 대한 과감한 비판을 통해 전통에서 도외시되었던 여러 재료와의 관계를 부각시킴으로서 더욱 다양한 패턴의 음악. 더욱 다양한 소리의 확장을 불러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탄생된게 아방가르드이고 이것을 실험예술, 전위예술이라는고 부르는 겁니다.


자. 여기서부터 중요합니다. revolution9 이란 곡 뿐만아니라 전위예술인 아방가르드음악은 과정과 결론이 어땟든지 결국 소리를 통해 소리에 의지해 메세지를 전달합니다. 


이게 유엠씨와의 차이예요. 음악이라면 소리로서 감명을 주는게 첫번째라는 말입니다. 유엠씨의 메세지는 문학적으로..텍스트적으로 감동을 주려한다는게 문제라는 겁니다. 


이것이 어떻게 그 열매가 동일하다고 할수있죠??


유엠씨의 랩에 라임이 있다 없다는 중요한것도 아닙니다. 굳이 힙합일 필요가 없다는 말이죠. 좋은 힙합이 아니라도 좋은 음악은 될수있으며 좋은 소리고 좋은 리듬이고 좋은 음악이면 그자체로서 가치가 있다는 말입니다. 라임이 없어도..


랩이 가지는 매력은 딱 두가지입니다. 음악적인 매력과 문학적인 매력. 즉 플로우와 라임을 이용한 유희적인 메세지 이 두가지요.


핵심단어가 라임으로 연계되면서 메세지를 뱉어낼때 느끼는 유희적인 요소가 힙합이 독자적인 정체성을 가질수있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라임놀이를 안해도 안좋은 음악이라고는 할수없죠. 사운드적으로만 좋다면 좋은 음악은 될수 있으니깐요.


갑자기 다른 얘기지만 게시판보면 라임을 사운드적인 요소로만 알고 그부분에만 집중을 하는데 그건 라임의 역활을 반밖에 모르는 겁니다.


랩배틀을 보세요. 라이밍이 없는랩은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합니다. 메세지라는 것이 라이밍을 거쳐나올때만 희열을 느끼는게 힙합입니다.


술제이가 부산대길거리랩배틀에서 했던 구절이 생각나네요. 


"그래 나 공익이다. 그런데 넌 꼭 이긴다. 사람들이 널 조밥으로 볼까봐 난 고민이다."


공익이다라는 라이밍이 있었기 때문에 "넌 꼭이긴다"는 단순한 메세지가 폭발력을 갖게 되는겁니다. 관중들은 이때 희열을 느끼죠.


사운드가 좋아서 희열을 느끼는게 아니라 메세지를 라이밍으로 연결시켰기 때문에 희열을 느끼는 겁니다. 이게 힙합이죠. 


힙합에서 라임은 랩의 모든부분을 관장할정도로 광범위하게 적용되는데 사운드는 물론 메세지까지 라임은 랩의 진행방식 모든것을 포함하고 있다는걸 왜 모르는지 이해할수 없네요.


각설하고 랩에서 라이밍, 라임놀이를 포기한다면 안좋은 힙합이라고 할수있어도 이떄까지는 안좋은 음악이라고 할수는 없습니다.


랩은 전적으로 라임놀이인데 라임이 없어도 음악적인 매력, 플로우가 좋다면 그것은 좋은 음악이 될수 있다는 말입니다.


유엠씨는 첫번째로 랩이 가지는 가장 큰 유희인 라임놀이를 포기했습니다. 포기해도 상관없죠. 어쨋든 음악적으로 좋으면 결국 좋은 음악은 될수있으니깐요.


문제는 유엠씨의 랩은 음악적인 매력도 없다는 겁니다. 게시판 보면 웃긴게 시의 운율과 음악의 가락은 완전히 다르다고 할수는 없지만 엄청난 차이가 있는데 왜 동일선상에서 결부시키는지 알수가 없네요. 내재율이 어떻니 외형률이 어떻니..음악하고는 별 상관도 없는...


이상하죠. 유엠씨는 스스로 실체도 없는 음악을 하는데 한국힙합씬에서 음악적으로 괴상한 영향력이 생겨버렸으니 말이죠. 대세를 거부한 영웅처럼 어느순간부터 리스너들은 유엠씨에게 어떤 음악적 환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유엠씨 싱글이 발매되고 단 일주일만에 한국힙합은 다시 10년전으로 돌아가 버린것만 봐도 알수있죠.


이 현상은 대한민국에 리듬의 매력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는 사실을 증명한겁니다. 음악에서 리듬과 멜로디는 텍스트적인 메세지하고 비교도 할수없을만큼 절대적인 매력을 지녔는데 그것을 포기하고 음악을 듣는다는건 결국 음악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밖에 할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