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chbox/Electronica

In Love With A Ghost / healing (2017)


1. introduction 00:36

2. i was feeling down then i found a nice witch and now we're best friends 03:50

3. welcome at azerty and qwerty's home 00:35

4. chilling at nemu's place 00:46

5. i know it's not easy but you're not alone anymore 02:22

6. i hope you don't mind if i come here to cry 00:51

7. qwerty enchanted the house and now it's attacking us 01:28

8. let's walk across this forest, i can feel that everything is real again 02:19

9. am i a girl? am i a boy? do i really care? i'm hungry anyway 00:59

10. healing 04:07


자신을 작곡가, 스토리텔러, 그리고 마법사(??)라고 소개하고 있는 프랑스 출신, 파리 거주 뮤지션. 그리고 이 <healing> 앨범은 마녀와 마법, 그리고 우정에 대해 다룬 스토리텔링 앨범이라고 한다. 커버 아트웤은 워싱턴에 사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saree가 담당했다.



밴드캠프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앨범 안에 포함되어 있는 이미지 중 하나인데, 세 가지가 후보로 경합하던 중 두 번째 그림이 최종 커버로 낙점된 것 같다. 구도는 다르지만 동일한 장소와 등장인물, 그리고 상황은 앨범의 가장 중요한 사건인 마녀 nemu와 소녀 unknown의 첫 만남을 통일되게 나타내고 있다.



트랙 제목들은 마치 책의 각 장의 챕터처럼 소개되고, 중간에 짧게 들어간 보컬 샘플 말고는 철저한 인스트루멘탈로 이루어진 멜로디들이 제목으로 유추해 낸 간결한 상황을, 마치 책의 내용을 읽는 것처럼 구체적으로 풀어내는 식으로 앨범은 진행된다. 사실 트랙의 제목만으로도 청자는 앨범이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이야기가 흘러가고 어떻게 끝나는지 알 수 있다. 아니, 앨범 제목 자체가 강력한 스포일러다. 하지만 인덱스만 보고 책을 다 읽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위 그림은 역시 앨범에 포함된 이미지인데, 자판 배열 방식의 명칭(azerty, qwerty)을 등장 인물의 이름으로 지은 게 흥미롭다. 트랙의 제목과 곡의 진행만으로도 충분히 파악 가능한 앨범이지만, 등장하는 인물들의 구체적인 모습이 그려진 그림을 본 후에 듣게 된다면 눈을 감고 들을 때 그들이 바로 앞에서 움직이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러한 콘셉트 앨범이 크게 생소하거나 독창적인 시도는 아니다. 음악적으로 큰 성취를 이룬 앨범이라고 보기에도 어렵다. 하지만 마치 게임을 하거나 책을 읽는 듯한 그런 느낌과, 음악 외적인 요소의 적극적인 도입을 통해 단순한 음악 앨범 이상의 한 '작품'으로 장르를 끌어올려 완결성을 추구했다는 점, 청자를 적극적으로 앨범에 끌어들이는 흡인력 등이 내게 짧은 글을 쓰게 만들었다.



가장 당혹스러웠던 것, 그리고 사실 지금도 고민되는 것은 이 앨범을 어느 카테고리에 포스팅해야 할지에 대한 것이다. ETC에 놔야 할지, 일렉트로니카에 두어야 할 지…. 일단은 그냥 일렉 카테고리에 집어넣지만, 일전에 썼던 글에서 언급했던 장르 구별의 의미없음이 다시금 떠오르기도 하면서 그냥 앨범 카테고리 자체를 다 없애버릴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이 앨범, 나쁘지 않다. 마음이 힘들 때 나를 네무의 세계로 인도해줄 수 있을 열쇠 같은 이 앨범을 당분간은 지우지 말고 몇 번만 더 들을 생각이다.

'Matchbox > Electronica' 카테고리의 다른 글

The Golden Filter / STILL // ALONE (2017)  (0) 2017.03.17
Onra / Chinoiseries pt​.​3 (2017)  (0) 2017.03.13
Thundercat / Drunk (2017)  (0) 2017.03.01
Max Cooper / Human (2014)  (0) 2017.01.21
Cigarettes After Sex / I. (2012)  (0) 2017.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