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락스 브랜드의 신발을 인터넷으로 구입했는데, 도착해서 꺼내보니 내가 생각한 모양이랑 좀 다른 거다. 사진이랑 실물이 차이가 좀 있는가 하며 신어봤는데 사이즈는 잘 맞길래 기분은 좋은데 아무리 봐도 내가 산 신발이랑 달라서 찜찜한 마음에 찾아보니 브랜드는 맞는데 종류가 다른 신발이 왔다. 짜증나서 바로 반품 신청하고 택배를 보냈는데 내가 성급하게 구는 건지 몰라도 어제 반품 택배가 도착했는데 물건 입고가 확인되면 환불 처리를 해주겠다며 아직도 처리가 안 되어있다.
문제는 그냥 반품을 하고 닥터 마틴 구두를 사려고 또 주문했는데 오늘 아침에 전화가 오더니 사이즈가 품절이라며 환불을 해주겠단다. 잠결에 ㄴ어네네.. 하면서 끊었는데 들은 얘기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것 역시 오늘 바로 환불을 해주는 게 아니라 은행 영업일 뭐 어쩌고 하면서 최대 다음 주 화요일까지 환불이 미뤄질 수 있다는 거다. 전산 시스템이 개판이 아닌 이상 결국 다시 환불은 되겠지만 그 때까지 내 돈 20만원 가량이 묶여있는 것 때문에 자꾸 짜증이 나고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게다가 내가 돈에 꽤 민감하게 구는 편이라 더 짜증이 나고... 또 이것 외에 예상치 않은 큰 지출이 하나 더 있어서 그 압박과 스트레스를 견딜 수가 없었다. 사실 오늘 외출한 이유도 이것 때문이었다.
그렇다 나는 속물이며 돈에게 영혼을 판 노예이다. 다른 내 치부와는 달리 그걸 숨기거나 부끄러워하진 않는다. 돈이 많으면 사람의 마음부터 너그러워지고 관대해진다. 씀씀이 역시 치졸해지지 않고 조금 더 여유있게 지출하고 물건을 구입할 수 있고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다. 더 멋지고 높은 꿈을 꿈이라도 꿀 수 있게 된다. 예술가에게 칭찬이나 치켜세워주는 말도 그가 마음에 들어할 수 있는 찬사겠지만 결국 최고의 찬사는 그것을 돈이라는 가치로 환산한 숫자 아닐까. 간혹 농담 삼아 인터넷에서 도는 말을 인용해 "그런 XX(때에 따라 달라짐. 동정, 칭찬, 말) 하지마. 할 거면 돈으로 줘" 라고 말을 하는데 반 정도는 진심이 담겨져 있다. 내가 더 부자였다면 20만원 따위에 안절부절하고 스트레스 받는 일도 없었을 테다. 그깟 돈 내 일생 계획에 지장을 줄 수 있을만큼의 위협도 못 됐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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